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종남산 봉수대 위치 논란을 보면서 임진왜란 때 최초로 왜군의 침입을 보고했던 가덕도의 봉수대는 어떨까하고 찾아보려고 했다. 지양곡 주차장에서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이 힘든 오르막이라 해서 동행자를 만들어 함께 가려 했지만 다들 시간이 없다한다. 오랜만에 쉬고 있는 안사람과 여행을 해본지도 없고 해서 안사람의 가덕도 여행을 겸하여 연대봉봉수대(해발 459.4m)에 함께 하기로 했다. 처음엔 천가면사무소가 있는 성북동에서 임도를 따라 지양곡으로 갈 계획을 세웠으나 6.25때 전사한 국군용사충혼비와 묘지가 있는 천성언덕에서부터 임도로 차량이 통행을 하지 못해 충혼비와 묘지에 참배만 하고 되돌아 나온 후 천성IC를 통해 지양곡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 천성고개는 가덕도가 섬이었을 때 천성동과 성북동을 걸어서 오가는 유일한 육로였으나 지금은 거가대교로 통하는 천성터널로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와 바다가장자리를 따라 건설된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도로가 있다. 이 천성고개 마루에는 6.25때 전사한 국군용사충혼비와 묘지가 있어 약간의 공원을 조성하고 화장실도 설치를 했다. 예전에 이 천성고개를 지나던 사람들이 고개 아래쪽에서 들고 와서 쌓아둔 돌무지가 있으며 이곳 사람들이 당산나무라 부르는 탱자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이곳 산불초소에 근무하는 분은 자신이 어릴 때 이 탱자나무의 모습과 6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이 똑 같다는 증언도 한다. 이분은 이 탱자나무가 자연현상으로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탱자나무의 이동 경로를 볼 때 누군가 심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탱자나무는 침입을 막는 울타리로 많이 심고 반대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뜻으로 위리안치 하는 집의 담장에 심기도 했다. 천성고개에 탱자나무를 심은 뜻은 악귀나 침입자가 이 고개를 넘어 오지 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고개를 오를 때 목이 마르면 강한 신맛의 탱자열매로 목을 축일 수 있기 때문에 심었을 가능성도 있다.
지양곡주차장에서 가덕도 갈맷길을 따라 연대봉으로 오르는 입구에 ‘호국영웅 백재덕’의 흉상과 추모 시비가 있어 등산객의 호국에 대한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한다. 백재덕 일등중사는 가덕도가 고향으로 6.25사변 때 강원도 금성 서남쪽 약 5.8Km에 위치한 완만한 경사(표고 470m)의 이름 없는 고지인 ‘샛별고지’에서 10여명의 적을 사살한 용맹한 군인정신과 진지를 고수한 전공을 인정받아 1954년 이등상사로 1계급 특진하였고, 태극무공훈장 및 화랑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그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흉상을 건립했다.
이곳 갈맷길 갈림길에서 안사람은 대항과 세바지로 가는 옛길을 따라가고 연대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 위에서 지양곡주차장 일대의 풍경을 담았다.
연대봉을 오르는 갈맷길에는 이정표가 되는 안내판들이 잘 정리 되어 있다. 생각보다 경사는 가파르지 않고 계속해서 17도 정도의 경사가 이어진다. 그리고 황톳길이다.
갈맷길 갈림길에서 출발하여 처음으로 만나는 육각정 전망대까지는 완만한 경사가 지속되었고 이곳까지 대략 1.05km이다. 이제부터 연대봉 엄지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갈맷길 이정표는 정비도 잘 되었지만 ‘스탬프 인정대’를 만들어 갈맷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점이 좋았다.
정상 300m 남은 지점에 깊지는 않지만 두 사람 정도 비를 피할 수 있는 자연 동굴이 있어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정상 200m 지점에서 부터는 점점 돌산길이면서 30도 정도의 가파른 경사를 유지하기 시작한다.
정상 100m 지점에서 대항·세바지로 내려가는 분기점이 있다.
연대봉 엄지바위와 마주한 10m 지점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연대봉의 경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엄지바위는 연대봉의 상징이기도 하며 연대봉의 표식이다. 세바지와 대항 그리고 천수대로 뻗어 내린 산줄기를 전망하며 저 멀리 거제도와 대마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연대봉 엄지바위의 좌측으로는 진우도와 김해를 조망하고 다대포와 몰운대를 볼 수 있다.
무소의 뿔처럼 우뚝 솟은 연대봉 엄지바위는 예부터 이곳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수대가 있던 곳이다.
연대봉 엄지바위 상부에 건설된 봉화대 흔적이 나무 사이로 보인다. 옛 봉수대의 흔적이 아직도 많은 부분 보인다. 이곳 연대봉 정상 산불감시초소에서 산불감시를 하고 있는 허승곤(61세)씨는 성북동 출신으로 어릴 때 이곳 엄지바위 정상에서 제례를 올리고 봉화를 올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당시에는 엄지바위 정상에 밧줄을 매어 두었고 밧줄을 타고 오르면 쉽게 올랐다고 증언했다.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진우도와 녹산과 을숙도를 잇는 서낙동강대교도 보인다.
