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과 기원을 담은 통과의례 『나이살이』
사림평생교육센터가 2011년 ‘한마을 한 책 읽기’ 선정도서로 정한 『나이살이』를 읽었습니다. 청동말굽이 짓고, 고광삼의 그림이 삽입된 어린이 도서로 출판사는 문학동네이며, 44p의 그림동화책 같은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감수를 맡은 한영우 교수는 “안타깝게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무너지고 잊힌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기에 사라져가는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부디 우리 어린이들도 책을 만든 이들과 한마음이 되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즐기고 사랑하면서 미래의 한국과 세계를 이끌어가는 아름다운 꿈나무로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랍니다.”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나이살이』는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늙고, 죽을 때까지 겪는 치열한 삶의 여정에서 주요한 길목마다 겪는 통과의례의 이름과 형식을 상세히 알아보고 한국의 전통과 예절, 흥겨운 잔치와 의례를 알려주는 길잡이와 같은 아동용 그림책입니다.
이른 새벽 우물가에서 첫 물을 길어 두고, 간절한 소망을 담아 ‘삼신할머니 귀한 아기 하나 점지해 주세요’라고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정성을 다하면, 삼신할머니께서 아기씨를 전해주면 아기가 세상에 탄생합니다. 그러면 금줄을 치고 삼칠일 동안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합니다. 아기가 입는 첫 옷을 ‘배냇저고리’라 하는데, 이 옷은 장수를 상징하고 시험을 볼 때 몸에 지니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하여 지금도 중요한 시험을 볼 때 몸에 지니기도 합니다.
아기가 자라서 백일이 되면 백일찬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찬치를 치룹니다. 그리고 서당을 가서 교육을 받고, 성년이 되면 성년식을 치루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대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듯 자식이 결혼을 하고 시간이 흘러 회갑이 되면 회갑잔치를 치룹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면 사람이 본래 왔던 하늘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살아있는 사람이 정성을 다합니다. 죽은 사람을 위해 상례를 치루고 정성을 다하여 제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가며 기쁨을 나누고 서로를 지켜가려는 마음을 모든 의례 속에 담아, 사람이 사람같이 살기를 바라며 바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서 행복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을 『나이살이』라는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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