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봄 풍경속의 아이들

천부인권 2011. 4. 14. 08:13

 

 

창원시 용호동 도지사관사 앞 ‘자연학습산교육장’은 도심 속의 작은 여유 공간으로 창원시농촌지도소가 운영하는 열대온실 3동과 자연학습산교육장 일대에 야생화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하여 봄철이 되면 인근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 인근 창원시의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외부에까지 알려져 양산시 통도사어린이집에서도 아이들이 찾아와 시끌시끌 한바탕 유쾌한 소란이 있었다.


 

 

 

꽃잔디, 제비꽃, 수선화, 민들레 등을 설명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딴짓을 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선생님의 이야기에 초롱초롱한 눈빛을 맞추는 아이도 있어 세상 이야기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이곳 연못 속에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시샘을 하듯 소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개구리 소리를 듣고 있자니 옛날 농촌의 무논에 논개구리가 울어대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물밑으로 흙탕물을 만들면서 숨는 모습이 생각이나 가까이 가보니 예전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 흙탕물을 일으키며 숨고 있다.


도심의 한 가운데에서 옛정취가 살아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버려둔 땅에는 자연이 숨 쉬고 사람이 개발한 땅에는 사람만 산다는 평범한 진실에 직면한다.

 

 

 

자연학습원의 하우스에는 물기를 머금은 아주가와 주름풀에 물방울이 빛나고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다.


 

 

선생님을 따라 연못을 지나면서 개구리가 숨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고래고래 함성을 지른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예전에 우리가 무논의 개구리를 보면서 느낀 것처럼 이 작은 연못의 개구리를 보면서 그렇게 대를 이어 느꼈을 것으로 상상해본다.


 

 

 

 

명자나무에 핀 명자꽃은 이미 절정을 이루었고 민들레도 끈질긴 생명력을 한껏 뽐내고 있는 듯하다. 땅을 뚫고 하늘을 향해 머리를 내민 우산나물은 솜털을 덮고 여린 모습을 나타내었다. 봄철의 별미로 산나물을 먹을 때 조금씩 썩여있던 우산나물의 실체를 이런 곳에서 보게 되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본 아이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앉아 있더니 선생님을 따라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또 다른 아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껏 핀 꽃잔디에 아이들이 정신이 팔려 있다. 그리고 어떤 향기가 나는지 연신 꽃에 코를 대어본다. 이곳이 인공적인 자연환경이지만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