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석 누각>
영혼 없는 돌이 진주시 명석면 이름을 만들었다.
진주 형님 집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동생가족은 처가 집으로 가고 우리 가족은 진주시 명석면에 있는 “명석(鳴石)”을 보러 가기로 하였다. 명석이란 글자 그대로 울명(鳴), 돌석(石)으로 우리말로 “운돌”이다. 명석면이라는 지명을 만들어낸 “명석 자웅석(鳴石 雌雄石)”을 인근 마을 사람들은 “운돌”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한문을 좋아했던 선비나 관료들이 ‘명석’이라고 하여 지명을 그렇게 사용했지만 일반 서민들은 우리말 ‘운돌’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행길이라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니 아예 찾지를 못한다. 할 수 없이 여행지도만으로 찾아가보기로 하고 명석면으로 차를 몰았다. 명석면주민센터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 길가에「명석 자웅석」이 서 있다. “어!! 여기로 옮겼나?”고 생각하며 가보니 모사품이다. 이곳에서 입이 천리라고 주민에게 물어보니 한참을 가면 끝 마을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주소가 “명석면 신기리 산 278”로 되어 있어 등산을 해야 하나하고 생각을 했다.
<명석면주민센터에 세워둔 자웅석 모사품>
<가는 길에 있는 광제서원 입석>
중간 마을에서 나이가 드신 마을 어르신에게 또 물었다. “신기마을에 ‘운돌’이 있는데 저수지가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다시 길을 가자니 이 마을 끝 길가에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2호인 『명석 자웅석(鳴石 雌雄石)』이 비각과 함께 나타난다. 더 가려던 차를 후진을 하여 세우고 사진에 담아 기록으로 남겨본다. 신기마을은 이곳에서 300m 위쪽이다.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명석각 입석은 길가에 있다.>
명석 자웅석(鳴石 雌雄石)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2호
진주시 명석면 신기리 산 278
『이 돌은 형태가 남자의 성기와 여자의 족두리를 닮았다하여 ‘자웅석’이라하며, 나라사랑의 거룩한 혼이 서려있는 돌로서 ‘운돌’ 혹은 ‘명석’이라고 한다.
이 돌이 ‘운돌’이 된 사연은 고려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진주성을 정비하였다. 이때 공사에 동원된 광제암(廣濟庵)의 승려가 공사를 끝내고 절로 돌아가다 이곳에서 급히 굴러오는 돌 한 쌍을 만났다. 승려가 “영혼도 없는 돌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자 돌은 “진주성 공사에 고생하는 백성을 도와 성돌(城石)이 되려고 간다.”고 하였다. 이에 승려가 “성은 이미 다 쌓았다.”고 하자 돌은 그 자리에 서서 크게 울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에 감복한 승려가 이 돌을 “보국충석(報國忠石)”이라 하여 아홉 번 합장배례(合掌拜禮)하고 떠났다 한다. 그 이후에 이 돌은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마다 사흘 동안 크게 울었다 한다.
원래 자웅석은 다산과 풍요를 빌던 선돌(立石)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현실적 고통을 덜어주고 안녕을 가져다주는 역할로 바뀌어 이 운돌 이야기가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자웅석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민간 숭배 대상도 그 기능이 변화되어 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이곳사람들은 해마다 음력 3월3일이 되면 자웅석 앞에서 나라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거행하고 있다.』
<귀하게 모셔진 자웅석>
<참으로 기묘하게 생겼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응석사』유형문화재를 보기위해 신기마을로 가보니 지도를 내가 착각하였다. 다시 내려가다 좌회전을 하여 작은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신기마을을 지나는 줄 알았다.
그래도 뜻하지 않게 1994년6월에 보호수로 지정이 되고, 명석면 신기리 347번지에 있는 이 마을의 당산나무를 보았다. 수종은 느티나무이고, 수령은 350년, 높이는 20m, 둘레는 3m로 울퉁불퉁한 혹이 이상하게 생겨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노거수이다. 이곳은 시골의 상쾌하고 깨끗한 공기가 정말 기분을 좋게 하는 곳이었다.
<신기리 마을에 있는 노거수>
<느티나무에 혹이 많은 것으로 볼 때 땅속에는 돌들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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