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누각.정자.재실

도봉서원은 동산 김명윤의 충절을 기리는 곳

천부인권 2013. 4. 23. 06:36

 



 

2013422(매년 음 313)은 창원시 의창구 동읍 석산길16번길 5-11(동읍 석산리 432-1번지) 도봉서원(道峰書院)에 배향된 동산 김명윤공(東山 金命胤公 : 1565~1609)의 향례(享禮)를 올리는 날이다. 올해의 향례집사(享禮執事)로 초헌관 허선(許渲), 아헌관 김주원(金柱元), 종헌관 이규석(李圭錫)이 선정되었으며, 직일(直日 : 제례 전반에 대하여 자문을 하는 사람.)은 김혁래(金赫來)가 맡았다.


 



 

김명윤(金命胤 : 1565~1609)1583(선조 16)에 계미과(癸未科)에 등제하였으며, 7년 후 학봉 김성일선생(鶴峯 金誠一先生)이 부사(副使)로 일본에 들어갈 때 공을 천거하여 종사관(從事官)을 삼았다. 임금께서 공이 일본의 풍토속(風土俗) 및 실정(實情)과 위장(僞裝)한 기록을 보시고 파주목사(坡州牧使)로 제수했으며, 충주목사로 재임 중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왜군을 물리친 공을 인정받아 원종일등훈(原從一等勳)에 제수 하였다. 그 후 제주목사(濟州牧使)로 임기를 마친 다음 창원 석산으로 낙향하여 살다가 선산(先山)을 쫓아 창원 회원리(檜原里) 경좌원(庚坐原)에 장사를 지냈다. 통훈대부전행사헌부장령 진양 전종노(通訓大夫前行司憲府掌令 晉陽 鄭宗魯)가 찬()한 묘갈명 병서(墓碣銘 竝書)의 기석 명(其石 銘)에는 이렇게 적었다.[김종하-창원군지 하권 P77]


 

적유대소충즉일(積有大小忠則一업적의 대소는 다르나 충성은 한가지요,

치유엄속혜유실(治有淹速惠有實치정(治政)은 늦고 빠름이 있지만 혜택(惠澤)이 증명하네.

다사경모경시축(多士景慕竟尸祝많은 사림이 경모하여 마침내 향배하니,

후욕징자시차각(後欲徵者視此刻후일 고징(考徵)하려는 자는 이 돌을 보라.


 

 



 

부명암노경종기시(附明菴盧景宗寄詩) 명암 노경종의 소식에 부쳐

 

해정면막일천리(海程綿邈一千里) 바닷길 천리나 아득했는데

풍송범장기일회(風送帆檣幾日廻) 임 실은 배 바람타고 언제 오려나

진중일서겸기물(珍重一書兼寄物) 진중(珍重)한 일장 서신에 선물까지 겸했으니

사군심처유정매(思君尋處有庭梅) 그대 그리울제 매화피었네


 

 

 

동산정 팔경(東山亭 八景)

 

平郊牧笛(평교목적) 들녘에 울리는 목동의 피리소리

 

春日長提草正菲(춘일장제초정비) 봄이 무르녹은 긴 제방에 풀은 푸르러
村兒處處飯牛肥(촌아처처반우비) 마을 아이 곳곳에서 소 꼴 뜯기네.
數聲蘆管歸程慕(수성노관귀정모) 갈대 피리소리 두어 마디에 돌아갈 길 저무니
不覺前溪細雨霏(불각전계세우비) 앞 시내 보슬비 내림을 깨닫지 못했네.

 

遠浦漁燈(원포어등) 먼 강변 고기 잡는 등불

 

望裏楓汀斂夕烟(망이풍정렴석연) 단풍 우거진 물가에 저녁 연기 사라졌는데
忽看流火照沙邊(홀간류화조사변) 가물거리는 등불 백사장을 오가는 구나.
分明此夜漁舟子(분명차야어주자) 아마도 오늘 밤 배안에서 어부들이
待月逢窓垂釣眠(대월봉창수조면) 달 기다리며 낚시 드리고 창가에서 잠들 구나.

