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수생식물

수련은 밤에 잠자는 꽃

천부인권 2012. 6. 7. 18:00

 


수련(睡蓮)은 밤이면 잠자는 꽃이란 뜻으로 睡(졸수)와 蓮(연밥련)를 쓴다. 수생식물인 수련이 꽃을 피우면 여름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감지하고, 연이 꽃을 피우면 여름이 절정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수련이나 연이나 밤이 되면 활짝 피었던 꽃잎을 오므려 봉우리로 돌아가기에 밤이면 잠을 잔다는 표현을 한다. 수련이 언제 꽃을 피웠다가 오므리는지 살펴보니 아침 일찍 피었다가 오후 3시경에는 봉우리로 변하는 것을 알았다. 어둠이 밀려오는 7시 30분경을 밤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제로 오후부터 수련은 잠을 자는 셈이다.

 

 

 

<2012/06/06 창원대학 못>

 

수련과 연을 간단히 구별해 보면 잎의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수련은 잎이 작고 수면 위에 수평으로 있으며, 잎이 중앙으로 갈라졌고,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다. 반면 연은 잎이 크고 수면의 50cm~100cm 위쪽에 쑥 올라와 있으며 동그란 형태를 유지 하면서 물방울이 또르르 맺힌다. 그리고 수련은 열매가 보이지 않는 반면 연은 꽃이 지고 나면 연밥이라는 열매가 연다.

 

 

 

 

수련(睡蓮)하면 18세기 말 청(淸)나라 소주(蘇州)에 살았던 심복(沈復)의 자서전인 ‘부생육기(浮生六記)’에 나오는 마음이 아름다운 아내 진운(陳芸)의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부생육기는 23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아내 진운이 죽고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는 불행을 겪으면서 인생이 한갓 꿈같다며 지나온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회고록형식으로 적은 6권의 책으로 현재는 4권만 전한다.

지혜로운 아내 진운과의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면서 부부의 각별하고 애틋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처음부분에 ‘삶이란 봄밤의 꿈과 같아 흔적 없이 사라지는 구나.’라는 소동파의 싯구를 인용한데서 시작한다.

 

 

심복이 가난한 말단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집안이라 향기로운 질 좋은 차를 끓여주지 못한 진운이 어느 날 집 연못에 피어 있는 수련을 관찰 하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꽃이 오므려 지는 것을 보고 차 잎을 비단주머니에 싸 수련의 꽃 중앙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꺼내어 차를 끓이니 수련향이 차에 베여 그 품격이 다른 ‘연향차(蓮香茶)’가 됨을 알게 되어 그렇게 남편에게 수련향이 나는 차를 끓여 주었다.
이와 같은 지혜롭고 멋을 아는 진운이 세상을 떠난 후 이 사실을 안 심복은 회환의 눈물로 아내를 회상하며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새벽 첫 샘물을 받아 정성을 다해 끓인 ‘연향차(蓮香茶)’를 마실 수 있었기에 그 애틋한 사랑을 수필로 적어 둔 것이 연향차의 유래이며 부생육기의 내용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부부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 그 답을 알려주는 꽃이 수련이다. 가끔 수련이 피어있는 창원대학교 못 의자에 아내와 함께 앉자 이들 부부가 살았듯이 우리도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수련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물풀. 뿌리줄기는 물 밑바닥으로 뻗어 나가고 수염뿌리가 많으며,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나서 잎몸만 물위에 뜬다. 잎은 길이 12센티미터 가량으로 뿌리에 한데 모여 나며 말굽 모양이고 어두운 자색(紫色)이다. 7월에서 9월 사이에 흰 꽃이 꽃자루 끝에 한 송이씩 피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에 오므라지며 대개 3일간씩 피었다 졌다 한다. 못이나 늪 따위에 자생하며, 우리나라 중부 이남 및 일본, 시베리아 동부,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Nymphaea teragona이다. [출처 :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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