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용다리의 전설과 용생구자

천부인권 2009. 4. 12. 22:34

 

진주시 용다리의 흔적

 

용다리전설(The Dargon Bridge Legend)

지금 진주시 동성동 212-1번지(삼성화재) 부근에는 예전에 용머리가 양쪽으로 붙여있는 돌다리가 하나 있었는데 이 용다리에는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때는 고려 초 진주의 한 마을 군수 이씨에게 딸이 셋 있었다. 그  딸은 불행히도 출가하자마자 남편이 죽어 천정으로 돌아와 지내고 있었다.

군수의 집 머슴 돌쇠는 이때부터 아씨를 사모하게 되었고 아씨 역시 돌쇠의 성실하고 충직한 모습에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 그러나 신분상의 차이로 인해 서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했으며,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그러다 아씨는 상사병으로 그만 목숨을 잃게 되었고, 돌쇠는 아씨를 장사지내러 가는 도중 용다리 위에서 무심결에 도량물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마치 죽은 아씨처럼 보여 “아씨”하고 소리치다 그만 미쳐버리고 말았다.

이후, 이군수는 딸을 잃은 이곳을 떠나려고 막 용다리를 건너가고 있는데 뒤따라오던 돌쇠가 보이지 않아 주변을 찾아보니 이미 돌쇠는 다리 옆 고목에서 목을 맨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조용하던 용다리 밑 개천에서 수천마리나 될 듯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 왔는데 이는 마치 죽은 돌쇠가 우는 소리와 같았다. 그 뒤부터 용다리 밑에는 진주에서 개구리가 가장 많이 모여 울게 되었다고 전한다. 

 

짝을 지은 남녀가 부부가 지나가면 울음이 끊겼으며,  상사병에 걸린 사람이 용다리를 두번 왔다 갔다 하면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돌쇠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남에게 라도 이루게 하려는 돌쇠의 지성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6.25전까지 돌쇠가 목매어 죽은 고목에 이들을 원하던 사람들은 한식에 한번씩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지금은 용다리의 흔적만이 진주성 안에 남아있다.

 

용생구자(龍生九子)

진주성에서 해설을 하시던 분이 龍의 이야기를 하시며, “청용과 황용이 교미를 하여 자식을 낳았는데, 아홉이나 되는 아들을 두게 된다.”고 하시며 “아홉이란 뜻은 ‘굉장히 많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산예’를 설명하시 길래 이참에 인터넷을 검색하여 나름 공부를 해본다.

이들의 성격이 너무 달라 형제간 성격이 다른 것에 비유하여 용생구자불성룡'(龍生九子不成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두 용은 되지 못했지만 각자의 쓰임새가 있다.

 

 

첫째는 비희(贔屭)이다.

 

贔는 ‘큰 거북이고’, 屓(屭)는 ‘힘쓰는 모양’이라는 뜻이니 “힘을 쓰는 큰 거북이 된다.”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을 좋아하고, 몸통은 거북을 닮고, 머리는 용을 닮았으며 석비 아래에 둔다. 거북은 수명이 기니 영원과 吉祥(길상)을 상징하며, 이 것을 만지면 복이 온다고 한다.

 

비희贔屓영원사지 보감국사 묘응탑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호
창원 용지공원의 "진경대사보월능공탑" 아래를 받치고 있는 비희贔屓

 

둘째는 ‘치문(鴟吻)’이다.

鴟는 ‘솔개’를 의미하며, 吻은 ‘입술’을 뜻하니 “솔개처럼 잘 보고 무엇이든 잘 삼키는 입”이라는 뜻이다.

무엇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바라보면서 삼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불을 끄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궁이나 절 또는 서원 등의 건물용마루 양쪽 끝에 위치하여 화재를 누르고 재앙을 피하는 역할을 한다.

 

창원새영남포정루의 치문(鴟吻)

 

셋째는 ‘포뢰(蒲牢)’라 한다.

모양은 용을 닮았지만 용보다 작고, 울부짖는 것을 좋아하며, 바다에 사는데 고래를 제일 겁을 내어 고래가 습격 시에 크게 울어 그치지를 않는다.

