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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부북면 위양리 안동권씨 완재정 宛在亭

천부인권 2018. 4. 17. 08:54

2015.5.7. 밀양 위양리 위양지 완재정 풍경

밀양시 부북면 위양로 273-36은 위양못 속의 안동권씨의 완재정(宛在亭)이 있는 곳이다. 위양못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67호로 신라시대에 축조 될 당시엔 제방(堤防)의 둘레가 4.5리(里)에 달하였으나 현재 위양못의 규모는 62,790㎡(18,755평)으로 축소된 모습으로 남아있다. 밀주구지(密州舊識), 위양동 조(位良洞 條)에 의하면 임진왜란으로 파괴된 제방을 1634년에 밀양 부사 이유달이 다시 쌓은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위양지에는 못 가운데에 다섯 개의 작은 섬이 있고 작은 섬들과 제방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완재정이 있는 섬에는 이팝나무가 꽃을 피우면 밀양팔경의 몽환적 아름다움을 뽐내게 된다. 저수지라는 경제성과 연못으로서의 경승지적 성격을 아울러 가진 위양지는 현재까지 안동권씨 집안에서 관리하고 있다. 5월에 완재정이 있는 섬에 이팝나무 꽃이 피면 그 아름다움은 절정으로 치닫고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가 된다.

 

 

완재정(宛在亭)은 학산(鶴山) 권삼변(權三變)이 양야지(陽也池)의 작은 섬 다섯의 경치가 중국의 양양(襄陽)과 같다 하여 집을 짓고자 완재정(宛在亭)이라는 시를 남겼더니 300년 후에 8세손 우중(友中) 만석(萬錫)과 9세손 중영(重英) 중우(重禹) 병석(秉錫) 중기(重琦) 등이 공의 유지(遺志)를 추모하여 고종 경자년(1900)에 창건한 집이다.

 

완재정(宛在亭) 편액

 

宛在亭原韻 완재정 원운
澤國回環大野頭 못이 있는 지역이 큰 들판 머리를 빙 둘렀으니
遡淙鎭日坐孤舟 거슬러 쫓아 다니느라 왼 종일 외로운 배에 앉았다.
勢撼兩厓呑活水 형세는 두 언덕을 흔들어 활수를 머금었고
功成九仞立中流 공로는 아홉 길을 이루어 중류에 섰네.
自憐遼鶴懁華表 요동학이 화표에 돌아온 것이 스스로 가련하고
堪愛秦葭在露洲 진나라 갈대의 이슬이 섬에 있는 것이 매우 사랑스럽네.
欲起一亭餘有地 한 정자를 일으킬 땅이 넉넉하게 있으니
晩年無事狎閒鷗 늘그막에 일이 없어 한가로운 갈매기를 사랑한다네.
鶴山 학산

 

 

宛在亭記
密陽二十里有華嶽山 山下有位良里  里前有陽也池 一稱陽良池 周回四十里 中有五嶼 其沃千頃 四堤此佳木異卉 粤自羅麗時 爲生民利澤之源 隱者盤桓之所也 我宣廟時 鶴山權公諱三變 自丹城來居本里 而樂本池襄陽之習氏 嘗欲作亭 以宛在名之 詩卽成 而屋未就 爲子孫恨者 百年矣 歲庚子 友中重英重禹萬錫秉錫重琦等 始乃就 五嶼中一嶼 成其遺志 爲屋三間 具方舟 以通往來 功旣訖 遣重魯泰直請記於余 噫 余每於蒹葭章諷詠之涵濡之 所謂伊人 果如宛在水中央 而欽艶之不已 然不言伊人之謂何人 故祗認得爲隱賢如考槃之碩人 白駒之嘉客 而尙恨猶有一重膜也 今在宛在亭 則不然一 而壬辰勇士童汪若之權鶴山宛在水中央也 二溯遊而壬辰孝子江革若之權鶴山宛在水中沚也 二溯遊而壬辰節士洪皓若之權鶴山宛在水中坻也 假使靑邱有閭巷之歌 不當止云 所謂伊人 而不知爲何所指之歎也 然汪及江及洪 經史書之 時君獎之 烈赫赫 名流千祀 惟鶴山公 以若之若 至今沈晦 不得褒揚 一亭之外 終始有所謂伊人也 雖以亭上言之 語其跡則宛在水中央 考其世則遙遙華表 不啻爲道阻且右也 余故悲之 不辭其請 而作宛在亭記 如此 以代蒹葭詩三章 仍竊有感焉 夫山林川澤 天下之公物也 吾心旣公 則物爲我物 不然則我自我 而物自物 欲公吾心 惟道而已 道者何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此則吾與其子孫 共勉焉
上之四十年癸卯 小雪節
通正大夫 前行承政院同副承旨 兼經筵參贊官 春秋館修撰官 李晩燾 謹記

