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섬 여행과 낚시

경남의 섬 여행 두 번째 이야기-거제 가조도와 오량성

천부인권 2016. 9. 26. 13:40



<2014.11.27. 거제 오량성>


봉곡평생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경남의 섬 여행6월에 첫 실리도 탐방을 마치고 두 번째 여행지로 거제 가조도를 선택했다. 가조도는 사등면 성포리에서 가조도 진두를 잇는 加助 連陸橋(가조 연육교)를 건설하여 2009713일 개통하면서 육지로 변한 섬이다. 加助島 玉女峰(가조도 옥녀봉:331.9m)에서는 멀리 웅천만(현 진해)과 앙골포를 조망할 수 있고 진해만(현 진동)과 당동만을 굽어 볼 수 있으며, 칠천도와 괭이바다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조망조건이 좋아 두 번째 섬 여행지로 선택했다. 이 가조도 옥녀봉에서 바라 본 섬들을 창원시를 중심으로 이제 하나씩 찾을 예정이다.




<2016.8.27. 가조도 여행에서 만난 거제 오량성>

 

두 번째 경남의 섬 여행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10명이라 처음에는 두 대의 차량으로 이동을 하려고 했으나 돌아올 때 출발지인 봉곡평생교육센터까지 올 필요가 없는 분이 계셔서 3대의 차량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첫 목적지는 거제대교를 건너 바로 우측길로 들어가면 烏良城(오량성)이 나오는데 이곳 오량성 앞에서 모두 만나기로 했다. 오량성 앞 광장에는 거제를 상징하는 조각탑이 서있어 일행들과 만나기도 좋고 여행안내소와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19911223일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109호로 지정된 오량성은 국도 제14호 선에 접한 거제시 사등면 오량리 814번지에 위치한다. 이곳 烏壤城(오량성)은 거제의 관문으로서 고려시대 역이 있었던 곳이다. 이 역은 고려 말에 일시 폐지되었지만 1425(세종 7)8월에 다시 복원 되었으며, 1500(연산군 6)년에 역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성을 쌓았다고 한다. 아마도 세종 때 오량성의 복원을 주장하고 건의 했던 인물은 축성대감으로 불렸던 최윤덕 장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곳은 沙等面(사등면)의 서쪽 지역이며 ()은 산으로 둘러싸인 좁은 해안평야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매립하여 경작지로 사용하고 있지만 朝鮮時代 前期(조선시대 전기)에는 오량성 근처까지 見乃梁(견내량)海岸線(해안선)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려, 조선시대에 巨濟島(거제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으로서는 최상의 입지적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생각된다.




 


 

고려시대 무신의 난(1170)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의종이 한 때 군사들과 함께 이 성에 머물렀다가 뒤산 정상에 있는 폐왕성으로 피신하였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애초에 이곳에는 고려시대에 오량역을 보호하기 위한 전초 성 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연산군 때 보를 설치하면서 다시 쌓았다.


 


<근래에원한 구간>

오량성은 구조상으로 볼 때 조선 전기 읍성형태를 띠고 있다. 성을 쌓은 방법은 지면에 자갈을 깔아 다진 다음 큰 돌로 받침돌을 쌓고, 그 위에 차츰 작은 돌을 쌓아 올린 형태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등성을 쌓은 방법과 유사하다. 성의 둘레는 1,172m, 높이 2.61m, 5m이며, 성문은 사방 네 곳에 있다. 성은 거의 허물어 졌지만 남아 있는 흔적으로 볼 때 서쪽 문이 정문이었던 것으로 추정 된다. 성 밖에는 적이 쉬게 접근하지 못하게 垓子(해자)를 설치했다. 현재 성 안에는 마을이 들어서 있고 성 밖은 논으로 사용하고 있다. 남아 있는 동문과 북문은 성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마을의 출입구로 이용하고 있다.

거제군지(巨濟郡誌)에는 사등면 오량리에 있는데 주위가 2,150, 높이 13척의 석축성으로 조선 연산군 6庚申(경신)()를 설치하여 관리로 하여금 鎭防(진방)케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출처 : 안내판 및 동아대학교박물관,巨濟 烏壤城址, 1994. 東亞大學校博物館,巨濟市 城址 調査報告書, 1995. ]




<2014.11.27. 거제 오량성>



<2014.11.27. 복원하지 않은 거제 오량성>



<2014.11.27. 거제 오량성 광장의 조각작품>



<2015/11/15 통영 용남면 수도 가는 배위에서 바라 본 가조도>

 

경남의 섬들은 비슷한 특징을 가진 모습을 하고 있는데 두 개의 큰 땅을 잇는 중앙은 좁고 낮은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가조도 인근의 어의도가 그런 모습이고, 추봉도, 비진도, 용초도, 학림도, 연화도, 욕지도, 갈도, 이수도, 창원시 우도 등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소매물도와 연대도와 만지도는 그런 병목 구역이 잘라져 버린 모습을 하고 있다.





