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변방에서 자신의 본래 이름까지도 빼앗겨버린 비운의 지역이 진동면일 것이다. 고래로부터 사람이 터를 일구어 살아온 진동면은 일제에 의하여 마지막 자존심인 지명까지도 현재의 진해시에 빼앗겨버렸고, 마산의 외곽에서 마산시를 보조하거나 거제나 통영, 진주로 지나는 통로 정도로 인식되어 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적 제472호로 지정된 진동리 유적(鎭東理 遺蹟)지는 먼 과거에도 사람들이 살만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44호로 지정된 진해현 관아(鎭海縣 官衙)가 말해주듯이 일제침략기 전에만 하더라도 문화, 교통, 행정을 아우르는 강력한 지방중심 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진해현 관아 및 객사 유지(鎭海縣 官衙 및 客舍 遺址)를 찾아서 진동을 가보니 이곳에 살고 있는 분들도 여기가 진해임을 모르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했는데, 마침 한분이 “여기가 진해 맞아요.” “요 아래 학교가 있는데 그곳에서 물어보면 아마 알 수 있을 거요.”라며 길을 알려 준다. 골목길을 따라 가니 흙담장을 한 기와집이 보인다. 물어 볼 것 없이 이곳이 진해현(鎭海縣)이 구나라고 생각 했다.
<담장을 보수한 것 같다. >
입구에는 14개의 비석군이 담장을 따라 일렬로 서있고 단아한 대문을 지나니 잔디가 깔린 마당이 나온다. 동헌(東軒) 이란 현판이 붙어있는 7칸의 근엄한 건물이 팔작지붕의 화려함을 자랑하면서 서있다. 동헌의 기둥은 배흘림기둥으로 만들어 졌다.
<비석군>
<동헌 전경, 잔디를 심어 모습은 좋아 보이지만 나무로 만든 건물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도 있다.>
이곳의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진해현 관아 및 객사 유지(鎭海縣 官衙 및 客舍 遺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44호
마산시 진동면 진동리 477
진해현 관아(鎭海縣 官衙)와 부속건물들은 1832년(순조32)에 진해 현감(鎭海 縣監) 이영모(李寧模)가 건립하였다고 한다. 현재 진해현 관아에는 지방의 수령이 업무를 집행하던 동헌을 비롯하여 부속건물이 남아있다. 그러나 각기 다른 경역(境域)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건립 당시의 배치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지금의 배치로 유추해 보면 동헌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사령청(使令廳), 왼쪽에는 객사(客舍), 앞쪽에는 마방(馬房)과 형방소(刑房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해현 관아는 조선 후기에 건립된 관아 중에서도 동헌과 그 부속건물을 두루 갖추고 있는 희귀한 예이다. 따라서 건물배치나 건물형식, 기능 등 조선 후기 지방관아 건축을 연구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중요 건물들이 여러 차례 보수되었고, 객사가 1983년 불에 타 없어졌기 때문에 관아의 원래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헌의 모습>
객사가 있었던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는 없었고, 담장 넘어 학교 운동장 어디에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지금 진동면주민센터가 사령청(使令廳)과 동헌 사이에 현대식 건물로 존재하는데, 아쉽다 못해 화가 난다. 이처럼 과거의 역사를 절절히 전해주는 진해현의 부활을 꿈꾼다면 이곳은 진동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장소로 활용해야 함에도 당장 주민센터가 갈 자리가 없다고 여기에 집을 짓은 것은 생각이 짧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방과 사령청의 마당은 진동면주민센터의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문화재 관리를 주도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서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화재 관리법을 스스로 어기는 것이 아닌지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동헌 앞마당에는 벽오동 한 그루가 서있어 전설의 새 봉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니 현재의 모습으로는 오던 봉황이 내려앉지 못하고 다시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
사령청(使令廳) 뒤편에는 200년 된 푸조나무가 높이는 20m, 둘레는 4.5m로 보호수 지정이 되어 있다.
<동헌 앞 벽오동>
<마방>
<사령청 정면>
<보호수에서 본 사령청>
<보호수로 지정된 푸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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