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가는 언덕에서 음지도 야경을 촬영했다.>
전번에 실비단안개님 덕에 진해 웅천에서 웅동까지의 해안도로 야경을 구경했는데, 이번에는 장천에서 삼포마을까지 한번 가보기로 했다. 장천동의 변화는 어쩌면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6.25사변으로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면서 이곳 장천동에는 미군 통신대대가 주둔을 하여 미군을 위한 술집들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다가 미군의 철수와 함께 술집들도 사라졌다. 그래도 장천항은 국제항구라 외국선원들과 미군을 상대로 상당히 활발하게 장사를 하였고, 밤이면 아가씨들의 웃음소리가 마을에 가득했던 곳이다.
<장천동 거리 모습 옛날엔 이집들이 술집으로 사용되었다. 여기만 오면 영화한편 제작하고 싶다.>
그리고 6.25사변 후 한국산업의 핵심인 중화학공업의 요람으로 1967년 진해화학(4B)이 이곳에 들어서 장천국제항을 이용하여 동남아 등지로 비료를 수출하고 외화를 벌어들여 조국 근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곳이다.
그러한 진해화학도 사양산업(斜陽産業)이 되었고 지금 일부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일부는 부영건설의 소유로 있는데, 나대지로 놓아둔 곳에서 유황이 흘러나와 진해만으로 흘러들고 있어 심각한 환경파괴행위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누구도 말하지 않아 그 피해는 미래세대의 짐이 되고 있다.
<옛 진해화학 정문>
<유황이 흘러들고 있는 하천>
진해시 내를 가로지르고 있는 녹설은 기찻길이 이곳을 통과하고 있는데, 이 철길은 국방부 소속으로 제9208부대에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시민에게는 피해만 줄뿐 아무런 해택을 주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기찻길 옆 마을에서 대를 이어 300년을 살아 오셨다는 어르신은 기차가 지나가면 집이 울렁거리고 TV가 찌찌 거리며 나오지 않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씀 하셨다. 진해시나 국방부에서는 이 철길을 이용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금은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찾아내어 한평생 피해만 보아온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할 것이다.
<애물단지 철길은 어떤 용도로던 주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것이다.>
아름다운 진해 해안도로를 소개 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정말 한참을 딴 곳으로 흘러갔다. 어쩌면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음양이 공존하는 도시가 진해시인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생각하면 그늘진 곳이 보이고 그늘진 음지만 보지 않는다면 아름답고 화려하여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이 해안도로라는 생각이 든다.
<진해만의 낙조와 녹쓴 철길>
장천부두에서 행암으로 가는 바다에는 항상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굳이 어떤 물고기를 잡고자 하기보다 가족이나 연인 또는 확 터인 곳에서 무료함을 달래고자 하는 분들이 놀이삼아 오신다. “노인과바다”라는 언덕 집 앞에는 주차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잡아 버려둔 “딱새”가 있어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낚시하는 사람들과 딱새, 행암마을 모습>
어느새 행암의 바닷가에는 석양이 내리고 있다. 구름사이로 내려앉는 낙조가 붉어지면서 그 빚에 반사가 되어 사람들의 얼굴도 붉게 물들고 있다.
<행암마을 풍경>
이 길을 계속가면 수치마을이 나온다. 마을입구 언덕에 옛날에는 찻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STX조선이 언덕을 모두 사들여 리조트로 꾸며 두고 있다. 그리고 좌측 아래는 STX조선소이다. 언덕에서 ‘수치마을’을 바라보니 그 옛날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아름답던 그 경관은 전설이 되어 버렸다. 바다는 공공재이다. 누구나 바다를 이용할 권리가 있고 바다를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수치만 일대의 바다는 STX조선의 사유물이 된 듯하다.
더 이상 볼게 없는 수치마을에서 잽싸게 차에 올라 STX조선소를 두르고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 명동으로 달렸다.
<수치마을 입구 언덕에 위치한 STX리조트와 조선소 풍경 >
<수치마을 전경>
어느 듯 석양도 사라지고 어둠이 내려진다. 음지도로 들어가는 다리 옆 길가에 차를 세우고 저 멀리 거제도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 음지교의 야경은 새로운 명소가 되어있다. 음지도와 음지교를 배경으로 조명이 아름다운 그림사진을 한 장 남겨 본다. 길옆에는 자동차를 주차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구경하거나 낚시를 하느라 타고 온 자동차가 열을 지어 길 가장자리를 메우고 있다.
<음지교의 야경>
<명동 마을 이모 저모>
연인들이 이 해안도로을 이용한다면 아름다운 밤바다와 조명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길 것을 권하고 싶다. 가족끼리 오신분이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명동 선착장에서 흔들리는 배를 배경삼아 야경을 담았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삼포마을로 이동을 한다. 마을입구 언덕 위에서 “삼포마을”를 사진으로 남겼다. 삼포마을 뒤편의 갯바위에는 감성돔이 낚여 몇 번이나 낚시를 왔던 곳인데 지금은 진해신항 매립공사로 그런 낭만은 사라져 버렸다.
<입구쪽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삼포마을>
마을 입구 쪽에는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삼포마을을 바라보며 길가에 서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삼포로 가는 길’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달 빚 아래 홀로 서서 듣는 노래가 운치가 있다.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있는 곳 뒤쪽에 보이는 마을이 삼포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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