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면 동전리 전주이씨 영안재 永安齋

2019.12.21. 동전리 전주이씨 영안재 모습

기해(己亥)년 12월에 이런저런 핑계로 찾아보지 못한 진동면의 누정재를 찾아봤다. 쉽게 접근하지 못한 진동면 동전리 712번지의 전주이씨(全州李氏) 재실인 영안재(永安齋)를 만난 것은 마을 주민의 도움과 이 영안재을 관리하는 분의 도움으로 내부를 둘러보게 됐다.
대문은 경화문(敬和門)이라 편액하고 재실은 영안재(永安齋)라 했으며 기둥에는 주련이 걸려 있다. 그리고 이탁근(李卓根)이 적은 기문이 걸려 있다.

경화문(敬和門) 편액

영안재(永安齋)

영안재(永安齋) 주련[文山]

快樂人皆好 쾌락은 사람이 모두 좋아하고
樂中常戒憂 즐거움 중에 항상 근심을 경계하오.
人生不滿百 인생은 백년도 못사는데
有德名長流 덕망 있는 이름은 길게 흘러가구나.

영안재(永安齋) 편액

永安齋 記實
肅宗大王年間 通政公諱寅根 因官職落南 愛沿海州 山水之明美 陸海之豊饒 遂定着于 昌原之東田 以來 閱十餘世 後孫 雖不甚繁 足爲一鄕之望族 然 每恨慕先之缺所 去壬戌秋宗會時 馬山宗在煥氏 東田宗孝用氏昆季 同學武氏昆季 釜山宗榮伯氏昆季 同明祚氏昆季 各自隨誠出資 此事兼 先唱後應之別 斯可爲美矣 遂始齋室之役 厯三年乙丑 工告訖 遂訪嶺南文翰家 陶然金正先生 定齋號永安 而門號敬和 接永安者 永遠安慰 祖靈之所 敬和者 敬祖和宗之至意也 雖不壯麗大廈足爲吾宗之一大慶幸故
後孫 卓根謹記 始末
乙丑十月日

영안재 기실(永安齋 記實) 영안재의 사실을 기록하다.[文山]
숙종대왕(肅宗大王) 기간에 벼슬은 통정(通政)으로 이름이 인근(寅根)이신 분이 벼슬을 그만두고 남쪽 바닷가 고을을 사랑하여 자연이 밝으며 아름답고 육지와 바다가 풍요로운 이곳 창원(昌原)의 동전(東田)마을에 정착했다. 이후로 10여세대 지나 후손이 지나치게 번성하지 않았다 하여도 뿌리가 한 고을의 명망이 높은 집안이 됐다. 그리하여 매년 선조를 사모할 곳이 없어 한스러워 하였으나 임술(壬戌, 1982)년 종회(宗會) 때에 마산 종손 재환(在煥)씨, 동전 종손 효용(孝用)씨의 형제, 같은 마을의 학무(學武)씨 형제, 부산 종손 영백(榮伯)씨 형제, 같은 마을 명조(明祚)씨 형제가 각자가 스스로 정성으로 자금을 출자했다. 이 일에 임해서 먼저 주창하고 후에 응하여 따르니 이것이 옳은 아름다움이라 할 것이다. 마침내 재실을 짓기 시작하여 3년 뒤 을축(乙丑, 1985)년에 공사를 마쳤다. 더디어 영남(嶺南)에 와서 대대로 글과 글씨에 재주가 있는 집안이 되었다. 도연(陶然) 김정(金正)¹⁾선생이 재실의 이름을 영안(永安)이라 정하고 대문의 이름을 경화(敬和)라 했으며 영안(永安)이라 한 것은 영원히 편안하고 안심되고 조상의 영령이 있는 장소이며, 경화(敬和)라는 것은 조상을 공경하고 종족 간 화목 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지는 곳인지라. 비록 크고 웅장하며 아름다운 집은 아닐 지라도 나의 종족 뿌리는 하나의 큰 경사인지라 행복한 이유다.
후손 탁근(卓根)이 삼가 그 처음과 끝을 기록한다.
을축(乙丑, 1985)년 10월 어느 날

【주석】
김정(金正)¹⁾ : 김정(金正 1906~1999)의 호는 도연(陶然)이다. 일제강점기인 광무 10년 곤양면 성내리 128번지에서 출생하여 동래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한학에 심취되어 다솔사에서 성파로부터 5년 정도 서예를 배우다가 북경유학을 떠나, 어학과 서도에 정진하여 15년 동안을 외유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성파(星坡)로부터 배운 추사체(秋史體)를 연구하여 대가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그 후 향리에 은거하면서 김정산방(金正山房)을 차려 후진을 기르고 작품 활동을 했다.
약력으로는 경남 미전 서예 심사위원과 경남도전 서예분과 위원장을 역임했고, 경남도전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만년까지도 사단법인 추사체연구회(秋史體硏究會)의 고문으로 일했으며 94세까지도 산방(山房)을 지키면서 역필(力筆)을 보여주었다. 도연의 서체는 은초와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서체는 활달하고 경쾌하고 파격적이다. 성격도 그의 글만큼 괴팍스럽고 직설적이었다.

출처 및 참조
거제도 이야기(다음 카페) - 거제예술인 성파 하동주(2)/고영화 문화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