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492호인 의령 백곡리(宜寧 白谷里) 감나무는 최고령으로 450년이나 된 국내에서 가장 큰 감나무이기도 하다. 이 감나무가 가을이 되어 빨간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의령 정곡면 백곡리 마을로 찾아갔다.
그런데 마을에 도착하여 둘러보아도 그런 풍경이 없다. 마을 어르신에게 감나무가 있는 곳을 물어보니 마을 입구 좌측 재실 옆에 있다고 하신다. 요즘 그 나무에 감이 열리는지 물어 보니 너무 늙어서 감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신다.
마을 입구 길에서 60m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건만 눈에 확 띄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나무의 잎도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있다보니 눈에 띄지 않은 것이다. 바로 옆에는 창고 같은 건물이 있어 더욱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감나무 앞에는 돌로 만든 표지석과 안내판이 나란히 서있다.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백곡리 감나무는 감나무로서는 보기 드물게 규모가 크고 수형이 아름다우며 이 감나무의 나이는 450년 정도로 추정된다. 나무 높이 28m, 가슴높이 둘레 4m, 수관폭 동서 18m 남북으로 12m 정도로 가지가 뻗었고, 긴 세월동안 마을 사람들의 사랑으로 잘 보존되어온 우리 고유 유실수로서 학술적, 문화적, 경관적 가치가 큰 회실 골 안 마을의 보배다.』
이 감나무에는 까치집이 하나 있었고, 가지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어 의아 했는데, 그네를 타기 위해 매어진 것이라 한다. 수술을 받은 자국이 선연한 이 감나무가 이 백곡마을의 풍요와 소망을 빌던 당산목이었으나 나무가 늙어 감을 맺지 못하자 더 이상 당산제도 지내지 않게 되었다 한다.
사람이나 나무나 늙으면 서러운 찬밥신세가 되는 것은 피차일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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