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기차길 옆 오막살이-김해 장방리 물억새집

천부인권 2009. 4. 22. 07:15

 

초가3칸의 전형적인 오막살이 모습이다.

 

봉화산의 사자바위를 뒤로하고 곧장 철길 옆 비포장도로로 차를 달리니 네비게이션은 되돌아 가야한다고 알려준다. 처음에는 이 도로가 중간에서 사라져 버리나 하고 의문도 가져봤지만 위성지도에는 분명 갈 수 있는 길로 표시가 되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물에 잠겨있기도 하는 길을 조금 더 나아가니 포장도로가 나오고 좌측에「자암산 영강사」라는 절이 나오고 갈대집이 보인다. 뜻하지 않은 추억속의 갈대집을 보고나니 오늘의 탐사 길에 무언가 덤을 받은 기분이라 한층 재미가 솔솔 하다.

 

 

이렇게 3동의 물억새집이 정겨울 수가 없다.

 

 

김해 장방리 갈대집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21호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279-1

 

장방리 갈대집의 건축 년대는 알 수 없으나 임진왜란(1592~1599)이후부터 낙동강지류의 화포천 연변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갈대로 지붕을 이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는 구전으로 미루어 보면 이들 가옥은 최소 19세기 이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갈대집은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 이전까지는 마을을 이룰 만큼 흔했다고 하나 현재는 이집 외에는 찾기 힘들다.

안채, 사랑채, 아래채로 구성된 장방리 갈대집 3동은 산언덕에 위치하여 홍수시의 안전을 고려한 입지를 하고 있다. 남향의 안채와 서향의 사랑채는 기역자 배치로 마당을 공유하고 있으며 아래채는 사랑채와 니은자 배치를 함으로서 남향하여 독립된 마당을 형성하고 있다. 평면은 방2칸 마루1칸으로 된 소위 ‘초가3칸’의 원초적인 오막살이집 구성을 하였으며 방에는 벽장시설을 하였다. 지붕은 두께가 50cm에 가까운 갈대를 쌓아 이었으며 용마루는 함석으로 비를 막는 시설을 하였다.

김해 한림지역의 전통적인 건축 재료로 지어진 장방리 갈대집은 낙동강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경관요소가 되고 있어 관광은 물론 건축학 민속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다.

 

 

위쪽에서 보니 용마루가 함석으로 되어 있고 새로 이은 집은 다르다.

 

새마을을 극복하고 생존해준 이런 집들이 새로운 감성을 자극한다.

 

김해 장방리 갈대집으로 소개한 이 집은 사실 화포천에 흔히 자라는 물억새를 이용하여 지은 새집인데, 어떻게 갈대집으로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 집의 주인인 스님께서도 갈대집이 아니라 새집이라고 말씀하셨다. 문화재를 지정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이름을 짓고나면 거짓이 사실로 바뀌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잘 못 된 정보가 미래세대에게 전달 된다.  지금이라도 물억새로 만든 집임을 알리고 명칭도 새집으로 바꾸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