 

완재정기(宛在亭記)
밀양시내에서 20리에 화악산(華嶽山)이 있고, 산 아래 위양리(位良里)가 있으며, 동네 앞에 양야지(陽也池)가 있는데 양양지(陽良池)라고도 부른다. 주위가 4, 5리이고 가운데 작은 섬 다섯이 있으며, 수많은 전답에 물을 대고 사방 둑에는 모두 아름다운 나무와 화초가 있어, 지난 신라와 고려시대에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근원이었으며, 은자가 소요하던 곳이다.
우리 조선시대에 학산(鶴山) 권공(權公) 휘 삼변(三變)이 단성(丹城)에서 본 동네로 와서 살면서 본 못이 중국 양양(襄陽)의 습씨지(習氏池)*¹와 같음을 즐겨, 일찍이 정자를 짓고자 하여 완재정(宛在亭)이라 이름을 지었는데, 시는 이미 완성하였으나 집은 짓지 못하여 자손들의 한이 된지 백 년이었다. 경자년(1900) 우중(友中) 중영(重英) 중우(重禹) 만석(萬錫) 병석(秉錫) 중기(重琦) 등이 비로소 다섯 섬 중 가운데 작은 섬 하나에 그 조상이 남긴 뜻을 이루어 집 세 칸을 짓고 네모진 배를 구비하여 왕래하도록 하였다. 공사를 마치고 나서 중로(重魯)와 태직(泰直)을 보내어 내게 기문을 청하였다.
아아, 나는 매양 ‘시경(詩經)’ ‘겸가(蒹葭)’*²장을 읊조리면서 젖어들어 이른바 ‘그 사람’이 과연 ‘완연히 물 가운데 있는’ 듯함을 흠모하여 마지않았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단지 「고반(考槃)」 시의 석인(碩人)*³이나 「백구(白駒)」 시의 가객(嘉客)*⁴과 같이 현자로 은거하는 사람인 줄로만 여기면서도, 아직까지 한 겹의 얇은 막이 막고 있는 것처럼 한스러웠다. 이제 완재정(宛在亭)에 있으면 그렇지 않아서, 한 번 물 따라 노닐면 임진왜란 때 용맹한 동자 전사 왕기(汪錡)와 같았던 권학산이 완연히 물 가운데 있는 듯하고, 두 번 물 따라 노닐면 임진왜란 때 강혁(江革)*⁵과 같았던 효자 권학산이 완연히 물 가운데 섬에 있는 듯하며, 세 번 물 따라 노닐면 임진왜란 때 절사(節士) 홍호(洪皓)*⁶와 같았던 권학산이 물 가운데 모래섬에 있는 듯하다. 가령 청구(靑邱) 땅에 길거리의 민요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른바 그 사람’이라고 하면서 누구를 가리키는지 모르는 탄식은 없었으리라. 그러나 왕기와 강혁, 홍호는 경전과 역사에 기록되었고 당대의 군주가 권장하여 열렬하고 혁혁하게 천년토록 이름이 전해오는데, 오직 학산공은 그저 그렇게 지금까지 숨겨져서 포창되지 않았기에, 정자 하나 외에는 끝내 이른바 그 사람으로 있었다. 비록 정자로 말하더라도 그 자취를 말하자면 완연히 물 가운데 있고, 그 시대를 살펴보면 화표주의 전설 속에 아득함은, 길이 막히고 궁벽한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내 그러므로 슬퍼하여 그 청을 사양하지 아니하고 이렇게 완재정기를 지어 '겸가'시 3장을 대신하고, 이로 인하여 가만히 느낌이 있다. 무릇 산과 숲과 내와 못은 천하 공공의 물건이다. 내 마음이 이미 공정하다면 물건은 내 물건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혼자 나이고 물건은 절로 물건일 따름이다. 내 마음을 공정하게 하자면 도(道) 뿐이다. 도란 무엇인가? 공자께서 냇가에서 말씀하기를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아서 밤낮으로 쉬지 않는다”고 하셨다. 이것은 나와 그의 자손들이 함께 힘쓸 것이다.

