역사의 기록/누각.정자.재실

거제 학동 진석중 가옥탐방을 하면서

천부인권 2010. 11. 28. 09:25

 

 
<그물기 고개(학동 고개)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거제현 관아를 뒤로하고 거제시에 지정된 또 다른 등록문화재 제277호인 거제 학동 진석중 가옥을 찾아보기 위해 가다가 그물기(학동)고개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거제동부의 한려수도를 굽어본다. 사진 아래에 보이는 학동마을과 저 멀리 도장포마을, 해금강에서 유명한 사자바위가 바다의 끝 지점에 콕 찍은 점처럼 보인다.
이곳 그물기고개에서 학동을 바라보는 길 위쪽에 동부면민이 세웠다는 진석중사적기념비와 진석중씨의 아버지 진치주씨의 묘소가 있다.


 

 
<학동 몽돌해수욕장>

 

학동해수욕장의 ‘몽돌 구르는 소리’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소리 100선에 올라있기도 하여 해마다 여름이면 사람이 넘쳐나는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예전의 평화롭게 보이던 그 풍경은 사라지고 지금은 상업적 냄새가 물씬 난다.

 

 

<진석중 가옥 입구>

 

골목길 안쪽을 요리조리 가다보면 근대 남해안 건축의 단면을 보여주는 진석중씨 가옥이 나타난다. 이곳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거제 학동 진석중 가옥
등록문화재 제277호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315

 

이 가옥은 해방이후 1947년에 건축된 지방 상류층 살림집으로 동서의 긴 사다리꼴 대지에 안채(본채), 별채(건너채), 창고(광채), 대문 등이 '튼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주옥(主屋)인 안채의 벽장과 창호, 별채의 욕실과 화장실 등은 일본식이 절충되어 있으며 별채는 일반적인 ‘ㅡ’자형 평면의 후부(後部)에 실내 화장실과 욕실 및 복도를 배치하였다. 이러한 안채와 별채의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공간구성, 생활에 편리를 제공하는 설비는 근대적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40년대 말 경남 남해안 도서지방 상류층의 주거의 특징과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근대기 주택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일꾼의 거처와 광>

 

 

<안채>

 

 

 <광(창고) 저멀리 개가 짖고 있다.>

 

 

<마당과 별채>

 

 
<안채 풍경>

 

진석중씨 가옥 뒤편에 학동 진씨의 제실이 있었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인 듯싶은 마당 안쪽에는 개 한 마리가 짓고 있어 들어가 보지 못하고 어디로 가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보존해야 할 일본식 기와>

 

 

<보수된 별채>

 

 

 

<전체 풍경 뒤쪽에 사당이 보인다.>


 

이 가옥은 이곳저곳 수리된 흔적이 보였고 안채만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미 한쪽은 기와가 떨어져 수리를 요하고 있었다. 문화재 보수를 할 때 아쉬운 것은 될 수 있는 한 살릴 수 있는 모습은 예전모습 그대로 복구를 하였으면 한다. 진석중씨 가옥의 백미는 내부의 일본식 구조도 있겠지만 집의 전체적 기풍을 이루는 일본식 기와에 있을 것이다.


이미 복구한 곳의 기와는 예전의 것은 하나도 없고 새롭게 제작된 것들이 지붕으로 단장 되어있어 오래된 집에서 풍기는 고풍스런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1947년 당시의 일본식 기와가 아직도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수준인데 이것들을 없애고 새로운 것들만으로 복구한 것은 문화재의 본 모습을 상실하게 하는데 한몫을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