그래서 蒲牢를 종의 윗부분 고리로 만들어 놓고 고래모양을 새긴 나무로 종을 때린다. 그러면 종소리가 잘 난다고 한다.

 

고창 선운사의 종을 매달고 있는 포뢰

 

선운사 종의 측면에서 본 포뢰

 

넷째는 ‘폐안(狴犴)’이다.

狴는 ‘감옥’을 말하고, 犴은 ‘들개’를 말하니 “감옥을 지키는 들개”를 뜻한다. 정의를 지키는 것을 좋아하며 옥의 소송을 맡는데, 호랑이를 닮았으며 위엄이 있어 감옥이나 법정으로 들어가는 문 위에 새기며, 범죄자들이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문고리에 붙이기도 한다.

 

구인사 천왕문에 새긴 폐안

 

다섯째는 ‘도철(饕餮)’이다.

饕는 ‘탐하다’는 뜻이고, 餮은 ‘음식을 탐하다’는 의미이니 “음식을 과도하게 탐한다.”는 뜻이 된다. ‘도철’은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며, 모양은 늑대를 닮았고, 악수(惡獸)로 불린다. 鐘(종)이나 鼎(정)에 무늬를 새겨 넣어 탐욕을 경계하게 한다.

애자필보睚眦必報 애자는 기필코 보복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원한을 박근혜처럼 지도자가 실행하면 나라가 망한다.

 

 여섯째는 ‘리수(螭首)’라 한다.

螭는 교룡(蛟龍)을 말하고 首는 머리라는 의미이니 “교룡의 머리”라는 뜻이다. 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물을 배수하는 책임을 맡았으며, 축대 또는 다리에 위치하여 배수구로도 사용된다. 또한 수도꼭지에도 사용된다.

여섯째를 공복(蚣蝮)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 

(蚣지네공, 蝮큰뱀복)으로 물에서는 왕이고 묻에서는 개미에게도 놀림을 받는다고 한다. 다리 기둥에 새겨 놓는다고 한다. 

 

리수(螭首)] 도동서원의 축담에 붙어 있는 것이다. 그 때에는 왜 이런 것을 장식해 놓았는지 몰랐다
진주성 음수대의 리수

 진주성 안에 있는 수도꼭지이다. 리수(螭首)의 입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면 물로인한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

 

밀양 리수(螭首)가 다리로 되어있다

 

일곱째는 ‘애자(睚眦)’이다.

睚와 眦는 모두 ‘눈초리’를 뜻하니 “노한 눈으로 본다.”는 말이다. 피 냄새와 살생을 좋아하여 “한 끼 밥을 먹으면 그 덕을 반드시 보답하여야 하고, 눈 흘김을 당하면 반드시 보복을 한다.” “보복을 함에 있어서는 피를 묻히고 살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모습은 늑대를 닮았으며, 보통 칼의 손잡이에 새겨진다. 권위를 나타내고 힘과 용기를 북돋운다.

 

여덟째는 ‘산예(狻猊)’라 한다.

狻과 猊는 모두 사자라는 뜻이니 “사자”를 의미한다. 불과 연기를 좋아하고, 또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산예(狻猊)는 사자의 별명이며,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사자는 능히 호랑이와 표범을 잡아먹고 모습이 헌앙하며 불교가 들어올 때 같이 들어온 동물이다. 석가모니를 겁 없는 사자에 비유하여 사람들은 부처의 좌석이나 향로의 다리에 새겨 넣는다. 즉, 석가모니의 상징인 셈이다.

 

고창 선운사 참당암 대웅전에 있는 향로와 산예

 

고창 선운사 만세루에 있는 향로의 다리에 있는 산예

 

선운사 만세루의 향로와 산예

 

아홉째는 ‘초도(椒圖)’라 한다.

입을 닫아 있는 것을 좋아하며, 남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문을 지키는 신수로 사용된다. 얼굴이 지독하게 흉하게 생긴 것이 마치 ‘후추나무’와 같이 맵게 생겼다 하여 ‘초도’라고 한다.

 

중국 공자사당의 문에 달린 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