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신통한 할배, 할매 미륵불을 모시는 합천 삼가 원금마을

천부인권 2010. 1. 25. 12:04

 

<원금마을 할배미륵불의 당당한 모습>

 

경남 합천군 삼가면 원금마을에는 신통한 능력을 지닌 할배미륵과 할매미륵이 지금도 마을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정월 초사흘에는 원금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동제(洞祭)를 지내고 있다.

 

이곳의 지명은 금리(錦里)로 불리고 있는데, 삼가읍을 둘러쌓고 있는 산이 금산으로 멀리서보면 여자가 베틀에 앉아 비단을 짜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금리 안에는 원금, 상금, 하금마을로 나누어 부르고 있다.

 

할배, 할매 미륵불은 황매산에서 삼가읍으로 들어오는 원금마을 입구인 남쪽 끝 가수교(嘉樹橋)와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가수교가 놓이기 전에는 삼가면에서 황매산 방향으로 오가는 유일한 통로였으며 원금마을 입구에서 나쁜 액은 물리치고 좋은 것만 들어오라는 구복신앙의 믿음으로 세웠을 것으로 보여 진다.


 

<소나무 아래의 작은 건물 풍경>

 

할배미륵은 산기슭에서 가수교 방향인 동쪽을 굽어보고 있으며, 할매미륵은 도로를 건너 할배미륵과 일직선상으로 가수교 옆 양천강변에 놓여 있다. 처음에는 할배미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양천강변에 가니 왼새끼로 꼰 금줄이 있어 원금마을 회관을 찾아가 이점식(77세) 어르신에게 물어보고서 확인을 하였다.

 

원금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는데, 제주(祭主)는 마을에서 가장 깨끗한 사람이 선정이 되어 금욕생활을 하고 목욕재계를 하여 제를 올린다고 한다. 만약 제주가 부정한 일이 있다면 제일먼저 미륵불이 벌을 내리기 때문에 정성을 다한다고 한다.


제상(祭床)에는 9개씩의 음식을 올리는데, 술잔도 9개, 국도 9개, 밥도 9그릇 등 같은 종류의 음식을 9개씩 놓는 것이 특이하고, 물고기도 생것으로 육고기도 날것으로 고기류는 전부 조리하지 않은 것으로 제상에 올린다고 한다.

 

 

<원금마을 할배미륵불 모습>

 

예전에 합천군에서 이곳 도로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웠을 때 마을 사람들의 꿈에 미륵불이 나타나 선몽을 하여 마을 사람들이 도로확장을 막아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신통한 능력으로 인해 외지의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고 가는 명소 아닌 명소가 되었으며, 할배미륵 뒤편에 있는 소나무의 가지를 꺽은 사람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일이 생기자 소나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 할배미륵불을 훔쳐가기 위해 머리부분을 파괴 했는데, 어느 날 시멘트로 복구를 해놓아 마을 사람들도 신기해했다고 한다.


 

<도로 건너 할매미륵불 뒤쪽에 할배미륵불이 보인다.>

 

<원금마을 할매미륵불이 가수교아래 양천강을 굽어보고 있다.>

 

할매미륵은 사람의 엄지처럼 생겼는데, 둘레가 120cm, 높이가 110cm이고, 사람의 얼굴형상을 한 할배미륵은 머리둘레가 92cm, 높이가 98cm정도 이다.


 

<원금마을 할배미륵불 경고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