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자원봉사/봉사단과 마을 이야기

'고성 천사의집’을 찾아서

천부인권 2009. 9. 25. 10:49

 9월 13일 아침오늘은「마창기술봉사단」을 따라 봉사활동을 가는 날인데 늦어 갈까 말까하는 갈등이 있었다. 항상 함께 가는 친구가 오늘은 집으로 오지 않은 것은 어제 ‘낙동강 탐사활동’으로 1박을 하는지 알았던 모양이다. 대충 세수를 하고 전화를 하니 중동성당을 출발해서 천사의 집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먼 곳도 아니고 해서 단독으로 출발한다고 알리고, 차를 몰아 마산으로 가니 경남대학 입구부터 차량이 정체현상을 일으킨다. 앞서간 차량의 위치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하니 구산면 해안도로를 가고 있다고 하여 구산면 방향의 돌아서 가는 길을 선택하고 차를 몰았다. 이 해안도로도 점점 많은 차량이 이용하고 있어 벌써 차량이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한참을 달려 진동에 도착했다. 두 번의 신호등을 받은 후 14번 국도에 진입하니 생각보다 속도가 나온다.

 

천사의집 입구에 도착을 하니 절개지 바위틈에서 '층꽃나무'가 보라색 꽃을 피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마편초과의 '층꽃나무'는 윗부분이 겨울에 말라 죽는 경우가 많아 풀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꽃이 피면 가을이다.


 
먼저 도착한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오늘 해야 하는 작업을 배당 받았다. 산에 심어 놓은 밤을 수확하는 일이다. 바구니와 집게를 하나씩 들고 어릴적 밤 따러 가던 추억을 한아름씩 앉고 밤나무 아래도 들어간다. 간혹 툭! 툭! 소리가 들린다. 밤송이가 떨어지는 소리다. 머리에 제대로 한방 맞으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오전 내내 주워 모은 밤은 두 포대가 되었다. 이렇게 수확한 밤은 일부는 판매를 하고 일부는 소비를 한다고 한다.


 

 

 

 

 
점심때가 되어 식당으로 가는 길가에는 가을꽃들이 만발하여 봉사단원들에게 깊어가는 가을 이야기를 전하여 준다. ‘마타리’의 노란색깔은 황금처럼 찬란하고 ‘층층잔대’도 방울 같은 예쁜 꽃을 매달고 바람에 흔들린다. 길가에 숨은 듯 보이는 ‘며느리밥풀꽃’도 보이고, 가을의 전령 억새도 꽃을 피웠다. 가을을 대표한다는 국화과 식물 중 ‘큰고들빼기’가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을 피워 벌과 나비를 유혹하고 있다.


 

 

 

실내에서 전자제품 수리를 하고 있는 단장님 일행을 찾아 사진 한장을 남기고 식당에 들어서니 한창 배식 중이었다. 

 

 

오늘은 각박한 세상에 소리소문 없이 자신의 양식을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시는『국일성』상인전(常仁全) 사장님을 만나 뵙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해져 온다.


 

 

창원시 중동에 있는 중화요리 전문점을 운영하시는『국일성』상인전(常仁全) 사장님께서 직접 자장면 재료와 기계를 가져와 끓이고 익혀 졸깃한 자장면을 천사의집 원생들과 ‘마창기술봉사단’들에게도 대접해 주셨다. 우리 사회를 밝히는 초석이 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이렇게 소외된 이웃이 살고 있는 곳곳을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니기 때문에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맛있는 자장면을 든든히 먹고 밤을 수확하러 산으로 오르기 전에 잠시 포즈를 취해 기록을 하나 남긴다. 오후에는 더 열심히 밤을 수확하지만 많은 양을 이미 수확한 곳이라 우리가 수확한 양은 많지 않았다. 이곳에서 국산 바나나 ‘으름’이 있어 하나를 따 조금씩 맛을 보았다. 목이 마를 때에 먹어 보는 ‘으름’의 달짝지근한 이 맛을 누가 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