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마산 가포의 봄 풍경은 슬펐습니다.

천부인권 2010. 3. 3. 19:01

 

 

 

오늘 우연히 가포에 가게 되었습니다. 30년전 이곳은 여름엔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날렸고, 물안개 피는 바다엔 어부들이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어시장 공판장으로 달리는 아름다운 가고파의 고향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산인근의 사람들은 이곳으로 해치를 오던 사람들의 휴양지였고, 거나한 막걸리에 노래 가락 울리던 사람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런 추억을 안고 이곳에 다시와 보니 그래도 우주의 이치에 따라 매화꽃이 피었고, 언덕에는 벌써 도화꽃도 피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간데없고 江도 아닌 것이 또랑도 아닌 어중간한  짠물이 마을 앞에 남아 갈매기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바닷가 유원지의 모습이 이처럼 공장 만든다고 바다를 매립하고 나니 참으로 서글픈 모습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제 매립한 땅위에 공장이 들어서면 마산 바다는 보다 많은 오염원이 들어갈 것이고 그 만큼 바다 속 생명체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사라진 생명체만큼 우리의 먹거리는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비싼 가격을 형성하여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얇게 할 것입니다.


바다가 있어 풍족했던 가포는 이제 공장을 가지는 사람에게는 보다 많은 이익을 안겨 줄 것이지만 이 이익의 폭만큼 없이 사는 사람들은 고통을 받을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곳의 공기가 맑아 결핵에 걸린 사람들의 병을 낳게 했던 마산결핵원도 사라져 과거가 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것들이 추억이 되고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져 버려 미래의 사람들은 가포를 어떻게 추억하게 될는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늘 본 가포는 가지 않은 것보다 못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이곳 가포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지만 서글픈 추억만 안고 발길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