주상 40년 계묘(癸卯, 1903) 소설절(小雪節)
통정대부(通正大夫) 전행승정원동부승지(前行承政院同副承旨)
겸경연참찬관(兼經筵參贊官) 춘추관수찬관(春秋館修撰官) 이만도(李晩燾) 근기(謹記)

 

*습씨지(習氏池) : 중국 진나라 양양지방의 토호였던 습씨(習氏) 일족은 정원을 잘 꾸며 좋은 연못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죽림칠현이 한 사람인 산도(山濤)의 아들 산간(山簡)은 이들의 연못을 좋아하여 노닐며 이름을 고양지(高陽池)라 하였다는고사가 전한다.
*²겸가(蒹葭) : 시경(詩經) 진풍(秦風)의 시 “갈대가 창창한데 흰 이슬 서리되네, 이른바 그 사람은 물 저쪽에 있는데 물길 거슬러 따르자니 길이 막혀 길지만, 물길 따라 따라가니, 완연히 물 가운데 있네.(蒹葭蒼蒼 白露爲霜 所謂伊人 在水一方 遡洄從之 道阻且長 遡游從之 宛在水中央)” ‘완재정(宛在亭)’이란 이름은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취하였다.
*³고반(考槃) 시의 석인(碩人) : 시경(詩經) 위풍(衛風)의 ‘고반(考槃)’ 시에 나오는 석인(碩人)은 궁벽한 곳에 은거하여 덕성을 함양하는 군자를 가리킨다.
*⁴백구(白駒) 시의 가객(嘉客) : 시경(詩經) 소아(小雅) ‘백구(白駒)’ 시는 조정에 뜻을 얻지 못하여 떠나는 현자를 만류하여 머물도록 권하는 시인데 가객(嘉客)은 현자를 가리킨다.
*⁵강혁(江革) : 중국 후한(後漢) 때 사람으로 난리에 어머니를 모시고 파난하며 도적떼를 감동시키는 효행으로 거효(巨孝)라 불렸던 인물이다.
*⁶홍호(洪皓) : 중국 남송(南宋) 때 사람으로 금(金)나라에 사자로 갔다가 15년 동안 억류되어 있으면서 끝까지 절의를 굽히지 않고 마침내 송나라로 되돌아 왔다.

 

[출처 및 참조]

국역밀양누정록(2008.2.29)-밀양문화원

 

謹追次
萬斛淸漪止水頭 일만 섬의 맑은 물결이 그친 물머리에
綠楊深處繫扁舟 푸른 버들 깊은 곳에 조각배를 매어 놓았네.
秋生葭露懷先蹟 가을이 되어 갈대에 이슬이 내리니 선조의 자취가 생각나고
境做蓬瀛逈俗流 경계가 봉래산과 영주산을 만드니 속된 것이 멀도다.
四面靑山屛活畵 사면이 푸른 산이어서 살아 있는 그림 병풍 같고
一天明月鏡磨洲 한 하늘 밝은 달은 거울을 깔아 놓은 듯한 물가로다.
若知這裏無窮意 만약 이 속의 무궁한 뜻을 안다면
試看波心泛泛鷗 시험삼아 물결 가운데 떠있는 갈매기를 보아라.
七世孫 相奎      7세손 상규

 

謹追次

一沼中央一嶼頭 한 연못 가운데의 섬 머리에

東風陡倚木蘭舟 봄바람이 갑자기 목란주에 기대었네.

