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호호국수집에 가보니

천부인권 2011. 6. 2. 08:30

 

 

 

오늘 점심을 호호국수집에서 먹자는 봉곡평생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분들의 제의를 받고 내동으로 갔습니다. 주차를 하고 가니 허~~~~ “호호국수집”에는 페이스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번개를 했는지 입구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점심을 먹었고 우리 일행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나왔다합니다.
페이스북과 경남도민일보의 내용만 보고 처음으로 호호국수집을 찾았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고등학교 동기도 만났고, 블로그로 인해 만난 강선생님도 만났습니다. 참 다양한 분들을 이 작은 음식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작은 음식점 벽면에는 경남도민일보의 기사를 스크랩하여 액자 속에 고이 모셔두었고, 그 옆에는 이집의 차림표가 걸려 있습니다. ‘호호국수집’이라 하여 국수만 파는 집으로 알고 왔는데, 돼지국밥, 순대국밥, 수육도 팔고 있었습니다.
어째거나 오늘은 3,500원짜리 물국수가 우리 일행의 음식입니다. 차림표 아래에는 “곱빼기를 드실 분은 주문 시 말씀해 주세요.”라는 안내글씨가 붙어져 있는데 가격은 곱빼기나 일반국수나 다 같이 3,500원을 받습니다.



 

 

국수가 나오기 전에 약간의 돼지수육이 나오는데, 3,500원짜리에 고기까지 주고 남는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돼지수육을 새우젓과 함께 상추에 싸서 먹으니 입이 호강을 합니다. 돼지수육을 비울 즈음 이집의 메인 차림표인 호호국수가 양푼이에 담겨져 나왔습니다.

 

 

 

 

국수는 푸짐한 편이고 국물은 멸치를 오랫동안 우려낸 찐한 육수에 콩나물을 넣었고, 국수 위에 고명으로 계란과 김, 깨소금을 넣었습니다. 다진 매운 고추를 넣고 슬슬 비빈 후 후루룩 한입 먹으니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제야 호호국수집이 명물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모자라면 더 먹으라며 곱빼기 한 그릇을 덤으로 놓고 갑니다.


 

 

 

이 작은 국수집이 감동인 것은 주인의 애환과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작은 가게가 그렇듯이 가족들이 함께 일손을 거들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면서 이번에 장애를 가진 여성 한 분을 직원으로 채용하였다는 내용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었는데, 실재 그 직원을 만나보니 적응만 잘하면 호호국수집에서 새로운 명사가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습니다.

 

국수 한 그릇 먹으면서 타인의 인생역정에 감동하고 탄탄한 철학을 얻을 수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경남도민일보에는 오늘도 호호국수집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