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호수와 노거수

진주 동례리 느티나무의 훼손된 정기

천부인권 2012. 12. 24. 09:55

 

 

 

금곡사거리에서 지방도 제1009호인 월아산로를 따라 약 1.9km를 가면 동례리 마을 회관이 나오는데 회관 뒤편에 경상남도 기념물 제108호인 ‘진주 동례리 느티나무’가 있다. 이 느티나무는 170cm 정도 견치돌로 둑을 쌓아 주변의 논 보다 높은 위치에 심어져 있어 옛날에는 산의 경사면이 끝나는 지점에 심은 것으로 생각된다.

 

 

 

수령이 500년이나 된다는 이 느티나무는 아직도 썩은 부분이 없이 건강한 모습의 수세를 형성하고 있어 우람한 모양을 하고 있다. 큰 느티나무 옆에는 작은 느티나무 한 그루도 자라고 있어 이채롭고, 나무의 뿌리에서 180cm 정도 곧게 자란 후 6개의 가지를 펼치고 있는데 어느 것도 상처를 입었거나 썩은 부분은 없다.

 

 

 

 

이 나무의 안내판에는 동제를 지내던 신목이었으나 ‘새마을운동’을 할 때 미신이라는 미명하에 동제가 폐지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상에 종교라는 것이 미신이 아닌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고유의 형식들이 사라지고 우리 것은 나쁜 것으로 치부하면 결국엔 그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이 훼손되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근본으로 삼고 있는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문화는 한번 버리고 나면 다시 복구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세대의 정신을 연결해 주는 의식과 문화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문화가 곧 돈이요 나라를 이끄는 힘인 것을 다른 나라의 문화를 보면 알게 된다. 작은 마을의 동제는 그 마을 사람들이 다른 동네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임을 알리는 일이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과 협동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의식이다. 그런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무엇으로 동민이 하나가될 수 있는 협동의 무대를 만들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동례리 느티나무 동제는 복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진주 동례리 느티나무

경상남도 기념물 제108호

진주시 금곡면 동례리 1234-10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한 갈잎(가을철에 단풍이 들어 잎이 떨어지고 이듬해 봄에 잎이 새로나는 낙엽수) 큰키나무(喬木)로 대개 26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긴타원형이나 끝 모양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톱니바퀴처럼 되어 있다. 꽃은 이른 봄에 새 잎과 함께 암수 한그루에 피며, 열매가 작고 둥글납작하다.

이곳의 느티나무는 높이 20cm, 둘레 6.1cm, 뿌리둘레 7.8m로서 수령이 약 500년 정도이다. 훤칠하게 뻗어 올라 넉넉한 가지를 편 이 나무는 숱한 비바람과 풍상을 이겨낸 듯, 당당하고 여유 있는 모습니다. 느티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을 앞에 정자나무로 심어 놓고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 겸 마을 수호신목으로 받들어 왔던 나무이다. 이곳 느티나무 역시 옛날부터 마을 사람이 수호신목으로 섬겨 왔다.

동민들은 봄에 이 나무의 잎이 피는 모습을 보고 그 해의 풍흉을 점쳤다고 한다. 모든 가지의 잎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들고 가지별로 시름시름 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 이 나무 밑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왔으나 ‘새마을운동’ 때 미신을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이곳에서 지냈던 동제가 폐지되고 말았다.

 

삼강오륜을 알리는 느티나무

 

진주 동례리 느티나무의 훼손된 정기

 

민족의 애환과 함께한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