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창원 삼진지역 독립운동의 산실 경행재

천부인권 2014. 6. 18. 06:29

 

 

<2014/6/17 경행재 정문>

 

처음 경행재(景行齋)를 보러 갔을 때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제대로 된 사진을 촬영하지 못해 돌아 왔는데 이번에 우연히 들러보니 깔끔하게 보수공사가 끝나 있었다. 하지만 대문이 잠겨있어 담장 넘어서 촬영을 하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오서리 635에 위치한 경행재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3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권양숙 여사의 집안이기도 하다. 그래서 20083월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 경행재에서 "대차고 복 많은 각시 만나 대통령까지 되는 영광을 누렸다"는 인사를 했던 곳이다.

 

 

 

 

 

경행재(景行齋)는 본래 안동권씨(安東權氏) 문중의 회계서원의 지원(支院)으로 18673월에 건립된 건물이다. 건립초기에는 문중의 재실(齋室) 겸 한학 서숙(漢學 書塾)으로 사용되었으나 일제의 강점이 시작된 1910년부터는 사립 경행학교의 교사(校舍)로 사용되었다. 경행학교는 이 지방 신식교육의 전당이었을 뿐 아니라 4·3삼진의거발상지 성구사(4·3三鎭義擧發祥地 誠久祠)와 더불어 민족독립운동의 요람이기도 하여 많은 애국 열사를 배출하였다.

대표적 인물로는 상해임시정부에서 활동하다 순국한 죽헌 이교재(竹軒 李敎載 : 1887.~1933)선생과 3·1독립운동 당시 삼진지구의 주역이었던 백당 권영조의사(權寧祚義士)를 꼽을 수 있다.

 

 

 

<백당 권영조선생 기념비와 성재(誠齋) 권오봉(權五鳳) 선생(1879 ~ 1959) 공덕비>

 

 

 

1927년 일제에 의한 공립보통학교 신설로 폐교 당한 이후에는 지역 행사나 강습장, 회의장 등 지역의 문화시설로 이용되어 왔다. 처음 지어졌던 건물은 4칸 반 규모에 들보 3, 우물마루를 갖춘 팔작지붕 건물이었는데, 19882월에 보수공사를 하면서 누마루가 증축되어 규모가 커지게 되었지만 외관상의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증축한 누마루는 1면만 개방된 마루와 달리 3면이 개방이 되어 있고, 마루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으며, 여름의 지습을 피하고 공동의 집회, 전망, 휴식, 경계, 초소의 역할을 하는 누()가 사랑채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주택에도 도입된 것이다. 누마루는 안에서 밖을 조망하는 공간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해, , 바람도 함께 머무는 장소로 비오는 날 누마루 앞 연못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신선이 사는 곳임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경행재 앞 공간은 예전에 전통장이 섰던 곳이나 지금은 장이 서지 않아 마을 농기구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장터를 지나 도로가 있는 곳으로 나오면 안동권씨세거지라는 표지석과 함께 느티나무가 있어 사람들이 그늘에 쉬어가는 장소로 활용되는 곳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