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경남도립미술관을 가보니

천부인권 2010. 8. 29. 15:31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문인화전을 열고 있어 가보니 전번에 수암 안병목선생의 후손 안봉환님이 살고 있는 ‘염수당’을 다녀온 기억이 새로워진다. 미술관에 전시한 미술품들은 문화재급 서화로 구경할 기회가 없는데 이번에 구경을 하게 되어 횡재를 한 느낌이다.


 

 

수암 안병목(修菴 安秉穆 1906~1985) 경남 김해군 진례면 시례리에서 출생하여 조부 예강 안언호(禮岡 安彦浩 1853-1943)로부터 한학을 공부하고, 금주 허채(錦州 許埰 1859∼1935) 문하에서 수학하여 서화 정진을 50년이나 하였다.
영남 예단의 맥을 이어받았던 아석 김종대(我石 金鍾大 1873~1949)선생에게 사사를 받았으며, 외종조부 차산 배전(此山 裵琠 1843~1899)에게서 서화의 기초를 닦았으며, 외조부이신 시재 배환(時齋 裵奐1833~1894)과 시반(詩伴)으로 교유하였던 만년의 석파 이하응(石坡 李昰應 1820-1898)의 운현궁을 드나들면서 서화에 대한 영향을 받았으니 조선말기 추사의 서화 정신에 닿아있다.
안병목선생은 20세기 초에 태어났으나 신학문을 하지 않고 한학을 선택했으며 남긴 시문이 100여수가 넘으며 그 중 제화시가 22수나 된다.

 

 

 

 

 

 묵난


不作蘭花二十年(불작란화이십년)

난 꽃을 그리지 않은 지 이십년


何人見我性中天(하인견아성중천)

그 누가 내 성품안의 하늘을 보랴


閉門靜坐尋尋處(폐문정좌심심처)

문을 닫고 조용히 앉아 찾고 찾은 곳이


便覺維摩不二禪(변각유마불이선)

바로유마거사(維摩居士)의 불이선 임을 깨달았네.

 

 帶雨拂墻衣(대우불장의)

비를 맞고 담쟁이를 털어내다.

 

 


微雪初消月半池(미설초소월반지)

가랑눈 처음 녹는 보름날 연못 가


籬邊遙見兩三枝(리변요견양삼지)

울타리 가에 멀리 두세 가지 보이네.


淸香傳得天心在(청향전득천심재)

맑은 향기 하늘의 마음을 전하여


未許尋常草木知(미허심상초목지)

심상한 초목이 아는 것을 허락하지 않네.

 

 

 

 

 

 鐵骨生春(철골생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