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나이 오십에도 흰눈이 그립다.

천부인권 2009. 12. 26. 18:43

 

<창원 대암산에서 바라본 창원시 설경>

 

나이 오십에 흰눈이 그립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저 사람이 제 정신이가!”하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06년 눈이 내린 어느 날 창원 대암산 등산을 하던 친구가 찍어 둔 사진을 보니 이 겨울에 함박눈이 펄펄 휘날리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눈이 오면 당장 거리에는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하고,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다치는 사람들이 생겨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눈을 치우는 작업하나가 더 늘어나고, 난방비가 더 많이 들어가 경제적으로도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겨울에 흰눈을 보지 못할 것이라 한다면 무척이나 아쉬운 마음이 들것은 사실입니다. 장독대 위에 소복이 쌓여 있는 눈은 상상만으로도 포근한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집 뒤뜰 눈이 수북이 쌓인 대나무 아래에 친구를 불러 세워두고는 대나무를 흔들어 눈을 맞게 하던 장난끼 많았던 개구쟁이 시절이 흰눈이 내리는 날에는 생각이 날 것이고, 눈만 오면 산토끼 잡으려 야산을 헤매던 어린시절 친구들 생각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애잔한 추억되어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 세상을 흰눈이 뒤덮으면  큰 소쿠리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그 아래에 씨나락을 뿌려 두면 참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소쿠리 아래의 나락을 먹으려 할 때 잽싸게 줄을 당겨 참새를 잡던 기억은 눈 오는 날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지금도 눈이 오면 아이들과 이런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멀리 불모산 송신탑이 보인다.>

 

 <돌아본 길에는 외로운 발자국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