庚子新春屋始就 새봄에 집을 처음으로 지었고

壬辰遺蹟水長流 임진년에 남긴 자취는 물처럼 길이 흘렀네.

樹老孱仍追感地 나무가 늙은 곳은 자손들이 추억하고 느끼는 땅이요

葭蒼游客溯從洲 갈대가 푸른 곳은 헤엄치는 손님이 거슬러 붙좇던 물가이네.

湖山自此專呈美 호수와 산이 이로부터 오로지 아름다움을 나타내니

自在魚魚自在鷗 물고기는 물고기대로 갈매기는 갈매기대로 있구나.

八世孫 重魯     8세손 중노

 

萬境中間一點頭 만 이랑 중간 한 점 머리에
浮家不必是方舟 물에 뜬 집이 반드시 이 모난 배는 아니라네.
白雲時向樽前渡 흰 구름은 때때로 술통 앞을 향해 건너가고
明月長懸鏡裏流 밝은 달은 길이 거울 속에 흐르는 물에 매달려 있네
天地人居元樍水 하늘과 땅에 사는 사람은 원래 물을 쌓았고
古今吾道在滄洲 예전과 지금의 우리 도는 창주에 있었다.
幾回到此機心盡 몇 번이나 여기에 이르러 기심이 다했던가.
任爾翩翻自下鷗 너 날개 파닥이며 저절로 내려오는 갈매기에 맡겨두네.
曺兢燮             조긍섭

 

澤服神邱少擧頭 못 가운데 신령스런 언덕이 조금 머리를 드니
虛明一閣坐如舟 희미한 집 하나가 배처럼 앉아 있구나
水通銀漢疑仙界 물이 은하수를 통했으니 신선의 세계인가 의심이 가고
花落桃源絶俗流 꽃이 도원에 떨어졌으니 속류가 끊어졌네.
隱者盤旋爰得所 은자가 물이 빙 돌아 구부러진 장소를 얻었고
伊人消息宛中洲 그 사람의 소식이 가운데 섬에 완연하네
祈今誰是忘機者 다만 지금 누가 기미를 잊은 사람일까.
無使驚飛欲下鷗 내려 오고자 하는 갈매기로 하여금 놀라 날지 말게 할지어다.
聞韶 金道和 稿   문소 김도화 짓다.

 

宛在亭用舊韻
伊人宛在碧欄頭 그 사람이 완연하게 푸른 난간에 있어서 
迬劫迷忘馬海舟 지나간 세월이 대마도의 배를 아득하게 멀리했네.
刃逼只知將老母 칼날이 닥쳐도 오직 늙은 어머니 업을 줄 알았고
酋頑猶許匪凡流 완악한 해적도 오히려 범류가 아님을 허락했네.
會逢丹詔靑龍歲 마침 갑진(1604)년에 나라의 붉은 조서를 만나서
歸臥蒼葭白露洲 돌아와 푸른 갈대 흰 이슬내린 물가에 누웠네.
爲訊當年游釣跡 위해서 당시의 멱감고 낚시질하던 자취를 물으니
長堤歷歷證眠鷗 긴 둑에 또렷하게 잠자는 백구가 증거로다.
光州 盧相稷 謹稿  광주 노상직 삼가 짓다.

