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친구, 동무, 벗 그리고 대화-식민교육과 용어

천부인권 2020. 4. 4. 04:53

우리말은 친구, 동무, 벗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있다. 이 용어들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親舊(친구)
1.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
2.나이가 비슷한 또래이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가깝게 이르는 말
3.어른이 나이가 어린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

 

○동무
1.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
2. 어떤 일을 하는 데 서로 짝이 되거나 함께하는 사람

 

○벗
1.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
2. 어떤 일을 함께 하며 심심함을 덜 수 있는 상대

 

친구親舊라는 용어는

한자어로서 우리민족이 만들었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였다. 일반적으로 선인들은 격식을 갖춘 용어로 한자로 友(우)라 쓰고 ‘벗’이라 읽었다. 그러나 가장 흔하고 많이 통용된 언어는 친근한 ‘동무’였다. ‘동무’와 ‘친구’는 동일한 뜻으로 알고 있지만 전혀 다른 힘을 가진 용어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동무라는 용어는 쓰면 안 된다고 배우고 있다. 우리가 쓰는 용어에는 뜻과 힘이 다른데 북한이 동무라는 용어를 쓰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우리민족사에서 제거되어야 하는 매국노들의 발상에 불과하다.

진실로 북한이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용어들이 있다면 그것은 한글 자체이다. 북한이 한글을 사용하는데 왜 한글을 사용해서 사상을 흔들게 하나! 라고 주장하면 웃기는 이야기 아닌가?

 

우리의 언어를 욕되게 하는 것도 일부 매국노들이 이 나라를 팔아 얻은 권력을 온전하게 누리기 위해 공포정치를 행한 방법 중 하나이다. 아름다운 용어가 있음에도 반공이라는 이념을 만들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에 이용한 행위는 천벌을 받을 일을 행한 것이고, 민족의 정신을 망치게 한 행위이다. 힘 있고 따뜻한 우리말이 온전하게 사용될 때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는 것인데 일제에 의해 의미가 통하지 않는 언어가 강제로 배포되고 이를 교육받은 결과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용어의 개념을 공부하지 않으면 대화로 소통이 되지 않게 되었다.
일제 식민교육에 의해 배포된 용어는 결과적으로 용어 하나하나의 해석이 없으면 소통이 되지 않는 이상한 꼬라지의 언어가 발생했다. 특히 법조계와 교육계가 그 정도가 심하다. 일제 식민교육을 통해서 만들어진 용어들 중 학교정규 교육을 통해 전해진 것들을 조금만 열거하자면, 국어, 수학, 과학, 음악, 사회, 국사, 도덕, 법학, 상법, 민법, 행정법 등 수 없이 많다.

 

대화對話-서로 마주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어떠한 용어의 의미가 10개라면 전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1~5까지를 알고 있는 사람과 10~5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 대화를 하면 5라는 5공통분모가 있어 의미의 일부가 전달되기에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1~4까지 아는 사람과 10~6까지 아는 사람이 대화를 한다면 두 사람은 싸우게 된다. 서로 전혀 다른 뜻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사람이 자라 온 문화와 지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금도 지역의 정서와 문화에 의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가족과 식구

예를 들면 우리가 표준어라고 알고 있는 가족이라는 용어가 있고, 식구食口라는 용어가 있다. 이 둘을 우리는 같은 의미라 생각하지만 사실 두 용어의 태생과 의미는 다르다.
가족家族이란 용어는 집을 중심으로 함께 거주하는 사람이란 의미인데 일제강점기 식민교육의 일환으로 우리민족에게 주입시킨 용어이다. 우리민족에게는 가족이란 용어는 없고 식구食口라는 용어만 있었다. 식구란 한집에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해결하는 사람이란 의미이다.
가족이란 가부장적 권력자의 지배하에 운영되는 집단이라고 한다면 식구란 기본적 생존을 함께 영위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런 용어 하나가 뭐가 중요하다고 떠드느냐고 주장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용어 또는 언어는 그 개념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고, 그 의미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족과 식구에서 두 용어는 같은 뜻으로 이해하지만 전혀 다른 힘을 가진 용어이다. 가족은 통치자에 의해 운영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식구는 생존을 위해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결론적으로 대화를 함에는 용어의 선택이 중요하고 어떤 용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대에게 전달되는 뜻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문명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민족이 사용하는 언어 또는 용어에는 순수하고 간결한 뜻을 품고 있어 서로가 말을 하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우리민족이 중국의 대륙을 두고 황제와 벌인 탁록의 전투에서 패하면서 위세가 축소되자 중국식 한자어가 만들어졌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특히 일제에 의한 식민교육을 받으면서 일제가 만든 용어들이 민족의 고유한 언어체계를 상당 부분 훼손하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망가진 언어체계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입만 열면 소통이 되지 않아 싸움을 하게 된다. 이게 무섭고 소름 돋는 식민교육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