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나무

옻독을 해독하는 까마귀밥여름나무(칠해목)

천부인권 2012. 4. 25. 21:57


 

‘까마귀밥여름나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나무를 지리산 자연학습원에서 알게 되기 전에는 국수나무나 산사나무가 아닐까하고 생각하면서 산에서 보아도 별 의미 없이 지나치곤 했던 나무이다.
가을에 익은 열매를 보면 맛있게 보이지만 사실 쓴맛이기 때문에 사람이 먹기에는 힘든 것이라 까마귀에게나 주라는 뜻으로 까마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지만 실제로 산새들은 이 열매를 잘 먹는다. 그리고 우리말에 여름이라는 말은 열매가 열린다는 뜻이 있어 까마귀나 먹을 열매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 ‘까마귀밥여름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의 다양한 약효를 알면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는 식물이나 곤충이 인간의 생존에 얼마나 위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공부해야 할 과제라는 것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동의치료경험집성’의 기록을 옮겨 두고자한다.

 

 

<지리산 자연학습원에 식재된 까마귀밥여름나무>

 

북한의 동의(東醫)분야 의사들이 50년 동안 진료해온 경험을 집대성한『동의치료경험집성(東醫治療經驗集成)』을 여강출판사에서 전20권으로 출판했다. 이 책의 내용 중 ‘옻피부염에 대한 까마귀밥여름나무의 치료효과’라는 발표에 의하면 까마귀밥여름나무(칠해목)의 효능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옻피부염(皮膚炎)은 농업근로자들과 농촌지원자들에게 적지 않은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여러 날 동안 일할 수 없게 하는 등 애를 먹이는 피부병(皮膚病)이다.  그러나 현대문헌에도 이 병은 4형 알레르기질병(疾病)으로, 접촉성(接觸性) 피부염(皮膚炎)으로 간단히 기재되어 있을 뿐 치료방법에서 아직 신통한 것이 없고 일반적(一般的) 치료(治療)와 민간요법(民間療法) 등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이 상례이다.

우리는 우연한 기회에 옻나무독(毒)에 대하여 길항작용(拮抗作用)을 하는 식물(植物)을 찾게 되었으며 그것으로 옻피부염(皮膚炎)을 치료해 본 결과 효과가 매우 좋았기에 여기에 발표한다.

 

1. 옻피부염(皮膚炎)의 특효동약재(特效東藥材)인 까마귀밥여름나무에 대하여

 

까마귀밥여름나무를 찾게 된 동기는 10여 년 전 어느 해 가을 우리 병원(평천군인민병원) 성원들이 본초채취(本草採取)를 위하여 산간농촌지대에 나갔을 때의 일이다.  어떤 곳에 가니 무성한 옻나무숲속에서 맑은 샘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의 말이 이 샘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면 절대 칠창(漆瘡)이 생기지 않으며 이 옻나무숲에서는 웬만해서는 칠창(漆瘡)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흥미를 가지고 이곳 옻나무숲을 조사하여 보았다.

그 결과 옻나무와 어울려 함께 자라고 있는 일종의 식물(植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까마귀밥여름나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 후 이러한 공생현상(共生現象)을 더 밝히기 위하여 몇 개 지역을 조사하였는데 황해남도 평천군의 여러 곳에서와 청단군, 배천군, 연안군, 신원군, 은천군, 은율군, 삼천군의 산지대 계곡들에서 그리고 황해북도 평산군, 인산군, 금천군 등지에서 이러한 서식현상을 발견하였다.  나무의 분포특징상  까마귀밥여름나무는 큰 산에서 갈라진 작은 산줄기의 계곡들과 야산지대, 개울둔덕, 언덕, 마을주변의 숲속 등에서 옻나무와 공생(共生)하거나 옻나무의 1∼5m 주변에 자라고 있었다. 

옻나무와 공생(共生)하고 있는 나무를 보면 뿌리가 서로 감겨 있으며 이 나무만 홀로 있는 것도 자세히 보면 많은 경우 곁에 죽은 옻나무의 그루터기가 있다.  우리들이 이러한 분포지대(分布地帶)에서 옻나무 1226그루를 조사하였는데 그중 1203그루(98.1%)가 까마귀밥여름나무와 공생(共生)하고 있었다. 식물형태(植物形態)까마귀밥여름나무는 키가 1∼1.5m 되는 떨기나무이다. 줄기는 곧게 선 것도 있고 활모양으로 휘어서 자란 것도 있다.  나무줄기가 땅에 닿아 흙이 덮인 곳에서는 뿌리가 나온다. 가장 굵은 줄기라야 직경이 1.5∼2㎝ 정도인데 햇가지는 풀색이고 묵은 가지는 진한 잿빛이다. 겉껍질(코르크층)은 마르면서 벗겨지며 나무에서 약간의 구린내가 난다.

잎은 손바닥모양 3∼5개로 갈라진 분열엽이며 잎꼭지가 있다.  밑부분은 심장모양이고 끝은 뾰족하다.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겨울철에도 푸른색 혹은 단풍든 잎이 2∼3잎씩 그대로 붙어 있으며 덤불속에서는 겨울에도 잎이 살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햇가지잎은 어긋나게 붙었고 묵은 가지에는 2∼5잎이 몰려서 붙어 있다.  잎뒷면에는 확대경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솜털이 있다.  4월 말∼5월 초에 잎아귀에 연한 노란색의 작은 꽃이 핀다.  암수꽃이 따로 핀다. 9월 말∼10월 초에 찔레열매모양의 열매가 붉게 익으며 겨울에도 오랫동안 가지에 달려 있다.  맛은 텁텁하고 열매 안에 8∼11개의 씨가 있다.

