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나무

오해로 천대받는 아까시나무

천부인권 2013. 8. 5. 08:04

 

 

<2013/6/25 용추계곡>

 

우리나라에서는 고유한 이름조차도 찾을 수 없는 오해와 편견으로 천대받는 식물이 있다면 바로 아까시나무가 될 것이다. 우리가 ‘아카시아’라고 알고 있는 나무는 아까시나무와 같은 콩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열대성 식물로 아까시나무와는 다른 식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식물학자들이 아까시나무라고 도감에 표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카시아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은 불렀을 동요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과수원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어린 시절 배운 동요는 사람의 뇌리에 각인이 되기에 여간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과수원길
동구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잎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는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생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과수원 길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오는 아까시나무는 일제강점기 초대 총독인 테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노량진과 제물포 간의 경인철도변에 심을만한 수종을 독일의 총영사 크루크에게 물었는데 위도가 비슷한 중국 산동성의 독일령(지금의 청도)에 자국에서 옮겨와 심은 아까시나무가 잘 자란다고 했고 일제 총독부는 북미 원산인 아까시나무를 1900년 초부터 우리나라 전역에 심었다고 한다.
아까시나무는 이처럼 일제에 의해 황폐지 복구용 또는 연료림으로 도입 되었지만 왕성한 맹아력으로 나무줄기를 자르면 잘라진 줄기에서 줄기가 나오기도 하고 뿌리줄기에서도 줄기를 내밀기에 수종을 변경할 때 애를 먹는다. 아까시나무는 박정희 때에도 사방공사와 녹화사업의 수종으로 많이 심었는데 창원 용추계곡의 아까시나무도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심은 것이다.

 

 

 


아까시나무는 콩과 아까시나무속 3종 중 하나로 학명은 Robinia pseudoacacia L이고 낙엽활엽교목이다. 작은 잎은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길이 2.5~4.5cm이며, 9~19개가 마주 붙어 있다. 꽃은 5월에 작은 가지에 10~20cm의 총상화서에 달리고 화관은 백색이지만 기부에 누런빛이 돌며 강한 향기가 난다. 9월에 익는 열매는 콩과식물의 전형을 보여주며 5~10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어린 줄기와 가지에는 가시가 나있어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들지만 거목이 되면 줄기에는 가시가 사라지고 껍질은 코르크처럼 탄력을 가지게 된다. 나무줄기에 가시가나는 식물은 독성이 없기 때문에 짐승들의 먹이가 되므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가시를 가지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시가 접근을 막는 구실을 했기 때문에 땔감 이외에는 환영받지 못했는데 사실 아까시나무는 척박한 곳에 식재를 하면 땅속에 공기 중의 질소를 빨아들여서 토양에 비료성분을 생성하는 뿌리혹박태리아를 만들어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작용도 하고, 수평으로 뻗어가는 뿌리로 인해 흙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꽃이 피는 5월에는 밀월식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꽃은 식용 및 약용하고 죽어갈 때에는 장수버섯을 서식케 하여 우리들에게 좋은 약재를 공급하는 나무이다.

 

북한 동의학연구소에서 발행한 동약사참고집에는 아까시나무꽃에 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아까시나무꽃
콩과에 속하는 아까시나무의 꽃을 5월에 따서 그늘에 말려 사용한다.
잎지는 키나무이다. 줄기는 높이 10m에 이르며 가지에는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홑깃모양 겹잎이며 작은 잎은 긴 둥근모양이다. 잎틈에서 긴 꽃대가 나오고 푸른색을 띤흰색의 나비모양 꽃이 핀다. 열매는 꼬투리 열매이고 그 속에는 납작한 씨가 들어 있다. 우리나라 여러 지방의 길섶, 산기슭, 낮은 산에서 자란다.
약으로 쓰는 꽃은 나비모양이며 누른 흰색이다. 꽃받침은 굴모양이고 다섯 개로 갈라졌다. 질은 무르고 쉽게 부서진다. 향기로운 냄새가 약하게 나고 맛은 달다. 성분으로는 로비닌이 들어있다. 마른 꽃잎에 3.63%, 꽃받침에 0.8%, 꽃대에 0.1%있다. 꽃이 필 때는 함량이 훨씬 떨어진다. 주로 오줌내기약으로 콩팥, 오줌개 질병, 신석증에 쓴다. 복용방법은 달여서 먹거나 주사약을 만들어 쓴다.

 

 

 


아까시재목버섯(장수버섯)
아까시나무에 서식하는 아까시재목버섯(장수버섯)은 일년생으로 갓은 지름이 5~20cm, 두께가 1~2cm 정도이고, 처음에는 반구형이며 연한 황색 또는 난황색의 흑처럼 덩어리진 모양으로 발생하였다가 성장하면서 반원형으로 편평해진다. 갓 표면은 적갈색이나 차차 흑갈색이 되며, 각피화된다. 갓 가장자리는 성장하는 동안 연한 황색이고, 환문이 있다. 조직은 코르크질이고 연한 황갈색이다. 자실층은 황색에서 회백색으로 되며, 상처를 주면 검은 갈색의 얼룩이 생긴다. 관공은 한 개의 층으로 형성되며, 포자 모양은 난형이고 두꺼운 벽을 가지고 있다.

주로 발생하는 시기 및 장소는 봄부터 가을에 걸쳐 벚나무, 아까시나무 등 활엽수의 살아 있는 나무 밑동에 무리지어 발생하며, 목재를 썩히는 부생생활을 한다.
아까시재목버섯은 약용버섯인데 분포지역은 한국, 일본 등 북반구 온대 이북이고, 일년생 버섯으로 주로 아까시나무에 피해를 준다.

항암작용과 성인병에 좋다고 기록하였는데 암을 억제하는 억제율은 운지버섯에 비해 약 1.6배, 표고버섯에 비해 약 1.8배정도 높으며 면역활성을 보면 유근피에 비해 약 25배, 애기똥풀에 비해 약 2.5배 높다는 약리적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버섯을 끓여 차로 마시면 영지와 같은 쓴맛은 없고 숭늉처럼 약간 고소한 맛과 향이 있다.
 
아까시나무속(Robinia) 3종
꽃아까시나무 (Robinia hispida L.)
민둥아까시나무 (Robinia pseudoacacia var. umbraculi-fera DC.)
아까시나무 (Robinia pseudoacacia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