기도원 방향의 여.
옛 지도의 지명에 나오는 말곶망(末串望)이라 불렸던 응봉의 모습이다. 이곳에 가덕진성에 딸린 봉화대가 있었다고 한다. 1592년 4월 13일(음력) 대마도에서 부산포로 침략해 오는 왜군함대를 최초로 발견하여 보고한 곳이 응봉 봉수대와 연대 봉수대 이다.
연대봉 정상에 건설된 연대봉 봉수대는 과연 역사의 현장인 그 자리에 복원이 되었을까하는 의문을 갖는다. 첫째 연대봉 엄지바위 위의 봉수대 흔적이 그것이고, 두 번째 지금의 복원된 봉수대가 있는 곳에서는 기와 파편이 수집되고 있으며 사각의 모양을 이루고 있어 집터였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복원한 연대봉 봉수대에서 제례행사를 한 후 오방색 띠를 걸어 둔 모습
교남지권지73(嶠南誌卷之七十三) 웅천군(熊川郡)의 기록 중 봉수(烽燧)에 대한 기록은 이렇게 적었다.
加德島烽燧 : 在郡南水路三十五里南望對馬島 東應金海省火禮山相距水路三十里 西應沙火郎山相距水路三十五里
가덕도봉수 : 군에서 남쪽 바닷길로 35리에 있으며, 남쪽의 대마도를 바라본다. 동쪽에 응하는 것은 김해 성화례산봉수이며 서로의 거리는 바닷길로 30리이다. 서쪽에 응하는 것은 사화랑산봉수이며 서로의 거리는 바닷길로 35리이다.
沙火郎山烽燧 : 在郡西南六里 東應加德島 西應昌原余音浦及本郡 長福山相距水路二十五里
사화랑산봉수 : 군에서 서남쪽 6리에 있으며, 동쪽으로 가덕도봉수에 응하고 서쪽으로 창원 여음포봉수에 응하며 본군에서 관리한다. 장복산봉수와 서로의 거리는 바닷길로 25리이다.
高山烽燧 : 東應長福山 南應昌原余音浦 西報昌原城隍山
고산봉수 : 동쪽으로 장복산봉수에 응하고, 남쪽으로 창원 여음포봉수에 응하며, 서쪽의 창원 성황산봉수에 알린다.
長福山烽燧 : 在郡西三十五里 東應沙火郎山 北應報昌原城隍山相距陸路三十五里
장복산봉수 : 군에서 서쪽으로 35리에 있으며, 동쪽으로 사화랑산봉수에 응하고, 북쪽의 창원 성황산봉수에 알리며 서로의 거리는 육로로 35리에 있다.
城山烽燧 : 燕山丙寅移加德島烽燧于此
성산봉수 : 연산(제비산)에 있던 것을 병인년에 가덕도봉수로 이전했다.
연대봉 봉수대의 뒤쪽 모습
천성연대봉수(天城煙臺烽燧)-웅천현 읍지의 봉수 편
현에서 남쪽으로 수로 35리 지점에 있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대마도를 바라 볼 수 있다. 동쪽으로는 김해 성화례 봉수대로 알리며 거리는 수로 30리가 되고, 서쪽으로는 본 현의 사화랑 봉수대로 알리며 수로 35리가 된다.
[在縣南水路三十五里 南望對馬島 東報金海省火禮烽燧相距水路三十里 西報縣沙火郞烽燧相距水路三十五里]
봉수대의 뒤편은 조금 더 높은 위치이고 정 중앙에는 국립지리원에서 심어둔 대삼각점 동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 주위를 둘러싼 돌 모양은 둥근 형태로 봉화대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지금의 봉화대 위치보다 훨씬 높다. 봉화대와 집터가 함께한 것으로 보이는 연대봉 봉수대는 집터와 봉수대의 위치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옛 봉수대의 흔적
가덕도 천성연대봉수→ (12.88km)웅천 사화랑봉수 →장복산봉수→ (10.87km)장복산봉수 실체→고산봉수→ (9.6km)창원 성황당봉수→ (13km)칠원 안곡산봉수 →영산 소산봉수1, (15.16km)영산 소산봉수2→ (4.58km)창녕 여통산봉수 → (14.35km)창녕 합산봉수 [봉수노선 제2거 간봉(6)]
가덕도 천성연대봉수 ⇔ 부산 강서구 성화례산봉수 ⇔ 김해 분산봉수 ⇔ 김해 자암봉수 ⇔ 밀양 백산봉수 ⇔ 밀양 종남산 봉수대 ⇔ 밀양 추화산봉수 ⇔ 밀양 상동 분항봉수 [제2거 간봉(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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