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3일 우연하게 경남도청 식당 앞 철조각작품의 구멍에 박새가 새끼를 부화한 것을 알게 되었다. 딱 일주일 후인 20일에는 이소를 하고 사라졌다.
도민의 숲이 끝나는 곳에 벌레를 닮은 철조각품이 세워져 있는데 그 앞에는 불과 6~7m 거리에 쓰레기통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고 의자가 놓여 있어 쉬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새 어미는 눈치껏 먹이를 물고 온다.
어미가 없을 때 가까이 가보니 철통 안에는 어린새 우는 소리가 끝없이 흘러나온다. 구멍 안쪽을 보고 싶어 낮은 사다리를 동원해 올라서서 깊숙한 곳에 튼 둥지와 새끼를 보고자 했지만 보이지는 않았다.
도청을 갈 때마다 이곳을 서성이며 박새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있었다.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멋진 장소에 둥지를 튼 까닭에 부지런하게 먹이를 공급한다면 이 박새는 이소를 하여 많은 가족을 이룰 확률은 매우 높아 보인다.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조용 근처를 지나자 어미새가 바로 옆 소나무에서 요란스럽게 울어대며 고양이가 새끼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다. 고양이가 사라지자 번갈아 가면서 먹이를 주고 간다. 구멍 속으로 들어갈 때는 애벌레와 지렁이 등을 물고 가지만 나올 때에는 새끼의 똥을 입에 물고 나온다.
홍지사의 어이없는 생각으로 경남도청이 교도소가 되어가지만 이 철조각품 속에 둥지를 튼 박새는 새끼를 기르느라 쉴 틈이 없다. 자연은 이처럼 연약해 보여도 끈질긴 생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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