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조상의 뼈까지 파내라는 창원시

천부인권 2010. 9. 19. 10:44

 

 

 

창원공단은 1974년 정부의 중화학공업과 정책선언에 맞춰 계획적으로 만든 도시로 인구 40~50만 명이 살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당시 강압적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이 일이 진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지금처럼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74년 공단이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역사적 인식이 전무한 상태라 무작정 땅을 밀고 파내어 역사적 유적 및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들도 흔적 없이 사라지게 하였고, 하천은 직강화하여 땅의 활용도만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공단 개발의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문전옥답을 빼앗다 시피 하였으며, 끝까지 집을 내어 놓지 않는 곳은 흙을 채워 멀리서 보면 지붕꼭대기만 보이는 집으로 만들어 버리고, 순순히 땅을 내어 놓지 않는다고 사람을 잡아가기도 하였다.


원주민들은 농사를 짓는 것이 직업인데, 농사를 지을 땅이 없어지면서 직업을 잃게 되고 실업자가 되었다. 집과 땅을 강제수용 당하고 아무른 기술도 없는 원주민들의 대다수는 보상받은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할일이 없으니 술이나 마시고 하면서 점점 가난해졌다.


 

 

보상금액이 적은 원주민들은 창원에서 살 엄두도 못 내고 타지로 이주를 하였고, 겨우 집 한 채 마련하여 이주단지로 이사를 한 원주민들도 허허벌판에 겨우 몇집이 온기종기 모여 있는 꼴이었다.
정작 돈을 벌어 부유하게 된 사람들은 원주민들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와 많은 땅을 매입하여 땅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창원시의 인구가 팽창 하자 이곳저곳 할 것 없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개별주택지는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땅값이 하락하여 원주민들의 경제는 창원으로 이주해온 사람들보다 오히려 빈곤하게 되었다.
변화의 이치를 경험하지 못한 원주민들은 점점 작아지고 외부에서 계획을 가지고 이주한 사람들은 점점 커지면서 원주민들이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조상의 무덤까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내어 놓아라 하니 이제 그 뿌리조차 사라지게 되었다.

 

개발로 인하여 끊임없이 원주민들을 구석으로 몰았다면 원주민들도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이라도 시켜야 한다. 창원시는 땅을 빼앗는 데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창원시의 근본이 되는 원주민들의 뿌리를 지켜주는 것도 창원시의 근본을 지키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내일 모레가 추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상의 무덤을 찾을 것인데, 창원시 성산구 남산동 산63번지 일대에 가는 원주민들은 조상의 뼈까지 파내라고 명령하듯 붙어놓은 안내판으로 인해 다시 한번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