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수반에 피어난 청연(靑蓮)의 향기 '연꽃차'

천부인권 2010. 5. 14. 10:40

 

 

 

봉림사 상량식에 갔다가 입구에서 연꽃차를 한잔 먹었습니다.
마침 다시 연꽃차를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하시길래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가져온 연꽃은 얼은 상태로 은박지에 싸여 있습니다.
은박지를 벗기고 빈 수반에 연꽃을 꼽은 후에 차 수반에 뜨거운 차물을 붓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연꽃에 전해지자 꽃잎 하나가 벌어져 찻물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나무젓가락으로 꽃잎을 하나씩 정성을 다해 펴기 시작했습니다.
차 수반 속에서 활짝 청연이 피어났습니다.
조금씩 연꽃 향기가 나더니 조롱박으로 찻잔에 담을 즈음에는 향기가 절정입니다.
첫잔을 먹어보니 그 향기가 여간 아닙니다. 이런 멋으로 연꽃 차를 음미하나 봅니다.

 

 

 

 

 

 

 

 

 

 

연꽃차의 유래를 살펴보니 중국 청나라 건륭 때에 말단관리인 심복의 자서전 "부생육기(浮生六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난한 선비의 아내로 나오는 지혜로운 운(芸)이라는 여인이 좋은 차를 남편에게 주기 위해 해가 질 무렵 연꽃이 오므려질 때에 얇은 비단 주머니에 차를 넣어 연꽃 속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연꽃이 피면 꺼낸 후 연잎에 맺혀 있는 이슬을 모아 차를 끓였다 합니다.
차를 품은 연꽃은 밤새 별빛과 달빛 이슬을 맞으며 연꽃향기가 차 속으로 촉촉이 스며들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멋을 운(芸)이가 떠난 후에 알게 된 심복은 회한의 눈물로 아내와의 추억을 그린 것이 "부생육기(浮生六記)"라 합니다.

 

 원문[연꽃차의 효능]에 의하면

연꽃차의 효능을 보면 동의보감에는 연화, 또는 봉오리를 연화예(蓮花蘂)라 하여, 노인의 정기불고(精氣不固 : 정기가 견고하지 못함), 노채(勞瘵 : 충의 일종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 및 정신 질환 등을 야기함), 치정활(治精滑 : 정이 미끄러움을 다스림), 남성의 몽정과 몽설, 여성의 붕루를 치료하는데 다른 약재들과 함께 쓰여 진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자양강장효과, 즉, 남성에게는 정기를 굳게 하며, 여성에게 있어서는 피부미용, 생리문제를 이롭게 한다는 것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연꽃차가 윤기 있는 머리카락이 된다는 것도 아마 생리 문제를 이롭게 함으로 연관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