가조도 연륙교을 지나 곧장 우측 길로 내려가면 진두마을이 나온다. 이곳은 예전에 뱃길로만 다니던 시절 여객선이 들어오던 곳이다. 우리 일행은 뱃길이 끊어진 진두마을 모습과 한때는 가조도가 통영이었음을 알 수 있는 士人南公文祐 嘉善大夫南公泰祐 淸德不忘碑(사인남공문우 가선대부남공태우 청덕불망비)’라 새겼고, 뒷면엔 歲之戊午四月日 統營郡 龍南面 倉湖里 人員 監董 李再白(세지무오사월일 통영군 용남면 창호리 인원 감동 이재백)’이라 기록한 비석을 보기 위함이었다.

 




계도마을을 지나 어느 듯 남쪽 해안에 다달았고 우리민족의 역사에서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비참했던 흔적을 남기고 있는 吹島(취도)을 만나게 된다. 가조도의 부속섬인 취도의 중앙에는 하얀 탑이 보이는데 이 탑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세운 러일전쟁 승전 기념비이다. 吹島(취도)에 세워진 이 러일전쟁 승전 기념비는 대한제국의 멸망과 현재의 대한민국이 바로서지 못하는 통한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탑은 도고헤이하지로(東鄕平八郞)를 국가 영웅으로 부각시켜 놓은 일제의 잔재 기념물이다.

2008년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탑의 외부에 돌을 쌓아 평화의 상징으로 만든 적이 있었다. 그 후 누군가가 돌을 치워 지금은 탑 외부에 쌓았던 돌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일제를 찬양하는 무리가 있다는 뜻인지 몰라도 뼈아픈 역사를 이용하여 돈벌이로 사용하자는 것은 정신상태가 좋지 않은 발상이다. 나라가 멸망한 통한의 역사는 돈벌이로 희화할 것이 아니라 뼈에 새기는 역사의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취도 뒤 배경이 된 섬은 경남의 섬 여행 첫 번째로 방문했던 창원 실리도이다.





원전과 실리도 사이로 보이는 진해구 모습을 가조도 남쪽 해안에서 남겼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불모산과 웅산, 천자봉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은 씩씩한 기상을 느끼게 한다.





음지도에 세운 솔라타워가 가조도 해안에서 확연히 보인다. 그렇지만 솔라타워 앞에 보이는 섬은 군사시설이 있는 蠶島(잠도)이다.

 


 


하얀 등대가 서있는 이 섬은 칠천도의 딸린 섬인 황덕도이다. 언젠가 섬 여행에서 찾아갈 곳으로 작은 섬이라 낚시를 겸한 여행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한다.


 

 


일행들이 가조도 전망대 아래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이 전망대는 가조도 옥녀봉의 동쪽 방향에 위치를 하고 있어 해맞이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거제도 본섬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일출에 관해서는 큰 기대감은 없는 곳이다. 두 번에 걸쳐 가조도를 찾았던 곳이라 전에처럼 어렵지 않게 등상이 될 줄 알았는데 카메라가방이 이렇게 무거울 줄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임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뱀과 마주한 일행들의 놀라는 비명소리에 앞서 가던 내가 더 놀랐다.





 

북서방향인 거제대교가 있는 견내량의 풍경을 나무 사이에 담았다. 범섬, 싸리섬, 시무섬, 종이섬, 고개도, 등대섬, 해간도 등이 견내량의 빠른 물길을 마주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담지 못한 풍경이지만 20151028일에 남긴 사진이다. 옥녀봉 아래의 마을과 가조도 풍경은 조망한다.





 

가조도 섬의 병목구역인 가조도 노을이 물드는 언덕의 모습이다. 이번 여행을 오후에 출발한 이유는 이 언덕에서 노을이 물드는 광경을 보기 위함이었지만 구름이 너무 많아 실패를 했다.



 


 

옥녀봉 정상에서 무더위가 끝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구름이 열리면서 빛내림이 시작 되었다. 거류산이 배경이 되고 고성 동해면의 바다로 쏟아지는 한줄기 빛내림은 자연의 아름다운 선물이다. 모두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옥녀봉 정상에서 빛내림 현상을 보며>



 

가조도 옥녀봉 정산에는 팔각정을 세워 두어 등산객이 한 동안 쉬어 갈 수 있도록 하였다.

 



 

옥녀봉에서 하산을 하고 노을이 물드는 언덕에서 노을을 구경하기 위해 잠시 머물렀지만 구름으로 인해 포기하고 거제 본섬인 성포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이 되었다. 가조도연륙교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러간 식당에서 오늘 가조도 섬 여행에 대해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압도적 우위를 가진 소감은 어제까지만 해도 무더위와 싸움을 했는데 가조도에서 이처럼 시원한 바람을 실컷 누리게 된 것에 고맙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바닷가 마을인 성포에서 삼겹살을 파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기본 반찬이 경상도식이라 옛 추억을 더듬으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바닷가 마을에서 회 종류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삼겹살을 먹게 되어 의외였지만 음식점 사진을 찍지 않아 맛집으로 소개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