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이 된 곳으로 한라산 동쪽에서 뻗어 내려간 종달~한동 곶자왈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평지 숲으로 남북 방향 길이 1.4km, 폭 0.6km로 길게 형성된 타원형 모양이며, 면적 448,758m²이다. 이곳에는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으며 풍란, 차걸이난 등 희귀한 난초 식물을 포함한 초본류 140여 종, 후박나무, 생달나무, 머귀나무 등과 같은 목본류 10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숲에 자생하는 비자나무는 키가 3~17m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0.3~5.7m, 가지 폭 동서 1~24m, 남북 1~26m에 이른다.
고려, 조선시대의 기록에 따르면 비자나무 열매와 목재를 임금에게 조공물로 진상하였으며 함부로 벌채하지 못하도록 인근 마을 주민을 지정하여 관리하게 하였다고 한다. 비자나무는 탄력이 좋고 습기에 강해 고급 가구재나 건축재로 사용되었으며 비자나무의 열매는 구충제로 많이 쓰였다.
비자림 탐방로는 송이(Scoria)를 깔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싹! 아싹!” 나는 소리가 이채롭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송이(Scoria)란 화산활동 당시 화산 쇄설물로 알카리성의 천연 세라믹이며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천연자원이다. 송이(Scoria)는 천연상태에서 원적외선 방사율이 92%, 탈취율 89%, 수분흡수율 10%, 향균성 99%, PH7.2로 알카리성의 천연 세라믹이며 인체의 신진대사 촉진과 산화 방지 기능을 지녔으며 유해한 곰팡이 증식을 없애주어 새집증후군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수분을 알맞게 조절하여 화분용 토양으로 사용한다.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땅이라 지표면이 거의 돌로 이루어졌고 큰 강이 없어 물이 없지만 빗물이 지하로 흘러 용천수가 발달한 곳이다. 이처럼 빗물이 지하로 흘러가는 구멍을 ‘숨골(Medulla Oblongata)’이라 하는데 사람이 호흡하듯 땅의 생명 유지를 담당하는 필수 기관이 ‘숨골’로 표현 된다. ‘숨골’를 통해 지하로 스며든 빗물은 암석의 틈 사이를 통과하는 동안 점점 깨끗해져 용천수가 되고 ‘숨골’ 내부를 통과해 나오는 공기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므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이루는 조건이 된다.
비자림은 원시 상태의 밀림을 연산케 하는데 다양한 수종은 물론이고 거목으로 자란 나무들의 위용은 하늘을 덮고 있으며 각종 새들의 지저김은 밀림 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한다. 제주 땅의 특성상 흙이 거의 없고 돌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나무들은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해 넓게 뿌리를 펼치다 보니 넘어지지 않으려고 뿌리의 판근板根이 잘 발달해 있다.
비자림 속 비자나무들은 각각의 모습이 아름답지만 특별히 줄기에서 벌어지는 가지의 뻗음 새와 모습이 문어를 연산케 하는 비자나무가 있어 사람들은 이 나무의 애칭으로 ‘문어나무’라 부른다.
『새천년 비자나무』라 명명한 비자나무가 비자림 가운데 우뚝 서 있는데 2000년 새롭게 맞이한 해를 기념하여 의미를 부여한 나무가 『새천년 비자나무』이다. 이곳 안내문에는 “이 비자나무는 고려 명종 20년(1189)에 생긴 나무로 나이는 800살이 넘었으며, 높이 14m, 굵기는 성인 네아름에 이른다. 비자림 내 1만여 그루에 이르는 비자나무 중에는 가장 굵고 웅장하며 기나긴 세월 동안 비자림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그래서 이 숲의 신목神木으로 숭상하고 희망과 번영을 구가하는 새천년의 상징으로 삼았다. 제주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기원함은 물론 나무를 참배하는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과 소원을 이루게 할 것이다.”고 적었다.
비자림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고 숲의 건강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으며 마음의 편안함을 품어주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했다. 사람들의 보호 없이 지금은 숲을 이룰 수 없는데 개발이란 이름하에 파괴되는 산과 숲은 굉장히 많다. 비자림을 보면서 숲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우리 지역에도 숲을 지금부터라도 관리하여 100년 후 명품의 아름다운 숲이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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