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 뱀의 해 아침에 조선군영을 진두지휘하며 전투의 중앙에서 시시각각 전세를 뒤엎는 전장(戰場)을 지배 했을 19세기 중엽의 조선군기(朝鮮軍旗)인 등사기(騰蛇旗)를 본다. 이 등사기는 진해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전시된 것으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리는 노란비단 천에 뱀이 사방의 구름 위로 날아가는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등사기(騰蛇旗)는 대오방기(大五方旗)의 하나로, 진영(陣營)의 중앙에 세워서 중군(中軍), 중영(中營) 혹은 중위(中位)를 지휘하는데 사용하는 깃발이다. 깃발은 5자 평방, 누런 바탕에 날아가는 뱀과 구름의 기운을 그리고, 가장자리와 기각(旗脚)은 붉은 빛이며, 깃대길이는 15자로 하였다. 등사(騰蛇)는 용과 비슷한 신사(神蛇)로 구름과 안개를 일으켜 몸을 감추고 난다는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