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여차에서 저녁노을에 무지개가 뜬다는 홍포까지 걸었습니다.

천부인권 2011. 6. 3. 08:43

 

 

 

경남정보사회연구소(265-0021)에서 2011비영리민간단체공익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경남의 길 소셜미디어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5번의 강의가 끝나고 오늘 그 첫 번째 답사가 시작 됩니다. ‘김천령의 바람흔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해 오시는 분의 안내로 “남해안 최고의 해안 길”이라고 전해지는 ‘거제무지개길’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임대한 버스가 창원만남의 광장에 도착하여 진해구를 향해 달려가고 진해구에서 또 다른 일행을 태우고 거가대교[巨加大橋]을 향해서 달려갑니다.


가덕도와 거제의 8.2km 구간을 해저와 해상으로 잇는 거가대교[巨加大橋]는 해저침매터널 구간과 사장교 구간으로 나뉘며, 부산에서 거제까지의 통행거리가 140km에서 60km로 단축되고, 통행시간도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됩니다. 따라서 교통과 유류비 등의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경상남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부산시을 위한 다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거가대교의 가덕도휴게소에 도착하니 휴게소의 주차장이 모자랄 지경으로 차량이 많이 붐빕니다. 여기에서도 불법으로 주차장을 점유하여 장사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골칫거리를 보게 됩니다. 조직폭력배가 개입하여 운영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이를 근절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국가라는 공신력을 스스로 버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거가대교를 지나면서 인간이 가진 욕망의 한계가 어디이며, 개발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일행이 여행을 가는 것은 아름다운 경남의 길을 천천히 느리게 걷기 위함입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여행에서 이처럼 인간이 가진 개발이라는 근원적인 욕망과의 만남이 먼저 시작된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집니다.


이러한 생각도 거제 학동고개를 지나면서 아름다운 거제 바다의 확 트인 광경을 보니 잠시 접어 두게 됩니다. 영국의 에레자베스 여왕도 거제의 이 길을 지나면서 두 번이나 감탄사를 표현했다하니 인간이 자연 앞에 서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감동을 하나 봅니다. 

 

 

 

버스가 도착한 거제 여차 몽돌 해변에는 짭쪼롬한 바다내음과 함께 미역이 널려있습니다. 여차 해변에 널려있는 미역[sea mustard]은 대병대도와 매물도 등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서 5월의 태양 아래 수분이 증발 되고나면 우리들의 생일날이나 산모의 산후조리를 위해 널리 팔려 나가겠지요.
“미역[sea mustard]은 갈조식물 미역과의 한해살이로 식이섬유와 칼륨, 칼슘, 요오드 등이 풍부하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산후조리, 변비·비만 예방, 철분·칼슘 보충에 탁월하여 오랜 옛날부터 애용되어 왔다.”고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적고 있습니다.

 

 

 

경남의 길이 선정한 ‘거제무지개길’은 여차에서 출발하여 홍포마을까지 약 5Km 정도였지만 시원한 바람과 포장되지 않은 맨 땅을 걸을 수 있는 곳으로 국도 1018번 길이 끝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차마을에서 500m 정도 걷다보면 길 아래에 옛 정취가 남아있는 집 한 채가 나옵니다. 지금은 예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지만 그래도 정감이 가는 모습입니다. ‘경남의 길’을 함께하는 일행들의 대다수가 이곳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 창원을 출발할 때엔 비가 오지 않을까 염려를 했는데, 거제에 와서는 점점 날씨가 좋아져 5월의 하늘이 파랗게 물들고 하늘빛을 담은 바다도 파랗게 변하여 일행들을 감탄케 합니다. 나뭇잎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점점 더워지는 우리들의 몸을 식혀주고 일행들은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우리들 일행은 정해진 길을 따라 가지만 5월의 찔레꽃 향기를 담은 바람은 자기 맘대로 길을 내며 망산(望山 375m)을 향해 달려갑니다. 

 

 


어느 듯 여차마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왔습니다. 여차 해안의 옛 정취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몽돌해수욕장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이제부터 거제가 숨겨둔 비경이 펼쳐집니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여, 매물도, 소매물도, 국도, 홍도, 가왕도 등 많은 섬들로 인해 게제 홍포로 가는 무지개 길은 더욱 예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갈매기의 섬 홍도가 홀로 떨어져 거제의 잔잔한 바다에 떠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저녁노을에 무지개가 뜬다는 홍포(虹浦)마을에 도착하기 전 많은 사진작가들이 거제의 아름다움을 담는 명소로 꼽히는 소병대도가 바라보이는 곳으로 이동하여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모처럼 느리게 걷는 경남의 길을 따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