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봉수대

거제 강망산봉수를 찾아

천부인권 2018. 5. 8. 06:09



2018.5.5. 덕포교차로에서 본 강망산봉수


봉림동에는 어린이날 행사가 있어 오전에 잠시 들렀다가 이맘때면 경남지역의 이팝나무가 꽃을 피우는 시기라 경상남도기념물 제95호로 지정 된 거제 덕포동의 이팝나무 꽃도 볼 겸 거가대교로 갔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휴가가 시작되는 날이라서 그런지 거가대교의 시작점인 가덕대교 입구에서부터 차량이 밀리기 시작해서 거가대교 휴게소까지 서다가다를 반복했다.
거가대로에서 덕포교차로로 빠져 나온 후 오늘의 목적지인 거제 강망산봉수(巨濟 江望山烽燧 해발 228m)가 있는 방향으로 사진을 남겼다.




2018.5.5. 남쪽 덕포마을에서 본 강망산봉수


거제 덕포동 이팝나무를 촬영하고 강망산봉수로 향하던 중 덕포마을 편의점에서 물을 한병 사고 난 후 다시 강망산봉수가 있는 강망산을 사진에 남겼다.
거제 강망산봉수(巨濟 江望山烽燧 해발 228m)에서 웅천 천성연대봉수(熊川 天城煙臺烽燧 해발 459.4m)는 동북(東北) 방향으로 16.26km 거리에 있다.
거제 강망산봉수(巨濟 江望山烽燧)에서 거제 옥녀봉봉수(巨濟 玉女峰烽燧 해발 226m)가 위치한 곳은 정남(正南) 방향에 있으며 직선거리로 6.54km이다.




2018.5.5. 강망산봉수를 찾아가는 등산로 입구


덕포동 삼거리 옆 작은 공터에 주차하고 강망산으로 올라가는 철제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철제계단은 덕포동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확장 개설하면서 절개지가 생기자 등산로를 확보해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였다. 철제계단의 길이는 약 120m이다. 계단 옆으로 이어진 절개지에는 낭아초(狼牙草)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제계단의 중간 정도에서 마을을 돌아보니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나타난다. 등산로 입구에서 강망산봉수까지는 약 0.7km이고 조금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산 위에서 사람소리가 들려 등산객이 있는가하고 생각했는데 마을 아주머니들과 아저씨가 산나물 채취를 해서 비닐 봉투에 제법 많은 양을 들고 내려온다.





0.3km 봉수대 안내표지가 있는 곳까지 오르는 동안 금난초가 군데군데 꽃을 피웠고 노린재나무도 꽃을 피워 특유의 향기를 내 뿜었다. 이곳 등산로에서 예전에 대마도에서 본 발풀고사리 군락을 보았는데 새순이 돋아나는 지금엔 누렇게 말라가는 것이 많았다.





이제 조금만 쉬었다 갈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강망산봉수가 눈앞에 나타난다. 강망산봉수대 진입하는 곳엔 굴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봉수대자료집에 나왔던 것과 달리 연조부(煙竈部)는 없고 돌무더기만 쌓아 두었고 위에는 평면을 만들어 두었다.





강망산봉수 옆에는 봉분만 있고 별다른 장식이 없는 “학생영일정공갑영지묘(學生迎日鄭公甲永之墓)라 새긴 비가 있는 민묘가 있다. 아마도 가장 물기가 없는 명당을 찾다가 봉수대가 있는 이곳에 묘를 쓴 모양이다.





이곳 강망산봉수대에 세운 안내판에는 이처럼 적었다.
『거제 강망산 봉수대(巨濟 江望山 烽燧臺)
지정 : 경상남도기념물 제202호(1998.11.13.)
소재지 : 거제시 덕포동 산 37번지 (해발 228m)
면적 : 11,530m²
-중략- 이곳의 봉수대는 언제 설치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옥녀봉의 봉수대와 구조상 유사하여 그것과 같은 시기의 것으로 추정 된다. 이곳 봉수대는 조선시대 다섯 곳의 주요 봉수로(烽燧路) 중에서 동래(東來) 다대포(多大浦)에서 시작하여 서울에 이르는 제2 봉수로에 속하는 곳이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나오는 율포의 가을곶 봉수대가 이 봉수대로 추측된다. 봉수대는 대부분 무너져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2018.5.5. 강망산봉수대 상부 모습


2001년 동아대학교박물관에서 지표조사를 하고 2005년 동아문화연구원(현 동아시아문화재연구원)에서 시굴 조사하여 복원한 강망산봉수는 연대와 연조를 이룬 것이었으나 지금은 연대만 남아 있는 모습이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행한 경남지역봉수Ⅱ에 의하면 “출입구시설은 북동 모서리에서 서벽 상단의 남쪽부로 돌아가는 나선형의 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대 상부의 연소실 내부는 단면 ‘凹’자 형태를 띠고 있다 연소실의 평면 형태는 북쪽이 약간 넓고 둥그스름하며, 남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다가 중앙부를 지나면서 다시 넓어지는 복주머니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규모는 동서 길이 50m, 남북 길이 6.5m 내부바닥에서 연대 최상단까지의 높이는 2.2m이다. 연소실 내부에는 크게 3개의 구조물이 확인되고 있는데, 연소실의 내부는 저장소 혹은 작업대로 사용한 남쪽부와 마사토로 이루어진 북서 판축물, 그리고 북동 모서리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동 모서리 공간은 2차 연조부(煙竈部)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복원된 봉수는 연대, 연통으로 되어 있다.”고 했으나 지금은 연통은 없다.




