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천주산 진달래를 보러갔습니다.

천부인권 2010. 4. 12. 12:47

 

 

 

천주산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 날 “의창 재잘단”이 첫 수업을 한다하여 아침부터 굴현고개를 넘어 축제가 열리는 장소인 달천계곡으로 갔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반대쪽에 주차를 하고 산을 넘어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시 차를 돌려 천주암 입구로 왔지만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은데, 운 좋게 주차공간이 있어 주차를 하고 천주산 만날고개를 향하여 걸었습니다.


오늘 처음 천주산을 산행하게 되어 설레는 기분으로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다 보니 첫 번째 약수터가 나옵니다. 물 한 모금을 먹고 마음을 추스르며 또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축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막걸리를 파는 음식점들도 있고, 노점상들도 제법 진을 치고 있었으며, 때가 때인지라 6.2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명함을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 천주암 입구에 다다르니 커다란 느티나무 한그루가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어 있었습니다.


 

 

천주암은 다음에 기회를 내어 들러보기로 하고 서둘러 정상을 향해 걸었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보니 산 중턱에 어지럽게 줄이 쳐있어 가까이 가보니 지압보도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제법 넓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흉물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단 한명도 이용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위치 선정도 잘 못되었고 예산만 낭비한 자연 파괴의 현장을 보는 듯합니다.


 

 

 

노란 생강나무 꽃은 끝물이 되어 생기는 잃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볼만합니다. 등에 땀이 차서 윗옷을 벗어 허리에 묶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산태샘”이라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천주산은 정병산 보다 약수터가 많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물 한잔을 마시고 가파른 산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운무에 쌓인 창원공단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진으로 남기기에는 방해물이 너무 많습니다. 어느 듯 만날고개에 올랐습니다. 이곳까지는 달천계곡 쪽에서 차량을 이용하여 올라 올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얼음과자를 파는 상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보상으로 얼음과자를 사주어 만날고개에서 만난 사람들은 얼음과자를 하나씩 들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천주산 정상까지는 1.5km이고, 굴현고개에서 올라오는 천주산 팔각정까지는 0.6km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곳엔 “天柱만날정”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서 창원공단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천주산 팔각정’으로 먼저 올라가 보기로 하고 오르다보니 나무로 만든 함같은 것이 이었는데 이것을 지나는 등산객이 열어 봅니다. 가까이 가보니 “산림도서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안에는 책들이 있습니다. 책들은 어린이들이 간단히 볼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발상은 좋았지만 정작 내용은 별로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산에 올라올 어린이들이 얼마나 될 것이며 아이들이 책을 보려고 할지에 대한 사전조사가 없었다고 보여 집니다. 그래도 “산림도서함”을 만들어야겠다는 발상에는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어떤 분이 “산림도서함”에 대해 설명하시기를 처음에는 좋은 책들이 꽤있었지만 사람들이 책을 가져가버려 없어졌다고 하시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천주산 팔각정을 향해 걸음을 옮기다보니 만개한 진달래 군락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희뿌연 운무 때문에 깨끗한 사진은 얻지 못했지만 산행을 한 보람은 있습니다.
팔각정을 가기전 작은 봉우리에서 나중에 오를 천주산을 남겨봅니다.


 

 

진달래 꽃길을 걸어가는 등산객을 운무에 쌓인 북면을 배경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어느 듯 팔각정까지 왔습니다. 확 트인 팔각정 위에서 운무에 쌓인 창원공단의 전경을 담아봅니다. 파란하늘이 아쉽긴 하지만 오늘은 이런 정도로 만족을 하려고 합니다.


 

 

만날고개에 다시 내려오니 “천주산 진달래 축제” 주최 측에서 막걸리를 나누어주고 있어 한잔 얻어먹고 가파른 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등산객들은 점점 불어나 천주산이 진달래만큼이나 사람들로 인해 울긋불긋해 집니다.


 

 

 

 

가파른 길 위에 사람들의 발길을 용케 피한 ‘노란제비꽃’이 한껏 자신의 미모를 자랑하지만 언제 밟혀 망가질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고개를 오르니 저만치 천주산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있고 계속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천주산 정상 입구에서부터 진달래 군락이 아주 멋있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곳은 아직 피지를 안했습니다.


 

 

 

 

다음에 진달래가 본격적으로 피면 꼭 다시 올라와 그림을 한 장 남기겠습니다.


SBS에서 헬기를 타고 촬영을 하자 등산객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을 합니다.

 

 

 

 

그리고 천주산 정상석이 있는 곳은 많은 사람들로 인해 자리싸움이 심했습니다. 경북에서 왔다는 팀이 단체촬영을 하길래 여기 온 기념으로 한 장을 찍어 봤습니다. 혹시 이 사진을 보시고 불편하시면 댓글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은 창원시와 마산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자리입니다. 이곳에서 명성황후가 저 멀리 진해 천자봉을 향해 조선의 안전과 자식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3일간 기도를 한 장소이기도 하여 명성황후의 간절한 기도소리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내려오는 길가에는 산괴불주머니가 아름다운 색상을 드러내며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바위 틈에서 앙증맞은 괭이눈이 노란 눈을 뜨 한참동안 머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