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주인을 부르는 문

천부인권 2009. 4. 21. 12:36

 

 

 환주문을 오르는 계단

 

 

환주문(喚主門)

“동쪽에 도(道)가 있는 곳” 에 서원이 있으니 『도동서원(道東書院)』이다. 그 도(道)의 주인을 만나러 갈려면 환주문(喚主門)을 지나가야 한다. “주인을 부르는 문” 밖에서 문안에 있는 주인을 부르는 문일 수도 있고, 내가 주인이라 내 마음속의 주인을 부르는 소리 일수도 있다.

 

이 환주문 계단을 오르면 점차 중정당(中正堂)의 도동서원(道東書院) 편액이 크로즈업 되어 다가온다. 갓을 쓴 유생이라면 고개를 숙여야 들어설 수 있는 낮고 좁은 작은 문은 사모지붕 위에 절병통이 얹혀 있어 소박하고도 귀여운 매력을 물씬 풍긴다. 문턱이 없는 대신 돌에 꽃 봉우리을 조각하여 놓은 정지석은 아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

 

 

 

  꽃 봉우리가 조각된 정지석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곳에 고개를 숙인 것이 부끄럽지 않게 배려한 이 정지석이야 말로 정지석에 불과한 돌에 뜻과 멋을 담아내는 옛 선비들의 지혜를 알게 되어 절로 미소가 나온다. 환주문 대들보 끝에 새긴 연꽃은 이 작은 문 하나에 온갖 정성을 다담아 둔 것 같다.

 

 

  대들보 끝에 새긴 연꽃 문양

 

*절병통은 사모정, 육모정, 팔모정 등의 지붕정상 위에 올려놓은 항아리 모양의 장식 기와이다. *사모지붕이란 지붕의 평면이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하며 용마루가 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