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풀

추녀의 사랑이라는 질경이

천부인권 2013. 7. 4. 21:33

 

 

 

<2013/6/10 용추계곡 차전초>

 

용추계곡 초입에 보이기 시작하는 질경이는 옛 길을 따라 가다보면 길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질경이를 북한에서는 ‘길장구’라 하고 우리는 ‘빼빼장구’라 불렀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이 빼빼장구 꽃대를 서로 엉키게 걸고 잡아당겨 끊어지게 하는 게임을 하곤 했는데 현대문명의 게임기에 맛을 들인 요즘 아이들은 이런 놀이가 시시하여 하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른다. 전통놀이는 세대를 이어주는 정신적 교감이면서 선조들의 정서를 우리가 이었듯이 현재의 가치를 미래로 이어간다는 점에서 옛 놀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2013/6/10 용추계곡>

 


질경이는 우리 가까이 있지만 항상 잡초취급만 해오던 식물이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차량의 바퀴에 일그러지면서 그래도 죽지 않고 짓밟히는 것을 역이용하여 종자를 새로운 지역으로 퍼트리면서 강인한 생명을 이어간다. 질경이는 밟히면서도 꺾이지 않는 유연함과 찢어지지 않는 강인함을 갖추고 있는데 뿌리에서 곧장 나온 잎 속에는 다섯개의 질긴 실줄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질기게 산다고 질경이라고 불렀다한다.

질경이는 ‘추녀(醜女)의 사랑’ 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한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질경이의 씨앗처럼 추녀가 사랑을 하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듯하다.

 

 

 

<2005/6/20 사격장 입구>

 

 

한방에서는 질경이의 전초를 차전초(車前草)라고 하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니, 중국 한나라의 마무라는 장수가 군사를 이끌고 산 넘고, 물 건너 사막에 이르자 병사들이 피오줌을 누면서 쓰러지고 말들도 피오줌을 누면서 죽어가자 말을 관리하던 병사가 병든 말들은 이왕 죽을 것이니 풀어주었다. 그런데 3일쯤 지난 후 그 말들이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자 이 말 관리를 하던 병사가 말들이 먹는 것을 유심히 보니 전차 앞에 돼지 귀처럼 생긴 풀을 먹는 것을 보고 병든 병사들에게 이 풀을 끓인 죽을 먹이니 놀랍게도 병에서 회복이 된지라 마무장군은 이 풀의 이름을 전차수레바퀴 앞에 있는 풀이라 하여 차전초(車前草)라 불렀다한다.

 

민간에서는 질경이 씨앗인 차전자를 소염, 진해, 방광염, 요도염, 설사, 이뇨제로 쓰고, 위장, 간장, 심장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쓰며, 갱년기 개선이나 강장, 위암방지, 혈압안정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잎은 감기, 기침, 인후염, 간염, 황달 등의 치료약으로 쓴다.
질경이가 암세포의 진행을 80%정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하루에 10~20g을 섭취하면 기침, 가래, 콜레스테롤 저하, 고혈압, 만성위염, 시력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한다.

 

북한의 동의학연구소에서 편찬한 동약사참고집(東藥師參考集)에는 질경이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길장구씨(車前子)
질경이과에 속하는 길장구의 여문 씨를 말린 것이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씨가 여물 때 꽃대를 잘라 햇볕에 말려 씨를 털고 혼입물을 골라내고 채취를 한다. 잎은 뿌리에서 Ehedksk며 잎꼭지가 긴 달걀모양, 긴 둥근모양이다. 잎 사이에서 긴 꽃줄기가 나오고 이삭 꽃차례를 이룬 연한 풀색의 작은 꽃이 핀다. 꽃이삭은 꽃줄기의 절반을 이룬다. 열매는 작은 달걀모양의 튀는 열매이고 그 속에는 검은 밤색의 긴 둥근모양의 씨가 들어있다.
우리나라 여러 곳의 들판과 길섶에 저절로 자란다. 수직으로 1,100m까지 분포되며 집중 분포구역은 100~400m이다.
동약모양은 납작한 긴 둥근 모양 또는 불규칙적인 긴 둥근 모양이고 길이 2~2.5mm, 너비 0.7~1mm, 두께 0.3~0.5mm이다. 자세히 보면 한쪽면은 평평하고 다른쪽 면은 볼록 나왔으며 겉면은 밤색 또는 누른밤색이고 윤기가 난다. 크기가 고르롭고 충실하며 색이 검고 혼입물이 없는 것이 품질이 좋다.
전초에는 플라타긴, 아우쿠빈 등의 배당체가 들어있고 길장구씨에는 플라타긴, 플라테놀, 호박산, 아테닌 등이 있다. 이밖에도 기름, 단백질, 레몬산, 사포닌, 효소, 칼슘염, 타닌, 비타민A, C, K, 판토텐산 등이 있다.
길장구씨는 기침가래약, 오줌내기약으로 기관지염, 백날기침, 심장성 및 신장성 부기에 쓴다.
사용법으로는 우림약(10:200) : ①한번에 20ml씩 하루 3~4번 먹는다. ②씨 달임약(5:200) :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질경이속(Plantago) 11종
가지질경이 (Plantago polystachya (Makino) Y.Kim)
개질경이 (Plantago camtschatica Cham. ex Link)
갯질경이 (Plantago major for. yezomaritima (Koidz.) Ohwi)
긴잎질경이 (Plantago sibirica Poir.)
긴포꽃질경이 (Plantago aristata Michx.)
미국질경이 (Plantago virginica L.)
섬질경이 (Plantago asiatica for. polystachya (Makino) Nakai )
왕질경이 (Plantago major var. japonica (Franch. & Sav.) Miyabe)
질경이 (Plantago asiatica L.)
창질경이 (Plantago lanceolata L.)
털질경이 (Plantago depressa Wil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