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휴천면 남호리 1054는 임천[엄천강]의 새우섬 맞은편 강江 안에 조은대釣隱臺 각자刻字가 새겨진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를 조은대釣隱臺라 한다. 바위의 우측면에는 ‘단계동천丹溪洞天’이라는 각자刻字도 새겨져 있다. 바위의 한곳을 ‘ㅁ’자 모양으로 다듬고 그 안에 『釣隱臺 華山姜周龍 漢溪姜周伯』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이곳의 좌표는 35°26'20.5"N 127°44'29.9"E이다.
조은대釣隱臺라는 바위는 천왕봉로 도로에서 18m 떨어진 곳에 있지만 절벽이라 접근하려면 안전한 곳으로 돌아서 가야 하기에 길 위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 조은대釣隱臺는 은열공殷烈公 강민첨姜民瞻의 28세손이고, 파조派祖인 진천군파晉川君派 강위상姜渭祥의 17세손 되는 분으로 조선말기朝鮮末期에 휴천면 문정마을에 살았던 화산華山 강주룡姜周龍(1844~1931)과 한계漢溪 강주백姜周伯(1846~1904) 형제가 물놀이하고 낚시하던 장소이다. 한계공漢溪公의 둘째 아들 만취晩翠 강현종姜玹鍾(1894~1967)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자 했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어 활쏘는 과녁[貫革] 거리 정도 위쪽에 땅을 구입해 화산華山의 화華와 한계漢溪의 한漢을 따서 형제의 우애友愛를 기려 세운 정자 화한정華漢亭이 있다.
아래에는 진천군파晉川君派 족보族譜에 두 형제의 시가 실려 있어 소개한다.
姜周龍[해석-백촌]
自分疎頑不合時 내 자신은 완고해 시대와 맞지 않고
蹉跎志節亦無奇 못 이룬 지조 절개 특이함 또한 없네.
歸歟岩穴靑雲斷 바위굴로 돌아가니 푸른 구름 끊어졌고
老矣蒼江白髮垂 늙었구나. 푸른 강에 백발을 드리웠네.
鷗若尋盟隨近岸 갈매기들 맹약 지켜 강 가까이 따라가며
魚能得計泳中坻 물고기는 꾀를 얻어 모래톱서 헤엄치네.
玆臺不獨吾家物 이 누대는 우리 집 물건만이 아니기에
付與遊人共酒巵 행인들께 넘겨주니 술잔 함께 하시라.
姜周伯[해석-백촌]
癖於漁釣懶於時 낚시질에 빠져들어 시세에 게으르며
托跡孤臺境亦奇 외로운 누대 의지하니 경치 또한 기이하네.
月笠峨峨頭上戴 달빛아래 삿갓 높게 머리 위에 이었고
風絲裊裊手中垂 바람 불어 손에 든 낚싯줄이 한들한들
桃源避世非無路 세상 피한 무릉도원 길 없지 아니했고
葭露懷人宛在坻 갈대 서리 사람 생각 모래섬이 완연하네.
一曲滄江情未了 한 곡조의 푸른 강에 형제 정은 끝이 없어
華山塤唱復傾巵 화산에서 형제 노래에 다시 술잔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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