 

2015.5.7 완재정(宛在亭)의 다양한 편액들

 

溯想遊風倚檻頭  유풍을 거슬러 생각하면 좁은 마루 머리에 기대니
伊人不見有孤舟  그 사람은 보이지 않고 외로운 배가 있다.
天藏地秘斯亭美  하늘이 간직하고 땅이 감추었는데 이 정자가 아름답고
古往今來大澤流  예전으로 가고 지금으로 오는데 큰 못이 흘렀다.
兩岸蒼葭淮舊蹟  두 언덕의 푸른 갈대는 옛 사적을 생각하고 
一山明月暎芳洲  하나의 산에 밝은 달은 방주를 비췄다.
箇中淸趣知何在  이 가운데 맑은 취미는 어디 있는지 알겠는가?
指向沙村問白䳼  다만 모래 마을을 향해서 흰 갈매기에 묻노라.
孫 中憲         자손 중헌

 

山拱水環倚檻頭  산을 끌어당기고 물을 둘러 좁은 마루에 머리 기대니
觀魚容易不方舟  물고기 보기가 용이함이 꼭 방주만은 아니라네
天將顯裔揚先美  하늘은 어진 자손을 가지고 조상의 아름다움을 드날리고
地域名區付隱流  땅도 또한 이름난 구역으로 은사의 무리에 부쳤네
滿戶雲遊移宿嶼  문에 그득한 노는 구름은 섬에 옮겨서 잠자고
迊堤樹老倒沈睡  둑을 두른 나무는 늙어서 물가에 거꾸러져 잠겼다.
鎭日溯洄人宛在  하루 종일 거슬러 올라감에 사람이 완연하게 있으니
當年樂意問閒䳼  당시의 즐거운 뜻을 한가한 갈매기에게 묻노라
李承九 謹稿    이승구 삼가 짓다.

 

突兀孤亭小嶼頭  우뚝하게 높은 정자 작은 섬 머리에
主翁幽興釣魚舟  주인 늙은이는 고기 낚는 배에서 유흥을 즐기네
萬林蓊鬱如無地  일만 수풀이 성하니 땅이 없는 것 같고
一水渟泓不見流  한 물이 괴어 깊으니 흐르는 것을 보지 못했네
遠客同隨車雨下  먼 데 손님은 함께 수레 비 내리는데 따라가고
伊人宛在露葭洲  그 사람이 완연하게 이슬 내린 물가에 있네
倚欄欲問前塵事  난간에 기대어 앞 띠끌 일을 묻고자하니
鶴去山空泛彼鷗  학은 가고 산은 비어 저 갈매기가 떴다.
李是哲           이시철

全局雲烟水上頭 완전한 판국의 연기가 물 위에 머리인다
幾人遊覽涉扁舟 몇 사람이 유람하는데 작은 배로 건너는고
千年氣積開眞境 천년의 기운을 쌓아서 참다운 지경을 열었고
百世風高警俗流 배 대 바람이 높아 속류를 깨우치네
幽絶林巒相拱處 수풀과 산이 서로 팔짱을 끼는 곳에
蒼凉葭露可居州 푸르고 서늘한 이슬 머금은 갈대에 가히 살만한 물가이네
此間亦恐漁郞覓 이 사이에 또한 고기 잡는 사람이 찾을까 두려워해서
故戒桃花唱白鷗 짐짓 복숭아꽃을 경계하여 흰 갈매기를 불렀다.
黃稌敬 次   황도경 차

 

列嶼孤亭出水頭  벌려놓은 섬에 외로운 정자가 물머리에 나와서
閑來乘興看漁舟  한가함에 흥을 타서 고기잡이 배를 본다.
夜深明月中央在  밤이 깊어 밝은 달은 중앙에 있고
天近浮雲上下流  하늘 가깝게 떠 있는 구름은 아래위로 흐른다.
從古名區離俗界  예로부터 이름난 땅은 속세를 떠난 세계이니
至今精采滿空州  지금에 이르도록 생기 넘치는 빈 물가에 가득찼다.
蒼葭白露無窮意  푸른 갈대 흰 이슬에 무궁한 뜻이 있으니
盡日憑欄點鷺鷗  하루 종일 난간에 기대어 백로와 갈매기를 가르킨다.
八世孫 秉錫      8세손 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