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용이 되어 돌아온 회룡포(回龍浦)

천부인권 2009. 9. 16. 16:13

 ‘회룡포전망대’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대은리 회룡교을 지나 곧장 우회전을 하여 비룡산 중턱으로 달렸다. 차동차가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드렁크에 실어둔 등산화를 신으니 주차안내를 하시는 분이 산행을 할 것인지 물어왔다. ‘회룡포’전망대에 간다고 하니 구두를 신고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며 1박2일 촬영 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바람에 오랫동안 주차를 하면 어려움이 있다고 하신다.

 

  <장안사 입구 풍경>

 

가방을 메고 길을 쳐다보니 ‘장안사’가 자리를 하고 있다. 먼저 구경을 하고 갈 것인가 전망대를 먼저 갈 것인가 갈등이 된다. 함께 간 감병만선생님은 이미 앞장서서 출발을 하였다. “그래 일행이 있는데 같이 가자!” 그래도 사진 한 장 남기고 오르니 커다란 좌불(座佛)이 놓여있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계단이 앞을 가로막는다.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계단을 오르는 정겨워 보이는 가족의 모습에 힘을 얻고 단숨에 전망대까지 올랐다. 먼 저간 감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다.


 

  <좌불>

 <나무계단>

 

 전망대에 들어서니 산을 부둥켜안고 용틀임을 하는 특이한 지형의 회룡포(回龍浦)가 한눈에 들어온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 줄기가 350도 휘감아 육지속의 섬이 되어버린 것 같은 아슬아슬한 물도리 마을 회룡포는 ‘육지 속의 섬마을’임을 실감케 한다. 또한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태극을 그리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이제야 구경하는 나는 이제껏 무엇을 하면서 산다고 발버둥 쳤는지 한심하기 까지 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전망대 누각>


자연이 만든 비경을 감상하면서 4대강 파괴 작업을 한다고 설쳐 되는 MB정부에게 이 한마디는 하고 싶다. “4대강 사업 실패하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 책임을 어떻게 지는 것인지는 노전대통령님이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50억년 세월의 자연이 만든 이치는 인간의 얄팍한 지식으로 난도질 할 물건이 아니라 보다 조화롭게 접근해야할 우리의 자원이요 유산이다. 이는 미래세대에게 잘 보존하여 물려줄 의무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곳에서 만난 여성분들도 낙동강 사업에 관해서는 MB정부가 잘못 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씀들을 하셨다. 다들 알고 있는데 MB만 모르는 일인가?


 

 

 <전망대에서 바라 본 회룡포>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감선생님이 보인다. “저쪽을 보니 전망대가 하나더 있습니다. 저쪽으로 가봅시다.” 산길을 따라 제2전망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비룡산(256m)은 걷기에 힘들지 않는 지형으로 조금 나아가니 봉수대를 복구해 두었다. 네모나게 생긴 봉수대는 처음 본다. 이곳은 산길을 나무계단으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가다보니「원산성」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2km여를 가면 된다고 하지만 일정을 생각해서 제2전망대만 가기로 하고 빠른 걸음으로 재촉했다. 근래에 만든 것으로 보여 지는 제2전망대에서의 풍경은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복구해 놓은 봉화대>

  <제2전망대 모습>

  <제2 전망대에서 본 회룡포>

 

다시 장안사로 돌아와 잠시 들러 보았다. 통일신라시대의 운명선사가 세운 천년고찰 장안사는 회룡포 전망대가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절집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국태민안을 염원하여 세 곳에 절을 창건하였는데, 금강산과 양산 그리고 이곳 국토의 중간인 용궁 비룡산에 장안사를 세웠다고 한다.


용궁면 소개에 따르면「초창주는 신라 경덕왕때(759) 운명조사 이시며, 그 후 고려 명종 때의 지도림 화상, 조선 인조 5년(1627) 덕잠대사, 영조 31년(1755) 법림대사 등 고승 대덕들이 주석하시면서 중창하셨다.
근래에는 두타화상(頭咤和尙)이 약관의 나이로 수행정진 차 전국을 행각 하던 중 사세(寺勢)의 퇴락함을 보고 이곳 지역 신도들과 힘을 모아 오늘의 가람을 일으켰으니(1984~1992), 이는 불자들의 간절한 원력의 소산이라.
일찌기 고려의 문인 이규보선생이 장안사에 머무르면서 글을 지었으며, 또한 지역의 많은 인물들이 이 도량에서 원(願)을 성취하고 밖으로 역량을 발휘하기도한 유서 깊은 도량이다.」고 한다.


 

  <장안사>

  <장안사 풍경>

  <대웅전에 걸려 있던 목탁>

  <장안사 종각>

 

회룡포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 뽕뽕다리가 있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사람들이 걸으면 뽕뽕 하고 소리가 난다고 「뽕뽕다리」라는 이름이 된 다리는 건설현장에서 비계(飛階) 작업대로 사용하는 구멍 난 철판으로 거의 수면 위에 설치된 임시 다리였다. 회룡포 마을은 2000년도에 방영되었던 KBS 드라마 『가을동화』의 초기배경이었고, 요즘 1박2일에서 소개 되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되었다.


깨끗한 모래톱이 펼쳐진 내성천은 때 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로 인간의 마음을 이끄는 매력이 숨어 있었다. 모래톱을 밟으며 걸어간 곳에 자신의 발자국이 새겨져 뒤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게 하고 당장 신발을 벗고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도 한다.


 

  <넓은 모래톱과 뽕뽕다리 풍경>

 <다리를 건너 마을로 가고 있다.>

 <다리를 건너고 있는 풍경>

 

다리를 건너 회룡포 마을로 진입을 하니 이곳에도 한창 조경공사를 하고 있다. 강가에 처음 보는 식물이 있어 주민에게 물어보니 쓸모없는 잡풀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회룡포 마을에서>

 

집에와서 찾아보니 「가시박」임을 알게 되었다. 가시박(Sicyos angulatus L.)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박과의 1년생 식물이며, 대한민국의 환경부에서는 2009년 6월 1일 가시박을 생태교란식물로 지정하였다. 강을 따라 널리 증식된 생태교란식물을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건전한 생태를 유지할 수 있는 곳에 예산을 배정한다면 4대강 파괴보다 더 실용적인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다.

 


 

 <무성하게 자란 가시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