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9/9 창원의집 담장 회화나무>
인간과 나무는 불과분(不可分)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인간의 이기에 의한 활용과 관계를 맺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인간의 이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용당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손에 의해 번식되고 발전하는 감나무도 있지만 이 또한 인간의 이기에 의해 만들어진 기구한 운명의 나무 일 뿐이다.
그런데 창원의 집 담장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회화나무는 인간이 이기를 내려놓고 공존의 길을 택한 특별한 경우이다. 창원시가 삭막한 공단지역에 옛 것을 하나 남겨두자고 하여 보호의 목적으로 사들인 창원의 집을 개조하면서 집의 형태나 배치는 물론이고 집안의 정원도 업자들 마음대로 고치고 재단을 하다 보니 정작 창원에만 있는 옛 가옥형태는 사라지고 선조들의 지혜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옛 창원의 집 담장은 흙과 돌로 이루어진 자연미가 있는 구조였지만 개보수를 하면서 궁궐에나 있을 법한 돌담장을 둘렀고 이로 인해 국적불명의 이상한 모양을 한 고가로 둔갑을 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담장을 설치하려는 곳에 있는 회화나무 한그루를 살려두기 위해 돌담장이 곡선으로 우회한 것은 이 나무의 힘이요 운명일 것이다. 당시 누가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공존이라는 획기적인 사고를 한 사람에 의해 곡선으로 만들어진 돌담장이 오히려 정감이 간다.
<2015/3/16 창원의집 담장 회화나무>
회화나무는 옛부터 신목(神木)으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해온 나무인데 나무에서 나오는 신령한 기운이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하여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여 ‘학자나무’라 불렀다. 회화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곳은 궁궐이나 절 또는 향교, 서원 등 이었으며 임금님이 신하에게 나무를 상으로 하사할 정도로 특별한 나무이다 보니 일반 백성이 함부로 회화나무를 심었다가는 역심이 있다는 죄목으로 목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한다. 이처럼 회화나무를 특별한 집에 많이 심은 것은 잡귀를 물리치는 나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회화나무를 한자로는 괴화(槐花)나무로 표기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발음이 유사한 회화로 부르게 되었다. 홰나무를 뜻하는 한자인 '槐'(괴)자는 귀신과 나무를 합쳐서 만든 글자로 귀신을 쫓고 맑은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우리가 부적으로 사용하는 종이를 만들 때 회화나무의 열매를 달인 물로 염색을 하면 종이가 누렇게 변하는데 이를 괴황지(槐黃紙)라 한다.
콩과 회화나무속 2종중 하나인 회화나무의 학명은 Sophora japonica L.이다. 낙엽활엽교목으로 수평적으로는 남해안부터 함경북도에 이르는 각지, 수직적으로는 남쪽에서 표고 600m 이하, 북부에서는 400m 이하에 분포해 있다. 키는 25m에 달하며 작은 가지를 자르면 냄새가 난다. 잔잎 7~17개가 모인 잎은 깃털처럼 생긴 겹잎으로 어긋나는데 난형(卵形)이며 길이 2.5~6㎝, 너비 15~25㎝이다. 작은 턱잎[托葉]이 있는 잎은 윗면이 녹색, 아랫면이 회색이며, 잎자루는 짧고 털이 있다. 황백색의 꽃은 8월에 꼭대기에서 길이 15~30㎝의 원추(圓錐)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염주와 같이 생긴 열매는 길이 5~8㎝의 꼬투리로 10월에 익는다. 꽃은 괴화(槐花), 열매는 괴실(槐實)이라 하여 약용으로 쓰이고, 목재는 빛깔에 따라 백괴(白槐)·두청괴(豆靑槐)·흑괴(黑槐)로 나눈다. [출처 : 브리태니커]
창원의집 담장 회화나무의 나이는 대략 150년 정도이고, 나무높이는 10m, 가슴높이 둘레 120cm, 밑둥치 둘레는 203cm이다.
회화나무속(Sophora) 2종
고삼 (Sophora flavescens Solander ex Aiton)
회화나무 (Sophora japonica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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