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국화꽃이 차사발에 피는 사연

천부인권 2009. 11. 5. 11:47

 

 

 

 

오늘 새벽부터 마을을 한 바퀴 돌고나니 봉림 휴먼시아 공사장의 횡포가 심하여 좀처럼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그래서 전번에 마산국화축제에 가서 50g에 6,000원 주고 사온 국화꽃을 차사발에 넣고 차를 만들어 그 향기와 맛과 국화꽃 모양이 차사발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것을 감상하면서 마음을 추슬러 본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이렇게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하여 결국 나만 열 받아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차물을 끓이는 소리를 들으며 “내 가슴 속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도 이렇게 들리겠지”라고 생각도 하고, 차사발에서 나오는 국화꽃 향기를 맡으며 깊은 호흡을 한다.

 

찻잔에 새롭게 피어난 국화꽃을 보며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해보고 말라 비틀어졌던 국화꽃이 물기를 빨아들여 화사한 꽃이 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아니 본만 못한 것들의 생각이 지워진다.

 

이 국화꽃 차 한 잔을 입에 넣으니 국화향이 코끝을 스치고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꿀꺽하며 목젖을 적시는 이 순간은 내가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

 

육천원 투자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도 익히고 아름다운 상상을 해보는 또 다른 경험을 해보니 꽃차의 매력 속으로 빠질 것 같다. 다음에 국화꽃차가 찻잔에 다시 필 때는 처음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