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나무

부부의 사랑을 전하는 피나무

천부인권 2013. 7. 6. 06:41

 

 

<2013/6/17 용추계곡 피나무꽃>

 


용추2교를 지나면 뿌리를 드러낸 느티나무가 있는 언덕을 오르기 직전 우측에 곧게 벋은 나무를 보게 되는데 이 나무가 용추계곡에는 유일하게 보이는 ‘피나무’이다. 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한 사람들은 피나무하면 아마도 바둑판을 떠올리거나 다양한 조각품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계절별 밀원식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5월은 아카시나무의 꽃이 될 것이고, 6월엔 밤나무의 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무처럼 시선을 끌지 못하지만 7월은 피나무의 꽃이 될 것이다. 피나무는 꽃이 피는 양도 많지만 꿀의 양도 많아 피나무를 스치기만 해도 꿀 냄새가 날 정도라 꿀벌도 많이 찾아들기에 7월의 나무라 불러도 될 것이다. 독일에서는 ‘Bee tree’라 부르고 있다.

 

 

<2013/5/1 용추계곡 피나무>

 


피나무의 꽃말은 ‘부부애(conjugal love)’라 하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옛날 소아시아 중부 및 서부에 걸쳐 있었던 프리기아(Phrygia)라는 곳에 노부부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신들의 왕이라 하는 제우스신이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하던 중 이 지방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곳 주민들은 다른 차림을 하고 나타난 제우스신을 알아보지를 못하고 문전박대를 하였다. 그러나 이 마을에 살던 노부부만은 여행에 지친 두 사람을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껏 대접을 하였다. 이에 감동을 받은 제우스신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두 부부에게 소원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지금가지 한평생을 두 사람이 사이좋게 살았으니 죽을 때도 함께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원을 들은 제우스신은 그들의 소원대로 같은 날 죽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며, 죽어서도 함께 나란히 있게 해 주었다는데, 할머니는 피나무로 할아버지는 참나무로 회생시켜 프리기아 언덕에 나란히 자라게 하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지역에서는 참나무를 남신, 피나무를 여신이 깃든 신성한 나무라 하여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로 섬기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프리기아 언덕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사이좋게 마주보고 자라는 피나무와 참나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피나무의 목재는 가볍고 재질이 치밀하며 쪼개기 쉽고 가공이 용이하다는 특성 때문에 기구재, 조각재, 바둑판, 음식상 등의 재료로 이용한다.
또한 피나무의 껍질은 섬유질이 강하고 물에 잘 견디므로 지붕재료로 사용하였고, 속껍질인 내피의 섬유는 삼베보다 훨씬 더 많아 질기고 강하여 천을 짜서 술이나 간장을 거르는 자루나 포대를 만들고 망태, 노끈, 새끼, 로프, 어망이나 그물을 짜는데  쓰인다. 그래서 피나무가 많이 있는 강원도에선 피나무 껍질과 바닷가에서 잡은 생선과 물물 교환을 하였다 한다.

 

북한의 동의학연구소에서 편찬한 동약사참고집(東藥師參考集)에는 피나무(椴木) 꽃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피나무과 피나무속 13종 중 하나에 속하는 피나무의 학명은 ‘Tilia amurensis Rupr.’이다. 피나무꽃의 채취방법은 꽃이 활짝 필 때 이슬이나 빗방울이 마른 다음 꽃가지를 자르고 꽃만을 따서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말린다.
잎지는 키나무이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긴 잎꼭지를 가지며 잎몸은 심장모양이고 끝은 뾰족한데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잎 틈에서 꽃대가 나오고 누른색을 띈 흰색의 꽃이 핀다. 꽃대에는 긴 버들잎모양의 잎이 붙어있다. 열매는 굳으며 둥근 모양이거나 거꾸로 선 달걀모양이다. 우리나라 여러지방의 산지에서 자란다.
긴 버들잎모양의 잎과 꽃대로 되어있다. 꽃은 긴 꽃줄기에 5~10개 붙어 있다. 잎은 누런 풀색이고 꽃잎은 누런색이다. 향기로운 냄새가 있고 점착성이 있는 달콤한 맛이 있다.
피나무꽃의 성분에는 땀내는 작용이 있는 배당체와 플라본 배당체인 헤스페리딘, 정유 0.05%, 틸리아찐, 사포닌, 탄닌질, 점액, 카로틴, 아스코르빈산이 있다.
땀내는 감기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우림약(20:20) : 물을 넣어 10분동안 끓이고 30분 동안 놓아 둔 다음 거른다.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우림약에 수소탄산나트륨 5g을 풀어서 인후염과 편도염에 입가심 한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약효도 있다고 한다.


감기 몸살 - 피나무의 정유성분과 끈적거리는 점액질이 감기 몸살에 좋다. 신경쇠약과 불면증에 약효가 있다. 신장염에는 피나무의 새순을 그늘에 말려 달인 물을 마신다. 고혈압 동맥경화에는 피나무 속껍질을 다려서 마신다. 위장병은 피나무꽃을 말려서 차로 마신다. 미백효과도 있어 피나무 달인 물을 마시면 피부가 고와지고 기미, 주근깨에 효과가 있다.

 

피나무속(Tilia) 13종


개염주나무 (Tilia semicostata Nakai)
구주피나무 (Tilia kiusiana Makino & Shiras.)
둥근잎염주나무 (Tilia megaphylla for. subintegra Nakai)
보리자나무 (Tilia miqueliana Maxim.)
뽕잎피나무 (Tilia taquetii C.K.Schneid.)
섬피나무 (Tilia insularis Nakai)
연밥피나무 (Tilia koreana Nakai)
염주나무 (Tilia megaphylla Nakai)
웅기피나무 (Tilia ovalis Nakai)
찰피나무 (Tilia mandshurica Rupr. & Maxim.)
털피나무 (Tilia rufa Nakai)
평안피나무 (Tilia amurensis var. grosseserrata Nakai)
피나무 (Tilia amurensis Ru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