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호수와 노거수

처녀가 물동이에 띄워 받쳐다는 충렬사 동백나무 꽃

천부인권 2014. 2. 2. 23:40

 

2014/1/11 충렬사 동백나무군

 

통영시 여황로 251(명정동 1173)에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74호인 통영 충렬사(統營 忠烈祠) 동백(冬柏)나무가 충렬사 안내소인 외삼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길을 따라 일렬로 도열해 있다. 처음에는 4주가 있었으나 1주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1주는 고사를 하여 마삭줄을 심어 죽은 동백나무를 타고 올라가도록 해 두었다. 완전히 살아 있는 것은 이제 두 그루 밖에 없다. 동백나무의 둘레는 1.5m, 높이 6m내 외이고, 사방으로 퍼진 가지의 지름은 7m여나 되며, 수령은 충렬사가 창건되던 때인 1606(선조 39)에 식수된 것으로 추정한다. 아마도 충렬사 입구에 동백나무를 심은 이유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충절이 시들지 않은 채 떨어진 붉은 핏빛 같은 동백꽃을 닮았다하여 심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2010/1/29 통영 충렬사 동백나무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 및 중부 이남의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식물로 서해는 어청도까지, 동해는 울릉도까지 자란다. 특히 통영시의 시목(市木)과 시화(市花)는 모두 동백나무와 꽃인데 동백꽃이 필 무렵이 되면 어민들은 한해의 안녕을 비는 풍신제(風神祭)를 지냈다. 이때 통영명정(統營明井)의 우물을 사용하는데 처녀들이 이고 가는 물동이에는 충렬사 동백나무의 꽃을 띄워서 받쳤다한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거룩한 힘이 바람도 잠재우고 왜적의 침략을 막아 안전하게 어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2014/1/11 충렬사 동백나무군

 

차나무과 동백나무속 6종 중 하나인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L.)는 겸손한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예로부터 대나무와 함께 혼례상에 올려 부부가 평생 함께 오래 살기를 약속하는 징표로도 사용하였다. 그리고 동백나무를 한사(寒士)라고도 하는데 벌과 나비도 없는 한 겨울에 꽃을 피우는 처연함이 가난한 모습으로 비유 되고, 시들지 않은 채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선비의 절개와 같다고 하여 붙어진 이름이다.

 

2014/1/11 충렬사 동백나무군

 

옛날에는 동백나무 씨에서 기름을 짜서 등잔기름·머릿기름 또는 약용으로 쓰기도 했는데 약효로는 강심작용, 항암작용, 장출혈, 자궁출혈, 토혈, 해수, 코피, 대변 출혈, 아메바성 이질, 타박상, 화상, 부스럼, 머릿기름, 식용유, 등유, 유두(乳頭)가 짓물러서 갈라지고 통증이 심한 증상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14/1/11 외삼문 방향, 고사한 동백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