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어천대제’ 봉행하는 밀양 천진궁

천부인권 2010. 4. 29. 09:38

 

 

 

“대한민국은 단군을 잊고 산다.”며 나무라시는 어르신들의 호된 질책을 들으며 ‘어천대제(御天大祭)’를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10월 3일에 봉행되는 개천대제는 단군할아버님이 처음으로 세상을 여신 날이고, 해마다 음력 3월 15일에 봉행하는 ‘어천대제’는 우리를 이 땅에 존재케 하신 단군할아버님이 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신 날이다.

 

천진궁(天眞宮)이란 이름은 “참 하느님을 모시는 곳”이란 뜻이다. 이곳 천진궁은 단군으로부터 이 땅에 왕국을 열었던 8국 태조들의 위패를 모시는 장소이다.


“중국도 단군의 존재를 알기 싫어하고 일제는 우리민족 말살정책을 펴기 위해 이곳 천진궁을 감옥으로 사용하는 등 만행을 일삼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신익희, 이시영부통령이 천진궁에 봉안식을 하여 다시 단군에게 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박용환(80세) 어르신이 말씀을 해주셨다.

 

“단군의 자손인 우리민족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종교를 초월하여 제사를 지내야하고 단군의 역사를 세계사에 진실로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숙명이다.  참된 하나님을 모시고 고조선 이전의 역사를 복구해야 제대로 된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고 이순홍(62세) 문화유산 해설을 하시는 분의 설명도 있었다.
그리고 “국사는 학생들에게 필수로 공부를 시켜야하고, 공무원시험에는 꼭 국사 점수를 많이 주어 공무원의 정신이 제대로 서도록 하는 것이 이 나라가 바로서는 것이다.”라는 말씀도 하셨다.


 

 

 

‘어천대제’가 몇 시에 진행되는지 몰라 일찍 집을 나섰다. 바람이 없는 응천강(밀양강)에는 영남루가 반영이 되어 그림 같이 아름다운 모습도 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영남루에서는 ‘어천대제’에 참여하시는 유림들에게 봉헌금을 받으시며 그들의 이름을 적어 장부를 만드시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11시가 되자 영남루에서 오늘의 어천대제를 올리는 분들의 역할과 이름을 적어 호명하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밀양의 천진궁(天眞宮)에서 봉행되는 ‘어천대제’는 밀양시장이 아헌관 역할을 맡고 초헌관, 종헌관은 유림에서 맡아 진행을 하였다.

 

 

 

 

 

 

오늘 절에 대한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일반적인 인사는 절을 한번 하고 사람이 죽으면 두 번을 하며, 신에게는 세 번을 절한다. 그러나 천진궁에서는 네 번의 절을 하는데 한번 엎드려 절을 한 후 세 번을 엎드린 채로 윗몸만 일으켰다가 다시 엎드리는 절을 하였다. 죽은 왕에게 하는 최고의 예를 올리는 방법이라고 한다. 단군은 신 중의 신으로 최고의 예를 다해 모신다고 한다.


 

 

 

제사에 사용하는 술은 맑은 청주를 사용하였고, 음식은 날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채소는 요리하지 않은 부추(전구지)를 올려 두어 물어보니 “고기의 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상에 올려두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한다.”고 이곳에 일을 하시는 분이 설명하였다.

 

 

 

 

 

모든 의식을 마치고 초헌관이 음복을 하였는데 안주를 작게 쓴 날돼지고기를 쟁반에 담아두어 저것을 먹는가하고 보고 있으니 안주는 받았다가 그냥 다시 내려두는 것이 절차라고 한다.


 

 

 

 

제사를 진행하는 제사장들이 모두 함께 절을 하고 사용한 제문을 남쪽으로 옮겨와 태우는 절차를 마치고 천진궁을 나오는 절차를 거치면 어천대제는 끝을 맺는다.


‘어천대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자신의 조상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하고 지낸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개천대제’ 때에는 아들과 함께 와서 보고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비 내리는 영남루에 앉아 응천강 흘러가는 강물을 보았다.

 

 

 밀양 천진궁은 천손의 아들 단군을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