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겸손함이 부족한 노무현대통령님 생가복구

천부인권 2009. 11. 22. 09:36

 

 

 

노무현대통령님의 생가를 복원하였다하여 어떻게 만들었는지 찾아 가봤다. 무엇보다 먼저 복원이나 복구라는 용어부터 생각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싶다. 국어사전에는 복원(復原)을 ‘원래대로 회복함’으로, 복구(復舊)는 ‘손실 이전의 상태로 회복함’으로 표현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한다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그것은 원래대로 회복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현재 초가집을 만들어 둔 것은 복원이라는 표현보다 복구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기일 것이다.


 

 

 

한창 복구 중일 때 초가삼간(草家三間)에 어떻게 둥근기둥을 사용했을까 하고 궁금하여 완성되고 나면 물어 보리라 생각하였는데, 해설사가 상주하여 해설까지 해준다고 해서 찾았다.

 

해설사님에게 왜 둥근기둥을 사용했는지 물으니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신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옥은 둥근기둥과 사각기둥을 사용하는데 둥근기둥은 궁궐, 사찰, 향교, 관헌, 사당, 등에 사용되고 조선말기에 와서는 간혹 나라에 혁혁한 공을 쌓은 집안의 사랑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경우가 있었다.


지방의 일개 촌부 집에는 사각기둥만 허용되는 것이지 둥근기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초가삼간을 짓는 정도의 촌부들에게는 둥근기둥의 사용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복구해 놓은 집은 둥근기둥을 사용하여 전통적 가옥형태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임금이 사는 궁궐에 사용하는 권위를 부여한 둥근기둥을 촌부가 사용했다면 조선시대에는 곤장을 쳐 죽일 일이다. 그리고 이곳 봉하마을 주민 한분은 자신의 집도 사각기둥이며, 노무현대통령 생가 역시 옛날에는 사각기둥이었음을 증언해주었다.


 

 

 

복구를 하면서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둥근기둥을 사용한 것이라면 옛것을 복구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건물을 지은 것이므로 생가의 복구가 아니라 새로운 기념물이라 표현해야 옳은 것이다.

 

초가삼간 오두막을 지으면서 둥근기둥을 사용한 것은 자신의 위치가 임금에 버금가거나 나라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대부집이라는 것인데 부끄럽게도 봉하마을에는 임금도 사대부도 없었다고 본다면 현재 복구한 초가삼간 생가는 겸손함이 부족한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