2018.5.5. 강망산봉수대 연통이 없는 모습


단종2년(l454)『세종신록』「지리지」경남도 진주목 거제현 봉화조에는 “거제현에는 봉화가 가라산 한곳에 있는데, 현의 남쪽 해변에 있으며 서쪽으로 고성의 미륵산봉화와 연락한다.”
「世宗寶錄」卷150「地理志」慶尙道晉州收巨濟縣烽火條 [烽火一處加羅山在縣南每邊 西準固城彌勒山]


중종25년(1530)에 발행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제32권 거제현(巨濟縣) 봉수 편에는 이처럼 기록했다.
계룡산봉수(鷄龍山烽燧) 남으로 가라산에 응하고 서쪽으로 고성현 미륵산에 응한다.
가라산봉수(加羅山烽燧) 북쪽으로 계룡산에 응한다.
[鷄龍山烽燧 南應加羅山 西應古城彌勒山, 加羅山烽燧 北應鷄龍山]


철종 7년(1864) 김정호가 발행했다는「대동지지」경상도거제현에는 “가라산 초기에 남으로 30리에 있는 대마도를 망보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가배량의 등산에도 설치하고, 가배량의 남쪽에 망대를 설치했으며, 옥포의 옥림산에도 설치했고, 지세포의 눌일곶, 율포의 가을곶에도 설치를 했다.”
「大東地志」慶尙道巨濟縣 [加繹山 初起 南三十里望對馬島 最近 權設登山加背梁 權設南望加背梁 權設玉林山玉浦 權設訥逸串 知世浦 權設柯乙串 栗浦]


이러한 기록을 보건대 이곳 강망산봉수대는 옥녀봉봉수(玉林山玉浦)를 만들 당시 함께 만든 “율포의 가을곶(栗浦 柯乙串)”으로 보고 있다.
당시 거제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가라산(加羅山 해발585m)은 안개가 발생하거나 날씨가 흐리면 관망을 잘 할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해발 200m 내외의 낮은 지역에서 관측하는 것이 더 용이했을 것이다.




처음 복원한 강망산봉수는 연조가 있는 모습이다.



강망산봉수의 평면도


* 거제 강망산봉수 거제 옥녀봉봉수거제 가라산봉한산도 한배곶봉수 통영 미륵산봉수 통영 우산봉수 고성 천왕점봉수고성 곡산봉수 ⇔  창원 가을포봉수 ⇔ 함안 파산봉수 ⇔ 의령 가막산봉수 ⇔ 초계 미타산봉수 합천군 미숭산봉수[봉수노선은 제2거 간봉(2)]




2018.5.5. 강망산봉수에서 본 가덕 천성연대봉수


강망산봉수에서 북쪽방향인 가덕수로 넘어 바라보는 가덕도 천성연대봉수대는 뿌연 안개 때문에 밝지 못했다. 가덕도 천성연대봉수대의 엄지바위는 이곳에서도 그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진해구 용원방향을 보니 백사도는 수반위의 돌 같고 삼형제 섬이라 불리는 대죽도, 중죽도, 미박도가 거가대교와 함께 그림이 되었다. 이 아름다운 강산이 피눈물을 흘렸던 임진란(壬辰亂) 때 저 가덕수로의 통곡을 어이 떠올리지 않을 손가.





남으로 눈을 돌리니 양지암등대가 괴암과 어울려 아름다운 표식이 된다. 지금도 볼락, 감성돔이 잘 올라오는 바다낚시의 명당 터이다.





강망산봉수대에서는 주위의 나무들로 인해 남·서방향의 풍경을 볼 수가 없어 산 아래쪽 전망이 되는 곳에서 덕포마을과 저 멀리 거제의 진산이라는 계룡산(鷄龍山 해발 570m)이 보인다.





정남방향을 보면 옥녀봉과 옥녀봉봉수대의 위치가 조망 된다. 아마도 이곳 거제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강망산봉수는 옥녀봉봉수와 마주하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가라산봉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옥포만의 절경과 함께 옥녀봉봉수대를 마주하는 강망산봉수는 우물이 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덕포마을에서 생필품 및 물을 지게에 지고 날랐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및 참조]

경남지역의 봉수Ⅱ-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2013.11.30.)
조선시대의 연변봉수-김주홍(20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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