 

2. 까마귀밥여름나무에 의한 옻피부염(皮膚炎)의 치료

 

[치료대상(治療對象)]

옻피부염(皮膚炎) 환자 163예를 입원실과 외래에서 치료하였다.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나이의 남녀 환자들이었다.  환자는 5월부터 7월까지의 계절에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이 옻나무잎에 스쳤거나 모르고 만진 후 피부염(皮膚炎)이 생긴 사람들이었다.  대개 접촉 후 24시간 안에 피부염(皮膚炎)이 생겼는데 술을 마시고 땀을 흘리는 상태에서 옻나무를 접촉한 사람들 속에서 발병률(發病率)이 높았다. 피부염(皮膚炎)이 생긴 부위(部位)를 보면 얼굴과 목에 생긴 것이 가장 많고 다음은 팔과 손, 몸통, 다리와 발의 차례였다.

 

[치료방법(治療方法)]

까마귀밥여름나무의 줄기와 잎을 생것 그대로 0.5∼1㎝ 너비로 썰어서 200G을 따뜻한 물에 2시간 동안 담가둔다.  다음 천천히 불을 때면서 약재의 10배 되는 물, 즉 2ℓ의 물을 붓고 그것이 1ℓ가 될 때까지 졸인다. 이것을 여과(濾過)하면 진한 맥주빛의 액제(液劑)가 되는데 이 액제(液劑)를 100㎖씩 하루 3번 식후(食後)에 먹는다.  그릇은 약탕관이나 니켈도금한 것을 쓴다.  경증(輕症)에는 2∼3일간, 중증(重症)에는 4∼7일간 약을 쓴다.  우리는 이 약 한 가지만으로 치료하였다.

 

[치료결과(治療結果)]

치료 후 피부염증상(皮膚炎症狀)들이 없어진 정황을 보면 다음 표와 같다.[jdm 도표 생략]

옻피부염(皮膚炎)의 증상(症狀)이 없어진 정황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을 먹이면 많은 예에서 첫날부터 소양감(搔痒感), 작열감(灼熱感), 발적(發赤) 등이 없어지면서 피부(皮膚) 표면(表面)이 구득구득하게 마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점차 전신(全身) 및 국소증상(局所症狀)이 모두 없어지면서 3∼7일 기간에는 완전히 낫는 것을 보게 된다.  호전율(好轉率)은 100%이다.  약을 쓰는 기간 아무런 부작용(副作用) 증상(症狀)도 없었다.

 

[결론(結論)]

① 우리들은 까마귀밥여름나무가 옻나무와 특이한 공생관계(共生關係)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② 까마귀밥여름나무는 옻피부염(皮膚炎) 치료에서 특이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의 탕액(湯液)을 먹이는 방법으로 치료하였을 때 치유율(治癒率)은 100%이며 낫는 기간은 3∼7일이다.  지난 기간 다른 약제(藥劑)들로 치료하였을 때 옻피부염(皮膚炎)이 낫는 기일은 대개 10∼14일이었다.  이에 비하면 까마귀밥여름나무제제(製劑)에 의한 치료는 옻피부염(皮膚炎)의 치료기일(治療期日)을 절반 이상 단축하는 것으로 된다.

③ 까마귀밥여름나무는 지금까지 동약재(東藥材)로 이용된 적이 없는 식물이다.  그러나 옻피부염(皮膚炎)에 대한 치료효과(治療效果)가 매우 좋고 부작용(副作用)을 나타내지 않으며 약재자원(藥材資源)도 많으므로 널리 이용할 가치가 있는 동약(東藥)이라고 생각한다.(평천군인민병원 오유환, 평산군인민병원 윤교증: 동의학, 1990-1)

 

[치료대상(治療對象)]

옻나무접촉성(接觸性) 피부염(皮膚炎) 환자 235예를 대상으로 하였다.

 

[치료방법(治療方法)]

옻나무에 공생(共生)하는 까마귀밥여름나무의 줄기, 잎, 열매를 모두 2㎝ 크기로 잘라서 따뜻한 물에 100g을 넣어 우려내어 쓰거나 물 300㎖에 넣고 달여 200㎖가 된 다음 이것을 하루량으로 하여 3번에 나누어 공복(空腹)에 먹인다.

 

[치료결과(治療結果)]

약을 먹이기 시작하여 2일 지나서 소양증(搔痒症), 진물이 멎고 6일만에는 100%가 나았다.(동의치료경험-외과편, 1994)]

 

까마귀밥여름나무를 민간에서는 옻닭을 먹고 옻이 올랐거나 옻나무에 스쳐 옻이 오른데 효험이 있다고 하여 칠해목(漆解木)이라고도 부르며 잔가지 한줌 정도 넣고 달여 먹으면서 피부에 바르기도 한다. 

 

 

 

<지리산 법계사 오르는 길에서 : 범의귓과에 속한 낙엽 관목인 명자순(榠樝荀)>

 

까마귀밥여름나무의 학명은 Ribes fasciculatum var. chinense이며, 범의귓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 잎은 어긋나고 3~5개로 갈라지며 둔한 톱니가 있다. 4월에 녹백색 꽃이 핀다. 어린잎은 식용하며, 정원수로 심는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고 국어사전에는 적혀있다.[출처 : 다음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