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전국의 한학자들이 창원의집에 모인이유

천부인권 2009. 11. 4. 08:57

 

<오늘의 시제입니다.> 

 

 

11월 3일 창원의집에서 전국의 유림들과 한시동호회원 등 한학자(漢學者)들이 모두 모여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시회를 열었습니다. 사단법인 요천시사(樂川詩社)에서 “친환경우수도시 창원”이란 시제를 걸고 ‘제6회 창원전국한시백일장’을 연 것입니다.

 

한시에서 오언절구, 칠언절구라는 용어를 쓰는데 오언절구는 ‘기(起)·승(承)·전(轉)·결(結)의 네 구로 된 다섯 글자가 한 문장이 되는 글귀로 총 20자가 됩니다. 칠언절구는 한 문장이 일곱 글자로 구성되고, 8구로 배열된 글자가 총 56자로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혹은 칠언율시라는 표현으로도 씁니다.

 

내가 창원의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찬치가 끝나고 모두가 떠나기 직전의 파장 분위기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얼큰하게 한잔하시고 느긋하게 뒷짐을 지시고 계셔서 모든 것이 끝났나하고 정자에서 말차 한잔 대접 받고 기다리니 갑자기 어르신들이 우루루 방이 붙은 곳으로 모였습니다.


 

<방이 붙자 방 앞으로 가시는 모습> 

 

오늘의 당선작이 붙은 것입니다. 2명의 차상의 당선작이 한시를 지은 본인이 이 작성한 그대로의 종이가 방으로 붙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차상의 한시를 종이에 적기도 하였고 휴대폰으로 찍는 어르신들도 보였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가는 어르신들의 발 빠른 행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차상의 한시를 적고 계시는 모습> 

 

<여성분도 계셨습니다.> 

 

<휴대폰으로 기록하시는 모습> 

 

 

조금 후 장원의 글귀가 창호지에 옮겨 적어 방으로 붙어졌습니다. 오늘의 장원은 문경에서 오신 고근환(高根煥)옹 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최 측에서 한 분에게 오늘의 장원한 시를 창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했고 즉석에서 창 한가락이 멋 떨어지게 불려 졌습니다.

 

<장원을 한 시> 

 

 

그리고 오늘의 1등을 한 장원부터 시작하여 차상, 차하, 참방, 가작의 순으로 상장과 부상이 주어졌습니다. 장원은 부상이 제법 두툼하게 일백만원이나 됩니다. 부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나 그래도 각자의 동네에 돌아가면 마을 잔치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잊혀가는 우리의 전통들이 아직은 사라지지 않고 가느다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 것을 지키려는 의지를 잊는 순간 이런 한시대회는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오늘의 장원을 하신 고근환옹> <차상을 하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