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산내면사무소에서 구만산으로 가는 길로 가다보면 농한기를 이용하여 밀양의 명물 한천을 만드는 이색 풍경이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송백리인데, 이곳에서 구만산으로 가지 않고 봉의리로 가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면 ‘탁삼재’라는 오랜 고택 한 채를 만난다. 탁삼재 옆에는 담장을 같이 하는 비각이 있는데 이 비각에는 나무로 만든 비가 세워져 있지만 글씨는 보이질 않았다. 탁삼재의 출입문이 잠겨 있어 담장 밖에서 구경만 하고 돌아 섰다.
탁삼재는 조선의 통치이념인 충(忠), 효(孝), 열(烈)을 모두 이루었다는 것으로 밀양의 조그만 산골 마을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던 김유부 일가에서 모두 행하였다하여 조정에서 내려준 글자라 한다.
김유부는 "내 평생 손에 강궁(强弓)을 잡아본 일은 없지만 또한 나보다 힘센 장사(壯士)를 본 일도 없다. 국사(國事)에는 힘을 다해야 하겠지만 어머니를 맡길 데가 없다."고 한탄하지만 노모(老母)를 등에 업고 전쟁에 참가하여 지팡이로 왜적(倭賊)을 쳐서 그 장검(長劍)을 빼앗은 후 적진(賊陳)을 넘나들면서 많은 적을 죽였다고 한다.
도원사(都元師) 권율(權慄), 한준겸(韓浚謙)이 사실을 장문(狀聞)하였고, 난후(亂後)에 선무 원종이등훈(宣武原從二等勳)으로 녹훈되었으나 공(公)은 향리(鄕里)에 은거하여 어(漁). 초(樵)로써 노모 (老母)를 효양(孝養)하면서 벼슬에 나가지 아니하자 좌승지(左承旨)로 추증(追贈)되고 사익(私謚)가 충효(忠孝)로 공논(公論)되었다. 뒷날 영조(英祖) 때 특명(特命)으로 도설(棹楔)가 설립되고 자손(子孫)에게 복호(復戶)의 특전(特典)이 내렸다.
탁삼재의 건물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257호이고, 소장유물 49점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9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49점의 유물 중 하나가 비각 안에 있는 나무 비이다. 이에 문화재청에는 이렇게 적어두고 있다.
탁삼재소장유물(卓三齎所臟遺物)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9호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 554
탁삼재는 임진왜란 때 싸움에 나아가 충효의 이름이 높은 김유부(1549∼1621)를 비롯하여 병자호란 때 종군하여 순절한 최씨, 송씨 등의 덕목을 높이 평가하여 1905년 조정의 뜻에 따라 유림에서 건립한 집이다.
탁삼재라는 것은 유교사회 기본 덕목인 충(忠), 효(孝), 열(烈) 이 3가지를 한 가문에서 이룬 행적을 기리기 위해 `탁삼(卓三)´이라는 두 글자를 나라에서 내린데서 유래하였다.
이 탁삼재에는 교지 등 고문서 44점과 나무로 만든 비 1점, 편액 2점, 녹권 1점 등이 소장되어 있다. 탁삼재 옆에는 김유부의 충효각이 세워져 있다.
이곳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탁삼재(卓三齋)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57호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 554
이 재사(齋舍)는 어초와(魚樵窩) 김유부(金有富 1549~1621)를 비롯하여 그 아들과 자부 등 충. 효 . 열(忠. 孝 . 烈) 덕목을 이룬 한 가문의 인물들을 받들고자 사림에서 1864년에 창건한 것이다.
김유부는 임진왜란(1592) 때 의병을 창의(倡義)하고 90세 노모를 등에 업고 출전분투(出戰奮鬪)하여 충과 효를 동시에 이루었으며 그의 아들 대암(臺巖), 기남(起南), 두암(竇巖), 난생(蘭生)은 병자호란(1636년) 때 의병으로 출정하여 경기도 광주 상련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하였으며, 그의 자부 최씨(崔氏)와 송씨(宋氏) 또한 “아녀자는 반듯이 남편을 따라야 한다.”며 부군의 시신을 직접 수습한 후 순절(殉節)하였다.
양세(兩世)에 걸쳐 한 가문에서 충. 효. 열이 배출되어 삼강의 덕목을 모두 실천하자 조정에서는 재명(齋名)을 탁이(卓異)한 삼강(三綱)이라는 뜻으로 “탁삼(卓三)”이라는 두 글을 표양(表揚)하여 귀감으로 삼았다.
그리고 탁삼재에는 교지 등 총 49점의 유물이 소장되어 있으며, 사우 옆에 있는 충효각은 김유부를 현창(顯彰)하기 위하여 1756년에 건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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