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통영 미륵산 도솔암과 호랑이 이야기

천부인권 2014. 1. 15. 15:52

 

 

<2014/1/11 통영 미륵산 도솔암>

 

 

통영 미륵산(彌勒山 ; 461m) 기슭에 자리한 용화사 주차장에서 직진하는 산길을 택하면 용화사의 부속 암자인 관음사(觀音寺)와 도솔암(兜率庵)으로 가게 된다. 통영시 봉수로 108-145(봉평동 426)를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했지만 찾지를 못해 결국 용화사 주차장에서 산불감시원 아저씨께 물어서 차량이 갈 수 있는 길의 끝에 위치한 도솔암에 도착했다. 오늘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62호로 등록되어 있는 도솔암의 대웅전을 보기 위해 급하게 차를 몰다보니 관음사를 둘러보는 것은 생략을 했다. 그러다 보니 관음사에 있는 경상남도 도유형문화재 제438호 '통영용화사석조관음보살좌상(統營龍華寺石造觀音菩薩坐像)'은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 도솔암(兜率庵)에는 창건 설화가 전해오는데 고려 태조 26(943) 도솔선사(兜率禪師)가 암굴 속에서 참선을 하고 있을 때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입을 벌리고 쪼그리고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선사가 호랑이의 입안을 들여다보니 목구멍에 비녀가 꽂혀 있어 이를 가엽게 여겨 호랑이의 목에서 비녀를 뽑아 주었다. 그 후 어느 날 호랑이가 처녀 하나를 업어 와서 선사 앞에 내려놓고 사라지자 선사는 혼절한 처녀를 깨워 물었다. 처녀는 전라도 보성에 사는 배이방(裵吏房)의 딸로 혼인날을 받아놓고 목욕을 하다 호랑이에게 잡혀왔다고 하였다. 선사가 처녀를 보성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데려다 주었고 처녀의 부모는 도솔선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300백금을 주었다. 그 돈으로 이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도솔암 위쪽에 도솔선사가 호랑이와 함께 기거했다는 천연암굴이 현존 한다.

 

 

 

 

도솔암 입구에 차를 주차하니 이곳에는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했다. 주차장 옆에 세워둔 85층석탑을 배경으로 통영 앞 바다를 담으려 했으나 기대와 달리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도솔사의 입구 좌우에는 돌기둥이 세워져 있고, 그 위에는 사자상과 현무상이 자리를 하고 있다.

 

 

 

 

 

현무상 돌기둥 바로 뒤쪽 땅을 보니 오래 된 묘하게 생긴 돌 조각품이 있어 이것이 무엇일까 요리조리 살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혹시 호랑이 일까?

 

 

 

 

 

도솔암에는 요사채와 대웅전, 선방, 그리고 출입을 금하고 있는 별채가 있다.

 

 

 

 

고려 태조 26(943) 도솔선사(兜率禪師)가 창건했다는 대웅전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62호로 등록 된아담한 모습의 정면 3, 측면 2칸인 팔작지붕 와가이다.

 

 

 

 

도솔암은 도솔선사(兜率禪師) 외 또 다른 성인을 맞았는데 그 분이 한국불교선종을 이끈 효봉스님이다. 효봉스님은 6.25사변 때 상좌 구산(九山)을 데리고 통영 도솔암에서 머물면서 선종의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그 뒤에 미래사를 지어 그 곳으로 옮겨갔지만 도솔암에서 득도한 전설은 지금도 그곳에 남아있다.

 

 

 

 

<도솔암 내부>

 

 

 

선방의 현판에는 동국선원(東國禪院)이라 새겼는데 창건 이후 초음(初音)과 자엄(慈嚴) 등의 고승들이 수도하며 후학을 가르쳐 한때 남방제일선원(南方第一禪院)으로 알려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