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용추계곡 이야기

천부인권 2008. 10. 20. 11:49

10월18일 아침에 택시를 타고 나는 도청에서 내리고 집사람은 일터로 갔다. 내가하는 일에 딴지를 걸지 않고 묵묵히 참아주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닌데 표현하는 것은 항상 서툴다. 오늘도 그런 마음이다.

깊어가는 가을의 향취가 경남도의회에 심어져있는 화살나무의 빨간 잎 새에서 풍겨 나오고 노랗게 물든 은행에서 익어가는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

 

  <경남도의회 옆 거리>

 <붉게 물든 화살나무>

  <황금 들녁이 안개에 쌓여있다.>

 

용추저수지에는 여전히 전철역사 공사로 파헤쳐있고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모여들고 있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신월고등학교 등산부학생이라 말하면서 오늘은 정병산 등산을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전철공사가 한창이다.>

 <온통 파헤쳐진 용추저수지>


용추계곡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서 오늘은 얼마나 많이 식물들이 훼손되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생각이다. 특히 재작년에 그렇게 많았던 투구꽃이 올해는 어떻게 분포가 되어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요량이다.


등산로 초입의 불법 음식점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고 곰의말채는 까만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장승은 오늘도 언제나 그 모습 그 모양인 채 우뚝 서서 지나는 등산객을 맞이하고 등산 안내소의 지인이 인사를 한다. “8부쯤 가시면 투구꽃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내 고맙습니다!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용추계곡 초입에 서있는 장승부부>

 <50m위쪽에 서있는 장승>


언제나 용추계곡은 「용추정」까지 가는 길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가의 풀들이 잘라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을 때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사람의 시선을 즐겁게 하는데 요즘은 항상 베어버려 그런 정겨움이 덜하다. 잘하려고 돈 들여서 제초작업을 하는데 결과는 운치와 멋을 잘라버렸다.

「허~~ 하는 짓이라고~~ㅠㅠ」

  <미류나무가 솟아 있다.>

  <평탄하면서 아름다운 계곡 길>

 <길에서 본 내정병산>


궁궁이도 끝물이고 시선을 끄는 꽃들이 별로 없다. 오늘은 등산길의 아름다움을 잡아보고자 마음먹고 나름 열심히 노력을 해본다.

 

  <산길 입구에 있는 약수터에 경남은행에서 쪽박을 놓아 두었다>

  <산행을 시작하는 등산객과 풍경>

 <궁궁이는 끝물이 되어 간다>


지나는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평상에 앉은 풍경도 담아보고 물이 말라버린 계곡의 바닥도 촬영을 해봤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꽃향유로 계곡을 따라 피어 있다.

 

  <평상에 앉은 등산객의 모습도 연출하고>

 

 

 <아름다운 등산길을 남겨보았다>

 

등산길을 따라 가다보면 발길 닫는 곳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화단처럼 펼쳐있어 가을의 전령 소국도 피어있고, 미국쑥부쟁이도 뽐을 내고, 이고들빼기도 제철임을 알리고 있다.

 

  <소국>

  <미국쑥부쟁이>

  <이고들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