 

龍岑朝雲(용잠조운) 용잠의 아침 구름

 

雨後濃雲擁層巒(우후농운옹층만) 비 개인 후 짙은 구름이 첩첩 봉우리 가리우니
終朝寄景捲簾看(종조기경권렴간) 기이한 경치라 주렴 걷고 구경했네.
 須臾日出颷風起(수유일출표풍기) 늦은 아침 해 뜨니 광풍 일어나
散盡晴空始見山(산진청공시견산) 구름은 말끔히 흩어져 청산만 남았네.
*용잠이란 동읍 용잠리를 말한다.

 

牛巖夕烽(우암석봉) 우암의 저녁 봉화

 

塞外傳光倚杖看(새외전광의장간) 지팡이 짚고 변방의 봉화 오는 것을 보니
疑然星出暮雲端(의연성출모운단) 구름인지 별빛인가 의심을 했네.
方今聖代無邊警(방금성대무우경) 오늘날 태평성대에 변방이 조용하니
但願年年報是安(단원년년보시안) 다만 해마다 편안한 소식 전해오기 바라네.

 

東嶺霽月(동령제월) 동녘 고개에 개인 달

 

東岑月上雨晴初(동잠월상우청초) 비 개인 동녘 봉우리에 둥근 달 떠오르니
淨掃塵埃玉鏡如(정소진애옥경여) 티끌은 쓸어내어 그림 속 같아라.
倘是山翁淸分有(당시산옹청분유)  늙은 이 몸 오히려 맑은 연분 있어
慇懃半夜照蓬廬(은근반야조봉려) 밤중에 은근히 초가집을 비춰주네

 

西山落照(서산낙조) 서산에 지는 햇발

 

冉冉微陽返照紅(염염미양반조홍) 서산에 걸친 햇발 유난히도 붉은데
餞迎朝暮忽西東(전영조모홀서동) 쉼 없이 동서로 달려 세월만 가노매라.
短橋何處騎驢過(단교하처기려과) 저 햇님 짧은 다리 어디에서 나귀 타고 건느는고
欲畵龍眠愧未工(욕화용면괴미공) 용면거사 본받아 그릴 길이 없으니 그를 부끄러워하노라.

*용면은 중국 북송 때의 인물 ‘이공린(李公麟)’를 칭하는 ‘龍眠居士’를 뜻한다.

 

雪嶽靑松(설악청송) 눈 쌓인 산의 푸른 솔

 

枝宣樓鶴根蟠龍(지선루학근반용) 가지에는 백학이 깃드리고 뿌리에는 용이 서린 듯
特立亭亭雪裏峰(특립정정설이봉) 높은 봉우리 눈 속에 외로이 서 있구나.
赤甲蒼髥看可愛(적갑창염간가애) 붉은 비늘 푸른 잎 새 볼수록 사랑스러웠는데
何須韋偃畵奇容(하수위언화기용) 어찌타 위언(韋偃)은 그 자태 그리기에 수고 하였나.

 

설원녹죽(雪園綠竹) 눈 동산의 푸른 대

 

凌霜直幹聳雲霄(능상직간용운소) 씩씩한 곧은 줄기 하늘 높이 솟았는데
知爾貞姿是後凋(지이정자시후조) 맑은 절개 사시(四時)에 푸르렀도다.
月白風淸踈影下(월백풍청소영하) 바람 맑고 달 밝은 밤 댓 그늘 아래서
琴歌罇酒獨逍遙(금가준주독소요) 노래하고 술 마시며 홀로 거닐었어라.



 


 





창원시 석산리 김명윤유품 쌍검




 


이곳 도봉서원에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3호로 지정된 김명윤 유품 쌍검(金命胤遺品雙劍)이 전하는데 용사난(龍蛇亂)의 일등공신인 김명윤(金命胤)선생에게 선조(宣祖)가 직접 내려준 하사품인 검() 2점이다. 이 검은 한쪽 날만 가진 ()형태를 하고 있으나 양날을 가지고 있으며, 검의 등 쪽에 가지가 붙어있고, 손잡이는 나무로 만들었으나 훼손되었고, 나무 손잡이가 없는 검은 길이 73cm, 5.2cm이며, 다른 검은 62cm이다. 이 검은 현재 진주박물관에 기증되어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