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나무

정병산 합다리나무 숲길

천부인권 2012. 5. 4. 06:30

 

 

정병산 12년 3월 24일 합다리나무의 군락지 모습

창원시가 숲속나드리길이라 명명한 정병산 자락의 숲길을 만든 후 처음 산길을 따라 가다가 팔군무송(八群舞松) 표지판이 서있는 자리에 다다랐을 때 ‘서어나무’라는 명찰이 세워진 나무를 보니 서어나무가 아니라서 명찰을 뒤로 돌려놓고 산행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이후 몇 번 그 명찰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사라지고 없었다.

 

명찰을 잘못 단 이 나무의 이름이 궁금했는데 이번 산행에 곰솔조경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숲 해설을 요청하여 여러 가지 산행의 재미를 더했다. 그리고 이 나무의 이름이 ‘합다리나무’라는 것과 나물로 즐겨 먹었기에 크지를 못하는 나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곳 정병산 자락에서는 교목으로 자란 합다리나무의 군락을 발견하여 자연이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진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친구는 “이 산길 전체에서 이곳을 대표할 만한 식물이 있다면 단연 ‘합다리나무’일 것이다.”고 하면서 이곳처럼 군락지를 군데군데 갖추고 있으면서 큰 나무로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 드물다고 하였다.

 

12년 4월 27일 합다리나무 군락

나도밤나무과에 속한 낙엽 활엽 교목인 합다리나무의 학명은 Meliosma oldhamii이다.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산이나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소교목으로 자라는 이 나무는 한국이 원산지로 국외로는 대만, 일본, 중국 등지에도 분포한다. 추위나 대기 오염에 약하고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아무 곳이나 흔하게 있는 나무가 아니라서 산나물을 뜯으려 산을 헤매다가 합다리나무를 만나면 보따리가 가득차는 행운을 얻었다고 어머님께서 옛 기억을 떠올리시며 신나게 말씀하시는 나무이기도 하다.
주로 물기가 많은 양지바른 너덜(너덜강)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데 높이는 10미터 정도로 자라고 가지가 굵으며, 어릴 때는 황갈색 털이 있다. 잎은 깃꼴 겹잎이며 어긋나고 9~15개의 작은 잎으로 되어 있다. 6월에 자잘한 많은 흰 꽃이 원추(圓錐) 꽃차례로 달리며, 9월에 핵과(核果)가 적색으로 익는다.[국어사전 참조]

 

2013/7/18 용추계곡 먹그림나비

제주에서는 학의 다리처럼 생겼다하여 ‘학다리나무’라는 별칭으로 통한다는 합다리나무와 나도밤나무가 먹그림나비의 기주식물이라는 것도 블로그 크리스탈님의 ‘용추계곡 나비에 누가 그림 그렸을까 - 먹그림나비’에서 알게 되었다.

 

합다리나무 수피

창원사격장에서 용추5교로 이어지는 정병산 자락의 산길을 가다보면 자연에 관심이 없는 등산객들에게는 이름 모를 나무고 풀은 풀일 뿐이다. 산행을 하는 것은 식물이 주는 좋은 기운을 느끼고 호흡을 통해 자연과 교감을 하기 위함인데 등산객은 자신의 산행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걷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가중나무잎의 형태를 닮은 잎 모양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주위의 작은 생명체에 관심을 갖게 될 때 관심을 가지기 전의 지금까지 보아온 자연과 다른 자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각각의 식물들에게는 각자의 특징을 빛내는 이름들이 있고 인간에게는 유익한 혜택을 주는 성분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면 주위의 모든 생명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4월 27일 정병산 합다리나무 군락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