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봄나물 잘못 먹고 배앓이를 했습니다.

천부인권 2010. 3. 17. 08:09

 

<얼레지>


 
계절이 이르다보니 아직 산야에는 봄나물이 흔치는 않은 때라 양지바른 곳에서나 쑥과 냉이, 달래 정도가 보일 뿐입니다. 산으로 올라가니 나물이 아직은 없습니다. 그러나 ‘얼레지’만은 화려한 봄날을 위하여 새싹을 내고 꽃대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얼레지’는 독성을 가지고 있어 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TV를 보다가 강원도의 어느 시골에서는 이 얼레지를 나물로 만들어 먹고 있다고 하여 작년에 시범삼아 고성군 마암면 어느 야산에서 ‘얼레지’군락을 만나 처음으로 일부를 채취하여 먹었던 기억을 했습니다.


 

 <봉사단원들과 함께 먹었던 나물>


 

‘얼에지나물’은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행구고 이틀을 우려낸 다음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특유의 향기와 미역처럼 미끌미끌 거리는 느낌이 난다고 소개를 하여 작년에는 끓는 물에 나물을 넣고 데친 후 하루 동안 찬물에 우려낸 다음 고추장에 간장을 넣고 참기름을 넣어 손으로 쪼물락 거려 먹어보니 향기도 좋았지만 맛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줄기의 아삭거리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집에 가져온 얼레지>



올해도 그 곳으로 봉사활동 갔다가 야산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얼레지’군락을 보고 혼자서 잠시 채취를 하여 점심 때 식사를 준비하시는 분에게 나물로 무쳐달라고 하여 단원들과 함께 먹었습니다. 얼레지의 독성을 우려내지 않았지만 적게 먹으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다른 반찬과 함께 먹었습니다.

 

 

 

<꿇는 물에 데친 모습>


물에 우려내지 않아 약간 쓴맛이 느껴지는 듯 했지만 ‘얼레지나물’의 매력은 봄 향기와 입맛을 돋우기에 이미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욕심을 내어 다른 분들 보다 많이 먹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단원 한 분이 배 아픈 사람이 없는지 물으면서 자신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병원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물었습니다.


 

<미지근한 물에 우려내는 중>

 

어~어~ 가만있으니 제가 슬슬 배가 아파 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은 어떤지 물으니 다들 괜찮다고 하십니다. 집에 와서 발을 씻는데 갑자기 화장실로 가라는 신호가 옵니다.
화장실에서 쫘~~~~~
제대로 배앓이가 시작 되었습니다.
두어 시간을 화장실로 왔다 갔다 했습니다.


봄나물이 남긴 교훈은 독성이 있는 것은 제대로 처리하여 먹지 않으면 화장실이 자꾸 오라고 부른다는 것이고, 맛있다고 많이 먹으면 꼭 화를 자초하니 항상 절제를 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얼레지나물이 된 모습>

 

이렇게 혼 줄이 나고도 그래도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집으로 가져온 것을 제대로 이틀 동안 우려낸 후 나물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어머님은 옛날에도 먹기는 했지만 배앓이를 하기 때문에 적은 양만 채취를 하고 다른 나물들과 썩어서 먹었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얼레지'만으로는 나물로 만들지 않았다고 하니 독성이 있는 것은 아무리 맛있다 해도 적은 양만 먹어야 합니다.

 

이상이 봄나물 잘못 먹고 배앓이로 혼 줄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